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수도 못 푸는 문항 배제" 교육계 공감대
수능 5개월 앞두고 공개했는데 기준 '자의적·모호'
킬러문항=사교육 유발?…"줄 세우기 대입이 원인"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정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킬러문항을 '핀셋 제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감과 사교육을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대학 교수도 풀지 못하는 문제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데는 납득 되는 측면도 있지만, 여전히 킬러문항이 무엇인지 기준이 모호하고 자의적이라 수능을 5개월 앞둔 수험생들의 불안감을 키운다는 지적도 많다.
교육부는 9월 모의평가와 올해 수능 본시험에서 적정 난이도를 갖추고 킬러문항을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 발표 역시 서둘러야 하는 만큼 논란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27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사교육 경감 대책 브리핑을 열고 "사교육에서 문제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소위 킬러문항은 핀셋으로 철저히 제거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생, 학부모들은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수능 킬러문항으로 인해 사교육으로 내몰렸다"며 "(일부 수능 전문 대형 입시학원은) 공교육 과정에서 나오지 않는 상위 개념을 익혀야 고난도 문제를 더 쉽고 빠르게 풀 수 있다고 불안감을 자극해 더 많은 사교육, 더 많은 선행학습을 유도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정부는 지난 2014년 박근혜 정부 이후 9년 만에 내놓은 사교육 종합 대책에서 '킬러문항'을 정조준 했다. 구체적 기간과 범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수능 출제위원들의 문제집 장사 등 사교육 영리행위를 금지하겠다는 방향도 밝혀 눈길을 끌었다.
현장 교원단체와 교육시민단체도 대체로 이런 취지에는 공감을 나타낸다. 교육과정 범위 안에서 수능을 출제하고 지난해 총액 기준 26조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사교육비를 잡아야 한다는 관점에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을 수능 출제 시 배제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지적했고,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교육과정 내 정상적인 수능(문제)을 출제하고 학교 교육 본질에 부합하는 수능 개선은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대학 수준의 개념을 선행 학습해야 풀 수 있는 수능 문제는 과거에도 지탄을 받아 왔다. 한 예로 전날 교육부가 제시한 킬러문항 중 2022학년도 수능 수학 '미적분' 29번은 대학에서 배우는 '테일리 정리' 개념을 알고 있다면 쉽게 풀 수 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 문항에 대해 대전의 한 고교 수학교사 A씨는 "어떤 학생이 테일러 급수를 활용해 이것을 풀기에 물었더니 학원에서 배웠다고 하더라"라며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 (이런 문제는) 배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능을 당장 5개월 앞둔 있는 시점에 뒤늦게 공표했다는 점,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아 당장 학원가에서 이른바 '킬러문항 감별사'가 출현할 수 있도록 해석의 여지를 남긴 점은 실책으로 꼽힌다.
교육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킬러문항의 정의는 '공교육 수준과 범위를 벗어나, 사교육에서 문제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 훈련하면 유리한 문항'이다. 하지만 공개된 킬러문항의 문항별 교육과정 위반 사유를 묻자 "전문가마다 의견차가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문항별로 킬러문항으로 지적한 사유를 밝혔지만 '풀이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선행학습을 한 학생이 유리할 수 있다'는 식으로 여지를 열어 놓았다.
당장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도 사걱세는 수학 영역의 킬러문항이 6개라고 지적했으나 교육부는 3개를 골라 차이를 보였다. 이 단체도 교육부와 마찬가지로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나 학교 교육과정으로 대비하기 힘든 문항'을 기준으로 밝혔다.
대학 교수도 풀지 못하는 문제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데는 납득 되는 측면도 있지만, 여전히 킬러문항이 무엇인지 기준이 모호하고 자의적이라 수능을 5개월 앞둔 수험생들의 불안감을 키운다는 지적도 많다.
교육부는 9월 모의평가와 올해 수능 본시험에서 적정 난이도를 갖추고 킬러문항을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 발표 역시 서둘러야 하는 만큼 논란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27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사교육 경감 대책 브리핑을 열고 "사교육에서 문제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적으로 훈련한 학생들에게 유리한, 소위 킬러문항은 핀셋으로 철저히 제거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학생, 학부모들은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수능 킬러문항으로 인해 사교육으로 내몰렸다"며 "(일부 수능 전문 대형 입시학원은) 공교육 과정에서 나오지 않는 상위 개념을 익혀야 고난도 문제를 더 쉽고 빠르게 풀 수 있다고 불안감을 자극해 더 많은 사교육, 더 많은 선행학습을 유도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정부는 지난 2014년 박근혜 정부 이후 9년 만에 내놓은 사교육 종합 대책에서 '킬러문항'을 정조준 했다. 구체적 기간과 범위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수능 출제위원들의 문제집 장사 등 사교육 영리행위를 금지하겠다는 방향도 밝혀 눈길을 끌었다.
현장 교원단체와 교육시민단체도 대체로 이런 취지에는 공감을 나타낸다. 교육과정 범위 안에서 수능을 출제하고 지난해 총액 기준 26조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사교육비를 잡아야 한다는 관점에서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을 수능 출제 시 배제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지적했고,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교육과정 내 정상적인 수능(문제)을 출제하고 학교 교육 본질에 부합하는 수능 개선은 긍정적"이라고 평했다.
대학 수준의 개념을 선행 학습해야 풀 수 있는 수능 문제는 과거에도 지탄을 받아 왔다. 한 예로 전날 교육부가 제시한 킬러문항 중 2022학년도 수능 수학 '미적분' 29번은 대학에서 배우는 '테일리 정리' 개념을 알고 있다면 쉽게 풀 수 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 문항에 대해 대전의 한 고교 수학교사 A씨는 "어떤 학생이 테일러 급수를 활용해 이것을 풀기에 물었더니 학원에서 배웠다고 하더라"라며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 (이런 문제는) 배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능을 당장 5개월 앞둔 있는 시점에 뒤늦게 공표했다는 점, 기준을 명확히 제시하지 않아 당장 학원가에서 이른바 '킬러문항 감별사'가 출현할 수 있도록 해석의 여지를 남긴 점은 실책으로 꼽힌다.
교육부가 공식적으로 밝힌 킬러문항의 정의는 '공교육 수준과 범위를 벗어나, 사교육에서 문제풀이 기술을 익히고 반복 훈련하면 유리한 문항'이다. 하지만 공개된 킬러문항의 문항별 교육과정 위반 사유를 묻자 "전문가마다 의견차가 있을 수 있다"고 답했다.
문항별로 킬러문항으로 지적한 사유를 밝혔지만 '풀이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선행학습을 한 학생이 유리할 수 있다'는 식으로 여지를 열어 놓았다.
당장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도 사걱세는 수학 영역의 킬러문항이 6개라고 지적했으나 교육부는 3개를 골라 차이를 보였다. 이 단체도 교육부와 마찬가지로 '고교 교육과정의 범위와 수준을 벗어나 학교 교육과정으로 대비하기 힘든 문항'을 기준으로 밝혔다.
심지어는 수험생들이 이미 교재를 학습해 익숙한 EBS 연계 문항까지도 '킬러문항'으로 제시해 혼선을 가중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6월 모의평가 국어 14번, 33번과 2023학년도 수능 국어 17번, 2022학년도 수능 국어 13번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국어·영어의 경우 범교과적 지문이 활용되도록 돼 있어 (교육과정 밖이라고 교육부가 제시한) 킬러문항 분류가 애매하다"며 "교육부가 제시한 국어 킬러문항 유형을 배제하면 수능 출제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교육부 기준을 충족하면서 상위권을 변별할 수 있는 양질의 문항이 무엇인지 제시하지 않아 수험생 불안감을 줄이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변별력을 어떻게 갖출지 묻자, 교육부 한 간부는 전날 "(킬러문항을 배제하면) 나머지는 평소에 하던 대로 준비하면 된다"며 "9월 모의평가를 보고 이런 문제가 될 것이라 짐작하는 게 맞을 것"이라고만 답했다.
수능 킬러문항을 줄인다고 해서 사교육비 경감에 일부 보탬은 되겠지만 정시를 대비하는 일부 최상위권 학생들에 국한될 뿐 큰 틀에서는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교육의 원인은 대입 서열 경쟁이고 그 배경에는 좋은 직장, 지위에 대한 갈망이 있다는 관점에서다.
세종 한 고등학교 수학 교사는 "학교 내에서 킬러문항을 다뤄줄 수가 없기 때문에 사교육에 나와 여러 킬러문항을 풀고자 하는 욕구가 생긴다"면서도 "그럼에도 사교육 시장은 변형된 모습으로 살아남을 것이다. 좋은 대학에 가지 못했다고 해도 사회에서 성공하는 사례가 많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교학점제 도입에 맞춰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있는 만큼, 줄 세우기 식의 수능 체제에 대한 근본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한 현직 중학교 영어 교사는 "킬러문항을 위해 학원을 찾는 학생들은 소수"라며 "수능이 30여 년 동안 같은 문제, 뻔한 유형을 갖고 줄 세우기를 하려다 보니, 킬러 문항이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부총리는 "학벌주의가 우리 사교육을 유발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오랫동안 지적돼 왔다"면서 지방대학에 5년간 국고 1000억원을 투입하는 글로컬대학30 사업 등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2028학년도 대입 개편에 대해서는 "국가교육위원회와 긴밀하게 협의를 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을 아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국어·영어의 경우 범교과적 지문이 활용되도록 돼 있어 (교육과정 밖이라고 교육부가 제시한) 킬러문항 분류가 애매하다"며 "교육부가 제시한 국어 킬러문항 유형을 배제하면 수능 출제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엇보다 교육부 기준을 충족하면서 상위권을 변별할 수 있는 양질의 문항이 무엇인지 제시하지 않아 수험생 불안감을 줄이기에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변별력을 어떻게 갖출지 묻자, 교육부 한 간부는 전날 "(킬러문항을 배제하면) 나머지는 평소에 하던 대로 준비하면 된다"며 "9월 모의평가를 보고 이런 문제가 될 것이라 짐작하는 게 맞을 것"이라고만 답했다.
수능 킬러문항을 줄인다고 해서 사교육비 경감에 일부 보탬은 되겠지만 정시를 대비하는 일부 최상위권 학생들에 국한될 뿐 큰 틀에서는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교육의 원인은 대입 서열 경쟁이고 그 배경에는 좋은 직장, 지위에 대한 갈망이 있다는 관점에서다.
세종 한 고등학교 수학 교사는 "학교 내에서 킬러문항을 다뤄줄 수가 없기 때문에 사교육에 나와 여러 킬러문항을 풀고자 하는 욕구가 생긴다"면서도 "그럼에도 사교육 시장은 변형된 모습으로 살아남을 것이다. 좋은 대학에 가지 못했다고 해도 사회에서 성공하는 사례가 많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교학점제 도입에 맞춰 2028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있는 만큼, 줄 세우기 식의 수능 체제에 대한 근본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한 현직 중학교 영어 교사는 "킬러문항을 위해 학원을 찾는 학생들은 소수"라며 "수능이 30여 년 동안 같은 문제, 뻔한 유형을 갖고 줄 세우기를 하려다 보니, 킬러 문항이 생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부총리는 "학벌주의가 우리 사교육을 유발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오랫동안 지적돼 왔다"면서 지방대학에 5년간 국고 1000억원을 투입하는 글로컬대학30 사업 등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2028학년도 대입 개편에 대해서는 "국가교육위원회와 긴밀하게 협의를 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말을 아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