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배정 물량 64.4% '미확약'
"상장 후 유통 물량 74.5%, 부담스러운 수준"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공모시장에서 큰 흥행을 기록했던 시큐센이 제도 변경 이후 첫 '따따블' 상장에 도전한다. 다만 기관 배정 물량의 대부분이 미확약이라는 점과 5% 이상 보유하고 있던 전문투자자들이 의무보호예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 변수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주부터 신규 상장 주식의 가격 변동폭은 최소 60%에서 최대 400%까지 변경된다. 이는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허수성 청약 방지 등 IPO 시장 건전성 제고방안’에 대한 후속조치다.
지난 28일 상장된 하나29호스팩을 제외하면 시큐센이 첫 적용 공모주다. 시큐센은 디지털 시큐리티 전문기업으로 인공지능(AI) 기반의 생체인증·전자서명 솔루션 사업을 비롯해 디지털 금융 서비스, 보안 솔루션 및 컨설팅 서비스 사업 등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 AI 관련주가 주목 받으면서 시큐센에 대한 투자 열기도 높았다. 지난 14~15일 진행된 기관수요예측에서 1800.8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당시 기준 올해 상장사 중 가장 높은 수요예측이었다. 회사는 공모가를 희망밴드(2000~2400원) 보다 높은 3000원으로 확정했다.
이어 지난 20일과 21일 진행된 일반 청약도 1931.6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공모주 청약 건수는 총 17만189건이며, 증거금은 약 1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시장은 시큐센이 첫 따따블을 달성할 가능성이 있는 공모주라고 판단했다.
다만 상장 첫날부터 유통가능 주식수가 높다는 점은 부담이다. 회사 제출한 증권발행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기관투자자에게 배정된 주식 146만1000주 가운데 64.4%에 해당되는 94만879주가 의무보호확약이 없다.
또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을 제외한 5% 이상의 주요주주들 대부분이 자진 의무보호예수 등을 진행하지 않았다.
전문투자자 또는 벤처금융 등으로 보여지는 투자자들은 브레인자산운용, 메타벤처자산유동화제1호사모투자, KIF-캡스톤재도전IT투자조합,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등이다. 이들의 지분은 무려 14.18%에 해당된다.
만약 상장 첫날 차익실현에 나서는 기관들 또는 전문투자자들의 매물이 쏟아질 경우, 따따블 달성이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전상장으로 인해 상장 후 유통가능 물량은 전체 주식수의 74.5%, 858만주"라며 "다소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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