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어 두번째 나토 동맹·파트너국 정상회의 참석
다섯째로 발언…"유럽-아시아 안보 구분될 수 없어"
"ITPP 통해 군사정보 공유 확대" BICES 가입 전망
사이버훈련센터-CCDCOE 협력…사이버 안보 강화
"북 핵미사일, 유럽 타격할 실질적 위협" 강력 규탄
"나토 우크라 신탁기금 참여…자유 복원까지 함께"
"전체주의, 가짜뉴스·여론 조작…가치 연대 굳건히"
[빌뉴스=뉴시스] 박미영 양소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초연결 시대에 유럽과 아시아의 안보가 따로 구분될 수 없다. 한국은 나토와 군사 정보공유를 확대하고 사이버 안보 협력도 활성화 될 것"이라며 나토와 한차원 높은 안보연대를 제안했다.
또 이날 북한의 장거리탄도미사일(ICBM)발사를 규탄하며 나토에 강력한 연대와 대응을 촉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정상회의 참석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이날 윤 대통령은 5번째로 발언했다. 인태 파트너국(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중에선 2번째다.
윤 대통령은 "나토는 지난해 대서양과 인태지역 안보가 연결돼 있음을 확인했고, 대한민국의 인태전략 역시 나토를 중요한 파트너로 규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날 나토 사무총장과 체결한 ITPP(개별 맞춤형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거론하며 "한국은 이번 정상회의 계기에 비확산, 사이버, 신흥기술 등 11개 분야에서 협력을 제도화시켜 나가기로 했다"며 "나토와 상호 군사 정보공유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나토의 BICES(전장정보 수집 활용체계·Battlefield Information Collection Exploitation System)에 한국이 가입함으로써 획기적으로 상호 군사 정보 공유가 이뤄질 거라 보고 있다.
BICES는 나토 동맹국 간의 군사기밀 공유 망으로, 정보공유 내용을 바탕으로 유사시 등 필요시 어떤 계획이나 행동이 필요할지를 서로 판단하는 시스템이다.
평시에는 미국과 나토 간 핵 전력 관련 내용도 BICES를 통해 공유된다.
지난 1월 나토 사무총장이 방한한 당시 윤 대통령에 BICES 가입을 요청했고, 우리 정부는 향후 BICES 이사회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나토 이사회가 승인하면 BICES에 가입하게 되는데, 사무총장이 제안한 만큼 승인 가능성은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따라서 나토와 한국이 향후 BICES망을 공유하게 되면 한미 핵협의 그룹(NSG)이 한국과 미국간 핵 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데 참고가 될 것으로 대통령실은 보고 있다.
또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제사이버훈련센터도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은 작년에 아시아 최초로 나토의 사이버방위센터에 가입했고 대규모 사이버 훈련 '락드쉴드'에 참가하고 있다"며 "한국은 국제사이버훈련센터 설치를 계기로 한국과 나토간 사이버 안보 협력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범국가적 합동 국제사이버 훈련센터를 2027년까지 개소한다는 방침이다. 국제사이버훈련센터는 대전에 약 2500평 규모로 들어설 예정으로, 한국 정부가 국제 사이버 훈련의 기획과 시행을 주도하기 위해 설치하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우리가 추진중인 국제사이버훈련센터와 나토의 '사이버방위협력센터(CCDCOE)간 협력이 이뤄지면 우리나라가 향후 아시아의 사이버 훈련 허브로서, 국제 사이버 훈련의 기획과 시행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새벽에 이뤄진 북한의 ICBM발사를 거론하며 "북한은 민생은 뒤로하고 핵 미사일 능력을 진전시키는데만 힘을 쏟고 있다. 북한의 핵 미사일은 이곳 빌뉴스는 물론이거니와 파리, 베를린, 런던까지 타격할 수 있는 실질적 위협"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는 더욱 강력히 연대해 한목소리로 규탄하고 대응해야 할 것"이라며 "나토 동맹국들이 이번 공동성명에서 5년만에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규탄한 것은 더이상 불법 행위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엄중한 경고"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한국과 나토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공조해나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발언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 연대 속에서 한국의 기여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부는 올해 우크라이나에 지뢰제거 장비, 긴급 의료 후송 차량 등 인도적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회복력 강화를 위해 나토의 우크라 신탁기금에도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저와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 국민의 자유가 완전히 복원되는 그날 까지 여러분과 함께할 것임을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보편적 가치와 국제 규범 및 합의를 파괴하는 요인으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범,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에서 나아가 디지털 매체 및 사이버 공간을 지목했다.
윤 대통령은 "인류의 편익을 증진해야할 디지털 매체와 사이버 공간은 가짜뉴스 유포와 대중 선동의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위협을 만들어내고 조장하는게 바로 전체주의와 권위주의 세력으로, 이들은 전쟁, 폭력, 여론조작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가치를 공유하는 우리들이 더욱 굳게 연대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토 동맹 파트너국 정상회의에는 동맹국 31개국, 나토 동맹국 가입 승인 절차가 완료되지 않은 스웨덴, AP4 4개국, EU(유럽연합) 정상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