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의료기관 회계정보공시 조사 결과
"인건비 부담…대학병원 쏠림 현상도 문제"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1941년 문을 연 서울백병원이 경영난을 이유로 폐원을 결정한 가운데 서울 시내에만 적자를 기록한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이 11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보건복지부의 의료기관 회계정보공시를 보면 가장 최신인 2021년 회계연도(2021년 1월1일~12월31일) 기준 서울의 47개 종합병원 이상 의료기관 중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순손실)이 적자인 곳은 총 11곳이었다.
740 병상의 가톨릭대은평성모병원과 708 병상의 이대부속서울병원을 비롯해 가톨릭대여의도성모병원, 성애병원, 동신병원, 동부제일병원, 서울백병원, 강남차병원, 한국원자력병원, 한강성심병원, 희명병원 등이다.
공립인 한국원자력병원을 제외하면 나머지 병원들은 학교나 재단 등 법인 소속이다.
적자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이대부속서울병원의 230억원이었다. 이어 은평성모병원 110억원, 강남차병원 92억원, 한강성심병원 63억원, 여의도성모병원 52억원 등이다.
폐원을 결정한 서울백병원의 당해년도 적자 규모가 55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이 병원과 적자 규모가 비슷하거나 더 큰 곳이 5곳이다.
은평성모병원과 성애병원, 동신병원, 동부제일병원, 이대부속서울병원, 서울백병원, 원자력병원, 한강성심병원, 희명병원 등 9개 병원은 전년도에도 적자를 기록했다.
병원 규모를 보면 은평성모병원과 이대부속서울병원, 여의도성모병원은 500 병상 이상이며 원자력병원은 478 병상, 나머지는 300 병상 이하다. 동부제일병원과 한강성심병원은 병상 수가 200개 미만이다.
의료법에 따른 종합병원은 100개 이상 병상을 갖춘 병원 중 내과, 외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중 3개 진료과목과 진료과목,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와 진단검사의학과 또는 병리과를 포함한 최소 7개 이상의 진료과목을 갖추고 각 진료과목마다 전속하는 전문의를 둔 병원이다.
의료전달체계에서는 1차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하지 못한 환자들의 상급종합병원 쏠림 현상을 방지하는 기능을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중요성이 크다.
인구가 많은 서울에 위치하고 있음에도 병원 운영에서 적자가 나타나는 이유로는 인건비와 대학병원 쏠림 현상 등이 제기된다.
대한병원협회 관계자는 "개별 병원들의 특성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인건비 부담이 제일 크고, 대학병원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그 외의 병원들은 수익이 줄어들고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방역과 관리 강화에 따른 지출 비용이 증가했다는 얘기들도 나온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적자로 인해 병원이 폐원할 경우 환자에게 발생할 피해를 우려해 공공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남은경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사회정책국장은 "서울시에서 용도 변경을 제한하면서 재원을 투입해 공공병원을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폐원이 결정된 서울백병원 부지에 대해 학교법인 측은 활용 방안을 추후 별도로 논의해 결정할 계획이지만 서울시는 도시계획시설 중 하나인 종합의료시설로 지정해 병원 설립만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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