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치과 22곳 중 2곳만 파업 동참 위해 휴진
휴진 치과 찾은 시민들 "화나고 당황스러워"
의료연대 "거부권 행사 안하면 총파업" 예고
[서울=뉴시스]홍연우 김진엽 기자 = 의료법 개정안과 간호법 제정안의 국회 통과에 반발한 의사와 간호조무사 등이 11일 보건복지의료연대(의료연대)의 '2차 연가투쟁'에 나선다. 이날 투쟁에는 대한치과의사협회 소속 치과의사들도 참여하는 만큼 갑작스러운 휴진으로 불편을 겪는 환자들이 더러 있었으나 현장의 혼선은 미미했다.
뉴시스가 이날 오전 서울 강남·서초·종로·광진구에 있는 치과 22곳을 둘러본 결과, 단 2곳만이 집회 참가를 위해 휴진했다. 나머지 20곳은 정상진료 중이었다.
다만 이날 휴진에 동참하는 치과를 찾았던 시민들은 당황스러움 속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세 자녀와 함께 치과를 찾은 종로구에 있는 치과를 찾은 시민 A씨는 "아이들이 급하게 치과 진료서 낼 일이 있어서 왔는데 화가 난다. 힘들고 당황스럽다"고 했다. 이어 "(치과의사들이)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 업무환경을 개선하는 건 좋지만 급하게 결정한 파업은 시민들이 피해를 본다"고 지적했다.
광진구에 거주하는 회사원 B씨 역시 "이가 아파서 반차를 내고 온 건데 시간 낭비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문 앞에만 휴진 안내문을 붙여둘 게 아니라 포털사이트의 장소 정보란에 '휴진'이라고 써두는 등의 환자를 위한 배려가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B씨가 찾은 치과의원에는 '의료인 면허취소법 및 간호법 국회 본회의 통과에 따른 대통령 거부권을 강력 촉구합니다. 그 의지 표명의 일환으로 2023년 5월11일 하루 휴진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치과 종사자들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휴진에 동참한다는 반응은 소수였다.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11일 파업하는 치과가 있느냐'는 글에 달린 11개의 댓글 중 휴진한다는 글은 단 한 개 뿐이었다. 오히려 "(휴진) 안 한다" , "내 코가 석 자인 상황", "오히려 야간진료한다" 등의 반응이 주를 이뤘다. 비슷한 내용의 다른 글에도 "금시초문", "치과계는 0.8%도 휴진 안 할 것" 등의 댓글이 달렸다.
앞서 지난달 29일 대한치과의사협회는 대의원 총회를 열고 파업 동참을 결의했다. 이후 전국 치과에 공문을 보내 휴진하고 집회에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박태근 대한치과의사협회장은 "전국 치과의 80∼90%인 2만여곳이 휴진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대한치과의사협회 소속의 한 치과의사는 "(파업 동참이) 사실 며칠 전에 결정된 거라 (휴진) 결정이 어려웠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의료연대는 지난 3일 1차 연가투쟁에 이어 이날 2차 연가투쟁을 실시한다. 의료연대는 1·2차 부분파업을 통해 대통령의 간호법 거부권 행사를 촉구하고 있으며,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총파업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간호사 단체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간호법을 조속히 공포해 시행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9일부터 간호법 제정 촉구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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