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서울 쏠림 현상 심화
5월 서울 경쟁률 '82.2대1'…"지방은 줄줄이 미달"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분양시장에서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정부의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서울과 수도권 등 핵심지역에만 주택 수요가 몰리고, 지방은 외면받는 양상이다.
정부가 침체된 청약 시장의 활기를 불어넣고, 무너지는 부동산을 연착륙시키기 위해 규제 완화의 하나로 청약 문턱을 대폭 낮췄다. 특히 1·3 부동산 대책을 시작으로, 노후 신도시 특별법 등 각종 규제 완화를 통해 분양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
다만 지역과 입지 여건이 양호한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청약 경쟁률이 오른 반면, 지방은 오히려 부진한 결과를 보이면서 초양극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에서는 분양 물량 완판 행렬이 이어지고 있지만, 청주와 창원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지방에선 미달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에선 세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가 나올 정도로 청약 열기가 뜨겁다. 분양 업계에 따르면 서울 은평구 신사동 ‘새절역 두산위브 트레지움’은 일반분양에서 모든 가구의 계약이 끝나 완판됐다. 이 단지는 지난달 진행한 1순위 청약 당시 121가구에 9550명이 몰리며 78.9 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나타냈다. 또 앞서 분양한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 가재울 아이파크’ 역시 52가구 모집에 총 4672명이 몰려 8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분양에 나선 단지는 총 8곳으로 모두 본청약에서 완판됐다. 등촌 지와인과 엘리프 미아역 2단지가 1순위 청약에서 모집을 채우지 못해 2순위 청약 끝에 마감됐지만, 8개 단지가 모두 본청약에서 모집을 채웠다.
서울은 올해 8개 단지, 총 1033가구가 일반분양으로 나와 1순위 청약에서 5만3571건이 접수돼 1순위 경쟁률 51.86대 1을 기록했다. 가장 치열한 1순위 청약 경쟁이 펼쳐진 곳은 서울 은평 '새절역두산위브트레지움'으로, 78T타입에서 494.0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였다. 또 ▲DMC 가재울 아이파크 89.85대 1 ▲새절역 두산위브 트레지움 78.96대 1 ▲ 휘경자이 디센시아 51.71대 1 등이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지방에선 미분양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청약에 나선 경남 수에르떼 밀양은 45가구 모집에 1건도 접수되지 않아 경쟁률 0대 1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3월 경남에선 거제 한내 시온 숲속의 아침뷰가 46가구 모집에 1건이 접수됐다.
분양시장 양극화 심화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청약 경쟁률은 18.8대 1로 집계됐다. 전월(9.0 대1)보다 개선됐다. 청약 미달률도 24.4%에서 23.5%로 0.9%포인트 하락하며 소폭 개선됐다.
하지만 이 같은 회복세는 서울에 집중됐다. 지난달 서울 1순위 청약 경쟁률은 82.2대 1로, 올해 들어 가장 높았다. 청약 최저 가점은 66점이었다. 청약 미달 가구 수를 전체 공급 가구 수로 나눈 청약 미달률도 0%였다.
하지만 다른 지역의 청약 성적은 부진했다. 경기(42.8대 1)와 광주(11.2대 1), 부산(1.1대 1)을 제외한 모든 권역이 1대 1을 넘지 못했다. 청약 미달률도 경남이 100%에 가까웠고, 대구도 91.2%를 기록했다. 이어 제주 89.7%, 울산 84.0%, 인천 70.0%, 충남 64.3%, 부산 20.8%, 경기 4.2%, 광주 1.0% 등에 미분양 물량이 쌓였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청약 수요가 서울에 집중되면서 지방 미분양이 더 심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 접근성이 우수한 수도권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 수요 쏠림 현상이 나타났지만, 지방은 청약 미달의 늪에 빠지면서 청약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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