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에 안착
구 벨기에 영사관 아픈 역사 간직
1층에 상설 전시장 조성 작품 전시
[서울=뉴시스] 박진희 기자 = 리얼리즘 조각가 권진규(1922~1973)의 작고 50주기를 맞아 서울시립 남서울미술관 1층을 권진규 상설전시실로 조성했다.
남서울미술관은 권진규과 구 벨기에 영사관은 굴곡진 동시대의 아품을 지닌 건축물이다. 120여년전 대한제국은 세계 열강으로부터 주권을 지키기 위해 중립국이란 해법을 찾아 동반자로 삼은 나라가 벨기에였다. 구 벨기에 영사관은 그렇게 탄생했다. 그러나 대한제국의 중립국화는 실패했고, 동시에 벨기에의 존재는 우리의 근대사에서 사라졌다. 역사에 무지한 후손들은 이 건물을 여러 용도로 사용하다 도심재개발사업으로 서울 관악구 사당역 인근으로 이축, 2004년부터 미술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권진규는 일제강점기를 거쳐 광복 이후 한·일 국교 단절 상황에서 한국과 일본을 어렵게 오고 가며 조각가로 활동했다. 그가 남긴 작품은 우여곡절 끝에 역사의 아품을 간직한 구 벨기에 영사관이자 미술관이라는 영원한 안식처를 찾았다.
남서울미술관과 권진규의 작품은 서로의 역사를 품으면서 그 존재와 의미를 강화하게 되었다.
권진규은 생전 “진실의 힘의 함수관계는 역사가 풀이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리얼리즘 작가의 정신적 치열함을 보여주는 작품과 역사적 치열함에서 다시 태어난 건축물의 함수관계를 풀어낸 상설전시 '권진규의 영원한 집'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