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마 떼면 명문 유치원 찾아"…CNN, 韓 킬러 문항 배제 배경 조명

기사등록 2023/07/02 18:50:24

최종수정 2023/07/03 06:50:08

"두통 유발하는" 문항…사교육 받은 학생만 이점 누려

"뿌리 깊은 성 규범 해체, 맞벌이 부모 지원 도입 필요"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미국 유력 방송매체인 CNN이 한국 정부가 사교육의 폐단을 바로잡는다며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하기로 한 최근 결정의 배경을 소개했다. 사진은 킬러문항 논란 속에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세부계획이 발표된 2일 오후 서울시내 한 서점에 EBS 수능 수험서가 진열돼 있는 모습. 2023.07.02.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미국 유력 방송매체인 CNN이 한국 정부가 사교육의 폐단을 바로잡는다며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하기로 한 최근 결정의 배경을 소개했다. 사진은 킬러문항 논란 속에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세부계획이 발표된 2일 오후 서울시내 한 서점에 EBS 수능 수험서가 진열돼 있는 모습. 2023.07.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조성하 기자 = 미국 유력 방송매체인 CNN이 한국 정부가 사교육의 폐단을 바로잡는다며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하기로 한 최근 결정의 배경을 소개했다.

1일(현지시간) CNN은 '한국, 8시간짜리 시험(수능)에서 킬러 문항 삭제'라는 제목의 기사를 지난해 수능을 치르고 있는 수험생들의 사진과 함께 자사 홈페이지 메인화면에 게재했다.

CNN은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아기가 걷기 시작할 무렵 많은 부모가 명문 사립 유치원을 찾기 시작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부모의 목표는 자녀가 18살이 돼 수능을 높은 성적으로 통과하고, 명문 대학에 들어가는 학생으로 성장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사교육 열풍은 교육 불평등부터 청소년의 정신 질환, 심지어는 출산율 하락 문제까지 초래하기에 학계와 정책 결정자, 교사와 학부모들로부터 비난 받고 있다고 CNN은 덧붙였다.

한국 정부가 최근 수능에서 킬러문항 출제를 배제하겠다고 밝힌 것은 바로 사교육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라고 매체는 전했다.

CNN은 "(킬러문항은) 두통을 유발하는 고급 미적분부터 모호한 문학 발췌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며 "이 악명높은 문항엔 간혹 공립학교 교육과정에는 다루지 않는 내용도 들어가있어 사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학생에게는 부당한 이점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CNN은 한국 학생이 다니는 '학원'을 한국식 고유명사인 'Hagwon'으로 그대로 표기하며 "한국에서는 학생들이 '학원'(Hagwon)으로 알려진 사설 학원에 추가 과외 또는 수업을 등록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은 정규 학교 수업을 마치고 바로 저녁에는 학원 수업으로 이동하고, 새벽까지도 자습을 이어간다고 전했다.

한국의 극심한 사교육비 부담도 지적했다. 지난해 한국은 사교육에 총 200억 달러(26조 원)을 지출했다며 이는 아이티(210억 달러)와 아이슬란드(250억 달러)와 같은 국가의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CNN은 설명했다.

초중고 전체 학생의 78.3%가 사교육을 받고 있을 정도로 소득 수준과 관계 없이 많은 한국 부모들이 자녀 교육에 자원을 쏟아 붓는 이유는 "뒤쳐질 것이 두려워서"라고 CNN은 봤다.

다만 사교육 열풍은 교육 불평등만 심화할 뿐이라며, 활동가들을 인용해 "한국이 뿌리 깊은 성 규범을 해체하고, 맞벌이 부모를 위한 더 많은 지원을 도입하는 등 더 깊은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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