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직송·밀키트·지역맛집 서울 구현
특별한 경험·사회적 책임 욕구 충족
[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지역 특색을 담은 '로코노미(지역 경제)'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관련 식품에 대한 소비 역시 부상하고 있다. 지역 사회와의 유대감을 형성하면서 특별한 경험과 사회적 책임에 대한 '가치 소비'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측면에서다.
플랫폼을 통해 주문하고 배송받는 산지직송 식품부터 인기 지역 레스토랑의 메뉴를 구현한 밀키트 등 온라인 채널을 활용해 편의성을 높인 카테고리는 물론, 서울 시내 핫플레이스에 지역 맛집을 구현하는 오프라인 소셜라이징까지 다양한 형태를 통해 이 같은 소비가 이뤄지고 있다.
25일 시장조사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로코노미 활용 식품 관련 U&A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8명(81.6%)이 로코노미 식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코노미 식품을 구매하는 이유로는 '지역 특색이 반영된 점이 이색적'(49.6%, 중복응답)이라는 점과 '특별한 경험(39.2%) 차원에서'라는 응답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20~30대를 중심으로 차별화된 경험과 트렌드의 한 축으로 로코노미 식품에 대한 가치를 평가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로코노미 식품의 유통은 온·오프라인에서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산지직송 식품 커머스 '팔도감'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산지에서 직송되는 식품을 손쉽게 만나볼 수 있도록 지난해 시작된 서비스다. 최근 35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면서 설립 1년여만에 70억원의 누적 투자금을 유치했다.
팔도감은 산지 먹거리의 신선함과 맛에 대한 수요가 있는 X세대(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출생한 세대)가 기존 모바일 커머스의 복잡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 기획됐다. 농·축·수산물뿐만 아니라 전국 팔도에서 생산되는 김치, 반찬, 간식 등의 식품까지 구매할 수 있다.
판매 상품은 모두 내부 전문 평가 위원이 진행하는 '상품위원회'를 통과해야 하고, 입맛에 맞지 않는 상품에 대해 '100% 환불 보장제'로 품질을 보장한다. 고품질의 식품을 산지에서 바로 고객의 식탁으로 보내는 유통 구조를 구축해 생산자의 수익성도 보장했다.
미식 플랫폼 블루스트리트는 2020년 11월부터 지역 맛집과의 협업을 통해 밀키트 형태의 RMR(Restaurant Meal Replacement)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블루스트리트의 RMR 대표 제품으로는 닭 특수부위 전문점인 세미계, 강원도 향토요리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는 파머스마켓 팥집과 협업한 '세미계 쌈싸먹계', '고기듬뿍 장칼국수' 등이 있다.
에프터눈 티 전문 카페 뚝방길 홍차가게의 마들렌 3종, 디트로이트식 피자 전문점 모터시티의 피자 2종, 이탈리아 음식점 포카치아델라스트라다와 포카치아 제노베제 등 베이커리 간편식도 출시했다. 부산 전통시장에서 파는 '물떡탕'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자체브랜드(PB) 제품도 있다.
최근에는 이태원 아날로그 소사이어티 키친과 협업한 RMR 상품인 '아소키친 감자스프'가 카카오 메이커스 판매 개시 하루만에 행사 물량 4000개가 완판되면서 인기를 끌었다.
지역 맛집을 서울 시내 핫플레이스에 구현한 사례도 있다. 수면 전문 브랜드 시몬스는 대전 식료품 편집샵 '퍼블릭마켓'과 손잡고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청담 2층에 '퍼블릭마켓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청담점'을 오픈했다.
퍼블릭마켓은 충청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개성 있는 메뉴들을 내세운 대표 로컬(지역) 마켓으로,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별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충청과 이천 지역의 제철 식재료를 활용한 '부르스케타(이탈리아식 오픈 샌드위치)' 등이다. 지난달에는 이천 딸기와 소른꿀, 예산 허브를 사용했고, 이번달에는 이천 스낵오이와 예산 루꼴라, 그리스식 차지키 소스 등을 활용했다.
이곳에서는 충청도에서 공수해 온 신선한 농산물도 자체 소분해 판매한다. 4월에는 충청북도 예산의 각종 허브와 부여의 특산품 표고버섯, 공주 무항생제 유정란 등을, 5월에는 대전 싱싱농장의 동양종 토마토를 소개했다.
업계 관계자는 "로코노미 식품은 단순한 지역 컨셉을 넘어 가치있는 소비의 한 형태로 떠오르고 있다"며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종류의 로코노미 식품과 판매처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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