폭우가 할퀸 현장 '참담'…사망 2명·실종 1명(종합3보)

기사등록 2023/07/15 00:05:18

최종수정 2023/07/15 05:58:53

부상 5명…중대본 집계 제외된 인명피해 2건 더 있어

소방 당국 51명 구조…11개 시도 327명 집 떠나 대피

주택·車 잠기고 정전 속출…여의도 29배 농작물 침수

16일까지 최대 400㎜ 폭우, 피해 더 늘 듯…곳곳 통제

내일 총리주재 회의…"민원 감수, 재난문자 반복 발송"

[뉴시스=공주]공주시 금강교 인근에서 복구 잡업 중인 굴삭기.2023.07.14.(사진=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뉴시스=공주]공주시 금강교 인근에서 복구 잡업 중인 굴삭기.2023.07.14.(사진=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변해정 기자 = 전국적으로 퍼부은 폭우로 인한 인·물적 피해 규모가 계속 늘고 있다.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돼 여태 발견되지 않고 있다. 11개 시·도 327명은 집을 떠나 안전한 곳으로 피신했다.

주택 22채와 차량 63대가 물에 잠기고 정전 피해가 속출했다. 여의도 면적의 29배에 이르는 농작물도 침수 또는 유실·매몰 피해를 봤다. 추후 비가 그쳐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지면 그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오는 16일까지 최대 400㎜의 '물폭탄'이 예보된 터라 응급복구 차질과 추가 피해도 우려된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4일 오후 11시 기준 집계된 인명 피해는 사망 2명, 실종 1명, 부상 5명이다.

직전 집계치인 오후 6시 기준의 실종 1명, 부상 2명보다 사망 2명, 부상 3명이 더 늘었다.

이날 오후 4시2분께 충남 논산시립납골당에서 비탈면 토사가 무너져 내리면서 매몰됐다가 구조된 일가친척 4명 중 2명이 숨졌다. 나머지 2명은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산사태로 흘러내린 토사가 용인시 고속도로를 덮치면서 이 곳을 지나던 운전자 1명은 경상을 입었다. 옥천군에서는 산사태로 주택 내부에 토사가 유입되면서 61세 여성이 다리를 다쳤다.

이보다 앞선 지난 11일 부산 사상구 학장천 주변에서 실종된 68세 여성이 사흘이 지나도록 여태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13일 전남 보성에서 도로 비탈면 유실로 팔목을 다친 남성은 아직 입원 중이다.

호우가 아닌 '안전 사고'로 분류돼 인명 피해 집계에서 제외된 사례는 2건이 있다. 이날 오후 5시34분께 충남 아산 봉재저수지에서 낚시 중 발을 헛디뎌 실종된 77세 남성과 지난 11일 경기 여주 소양천 주변을 산책하다 실족사한 75세 남성이다.
 
14일 오후 4시쯤 충남 논산시 양촌면 양지추모원 납골당을 덮치는 산사태가 나 방문객 4명이 매몰됐다. 2명은 심정지 상태로, 2명은 중경상을 입은 상태로 발견됐다. 2023. 07. 14  *재판매 및 DB 금지
14일 오후 4시쯤 충남 논산시 양촌면 양지추모원 납골당을 덮치는 산사태가 나 방문객 4명이 매몰됐다. 2명은 심정지 상태로, 2명은 중경상을 입은 상태로 발견됐다. 2023. 07. 14  *재판매 및 DB 금지

집을 떠나 안전한 곳으로 일시 대피한 인원은 11개 시·도 44개 시·군·구 183세대 327명이다. 직전 집계치(9개 시도 33개 시군구 118세대 216명)보다 2개 시도 11개 시군구 65세대 111명 늘어났다. 이 중 135세대 243명이 여태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소방 당국은 중대본이 가동된 지난 9일부터 현재까지 27건 51명의 인명을 구조했다. 도로 장애물 제거와 간판 철거 등 2006건을 안전 조치하고 607개소 1323t의 급·배수 지원을 실시했다.

현재는 북한의 댐 방류에 대비해 소방 예방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앞서 간 밤에는 침수 지역에서 신속히 물을 퍼내 인명을 구하기 위해 4만5000ℓ급 대용량포 방사시스템 1기를 수도권에, 3만5000ℓ급 1기는 경북·울산 권역에 각각 전진 배치했다.

시설 피해는 비가 소강 상태를 보이면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본격 집계할 것으로 보여 그 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현재까지 파악된 공공시설 피해는 26건으로 직전 집계치인 23건보다 3건 증가했다. 도로 사면 유실 5건, 도로 파손·유실 10건, 토사 유출 7건, 하천제방 유실 2건, 소교량 유실 1건, 옹벽 피해 1건 등이다.

사유시설 피해는 54건에서 64건으로 10건 더 늘었다. 주택 침수·파손 22채, 어선 피해 5척, 차량 침수 63대 등이다.

농작물 8437.9ha와 농경지 2.5ha가 물에 잠기거나 매몰됐다. 이는 여의도 면적(290ha)의 29.1배에 달한다. 양식장 파손, 과일 떨어짐, 벼 쓰러짐 등 농·축·수산업 분야 피해는 장대비가 지나간 뒤에야 본격적으로 집계된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14일 서울 잠수가 집중호우 영향으로 침수돼 있다. 2023.07.14.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14일 서울 잠수가 집중호우 영향으로 침수돼 있다. 2023.07.14. [email protected]

정전 피해도 잇따랐다. 서울 도봉구 2123세대와 서대문구 2000여 세대가 한 때 전력이 끊겼다가 복구됐다. 경북 상주·의성·포항 793세대 및 9개 점포, 부산 연제·수영 5220세대, 전북 완주 620세대, 광주광역시 광산구 900세대도 각각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가 정상화됐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한전을 통해 파악된 정전 피해는 총 20건 7204호에 달한다. 이 중 6718호가 복구돼 93.3%의 복구율을 보인다.
 
문화재 피해도 속출했다. 오후 11시 기준 20건으로 직전 집계치인 18건보다 2건 불어났다. 사적 10건, 천연기념물 5건, 국가민속문화재 3건, 국가등록문화재 1건, 명승 1건이다. 현재 응급복구를 마쳐 문화재긴급보수사업 예산을 신청 접수 중이다.

현재 교육부를 통한 학교 피해 현황도 파악 중이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학교 3개교가 침수·파손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으나 중대본 공식 집계에는 반영되지 않다.

지난 9일부터 이날 오후 10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전북 익산 427.0㎜, 전북 군산 417.7㎜, 경기 남양주 379.0㎜, 충남 공주 378.5㎜, 경기 광주 364.5㎜, 충남 논산 357.0㎜ 등이다.

1시간 동안 내린 최대 강우량을 뜻하는 '시우량'은 서울 73.5㎜(11일 오후 4시), 부산 해운대 68.5㎜(11일 오후 4시), 강원 언주 68.0㎜(11일 오전 10시) 등으로 집계됐다.

현재 경기 남부와 강원 남부 내륙·산지, 충청권, 전북, 경북 내륙, 경남 북서 내륙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시간당 30~50㎜의 매우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어 더 걱정스럽다.

오는 16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충청권과 전라권, 경북 북부 내륙이 100~250㎜(많은 곳 400㎜ 이상), 수도권과 강원도, 경상권(경북 북부 내륙 제외), 제주도 남부와 산지, 울릉도·독도는 30~80㎜(많은 곳 150㎜ 이상), 경북권 남부와 제주도 산지는 100㎜ 이상, 제주도(남부와 산지 제외)는 5~40㎜이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서울 전역에 내린 폭우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곡교 인근 탄천으로 가는 산책로가 통제되고 있다. 한강홍수통제소는 오늘 오전 5시를 기해 대곡교 지점에 홍수주의보를 발령했고 6시 40분에 홍수주의보를 해제했다. 2023.07.14.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서울 전역에 내린 폭우로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곡교 인근 탄천으로 가는 산책로가 통제되고 있다. 한강홍수통제소는 오늘 오전 5시를 기해 대곡교 지점에 홍수주의보를 발령했고 6시 40분에 홍수주의보를 해제했다. 2023.07.14. [email protected]

전국 곳곳 사전 통제된 곳도 수두룩하다.

현재 도로 75개소, 세월교 및 하천변 산책로 699개소, 둔치주차장 190개소, 숲길 76개소가 막혀 있다. 20개 국립공원 428개 탐방로도 통제되고 있다.

66개 항로 여객선 90척은 풍랑주의보로 인해 운항하지 못하고 있다. 철도 영동·태백·경전선 3개 노선 전 구간도 운행 중지된 상태다. 

행안부가 운영하는 안전신문고의 빗물받이 신고는 지난달 26일부터 현재까지 총 3463건 접수됐다. 중대본 가동 기간인 지난 9일부터 집계된 것만도 1072건에 이른다. 빗물받이는 빗물을 하수관으로 흘려보내는 수방시설로 쓰레기·흙·담배꽁초·덮개 등으로 막혀 배수가 원활하지 않을 땐 적은 비에도 도로가 침수될 수 있다. 한 번 청소했더라도 빗물에 다시 쓸려 내려와 막힐 수 있는 탓에 상시 관리·점검은 필수다.

중대본은 지난 13일 오후 8시30분에 기해 풍수해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에서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하고 3단계로 운영하고 있다.

이날 저녁 정부서울청사 서울상황센터에서 한창섭 행안부 차관 겸 중대본부장 주재로 '호우 대처상황 긴급 점검회의'를 열어 지자체 등 관계 기관에 산사태·붕괴 대비 과도한 사전 통제과 주민 대피를 실시하도록 했다. 특히 민원을 감수하고서라도 긴급 재난문자를 반복 발송해 위험 상황을 신속히 알릴 것을 지시했다.

오는 15일 오전 8시30분께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호우 대처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피해 상황과 대처 계획을 재차 살필 예정이다.

[세종=뉴시스]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이 14일 저녁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서울상황센터에서  호우 대처 상황 긴급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행안부 제공)
[세종=뉴시스]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이 14일 저녁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서울상황센터에서  호우 대처 상황 긴급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행안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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