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방 현수막 놓고 강기정 광주시장·일부 5·18단체 충돌(종합)

기사등록 2023/05/17 16:09:06

국립5·18민주묘지 입구서 '현수막 제거' 설전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1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민주의 문 주변에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와 공로자회가 걸어둔 강기정 광주시장 비난 현수막. 2023.05.17. leeyj2578@newsis.com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17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민주의 문 주변에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와 공로자회가 걸어둔 강기정 광주시장 비난 현수막. 2023.05.17.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 구용희 기자 = 강기정 광주시장이 국립5·18민주묘지 정문 앞에서 자신을 비방하는 현수막을 놓고 일부 5·18단체 회원들과 충돌했다.

17일 복수의 목격자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0분께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정문 앞 삼거리를 지나던 한 차량이 멈춰서더니 수행원으로 보이는 남성들과 강 시장이 차례로 내렸다.

강 시장을 포함한 이들은 곧바로 강 시장을 비방하는 내용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제거하려 했다.

해당 현수막을 내건 일부 5·18단체 회원들은 이에 반발하며 강 시장과 고성을 주고받는 등 설전을 벌였다. 일부 5·18단체 회원들은 강 시장이 타고 온 차량의 민주묘지 진입을 막아서기도 했다.

이 장면을 목격한 한 시민은 "양측 간 볼썽사나운 모습이 연출됐다"고 말했다.

양 측의 험악한 분위기는 민주묘지 내부로까지 이어졌다.

'민주의 문' 인근에서 마주친 황일봉 5·18부상자회장이 강 시장에게 "시정을 똑바로 하라"며 항의하자, 강 시장도 언성을 높였다. 강 시장의 한 측근도 황 회장에게 '5·18을 이용하지 말라'는 취지의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강 시장과 황 회장은 오월 영령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추모제 참석을 위해 이날 민주묘지를 찾았다.

이를 지켜 본 한 시민은 "오월 영령 앞에서 서로 분열과 갈등을 표출하는 모습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5·18부상자회와 5·18공로자회는 지난 15일 강 시장 등 6명을 검찰에 고소했다. 5·18교육관 위수탁 단체 공개모집 과정에 강 시장 등의 부당한 개입으로 공모에서 탈락했다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한 것이다. 5·18민주화운동 정신계승을 위한 교육·홍보사업 기관인 5·18교육관은 광주시가 공모 절차를 통해 3년 마다 위탁기관을 선정하고 있다.

광주시는 5·18교육관 위수탁 단체 선정은 관련 규정에 따라 진행했으며, 심사위원회는 전원 외부 전문가로 구성해 독립적이며 공정·투명하게 심사했다는 입장이다.

이들 단체의 고소장 제출 이후 강 시장은 "5·18은 어느 한 사람, 어느 한 단체의 것일 수는 없다. 수많은 '나'들의 것이어야 한다"며 이들의 행보를 비판했다.

해당 단체들은 국립 5·18민주묘지 정문으로 향하는 1㎞ 구간 도로 주변에 '독선과 오만 끝이 없다' '한번 불통은 영원한 불통' '강기정은 물러가라' '강기정을 즉각 수사하라'는 등의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내걸어 놓았다.

5·18부상자회와 5·18공로자회는 지난 2월 특전사동지회를 초청, 대국민 공동선언식을 가졌다. 이에 대해 광주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5·18 일부 단체의 집행부가 5·18을 사유화하고, 가해자인 계엄군에게 일방적 면죄부를 줬다며 이들 단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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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방 현수막 놓고 강기정 광주시장·일부 5·18단체 충돌(종합)

기사등록 2023/05/17 16:09:06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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