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식당 등 매출 증가…주점은 151% 늘어
삼각지역 유동인구도 폭증…전년比 41%↑
집회·시위 신흥 메카 용산, 석달간 1441건
상인 "평일엔 직장인, 주말엔 집회 손님들"
[서울=뉴시스] 김진엽 기자 = "이전보다 많은 분이 오가며 팔아주세요."
서울지하철 6호선 삼각지역 인근 카페 직원 A씨는 지난해 대통령 집무실이 서울 용산으로 옮겨온 뒤 느낀 변화를 묻자 늘어난 집회로 인한 '매출'을 꼽았다.
'용산 대통령실 시대'가 열린지 1년이 다가오는 가운데, 서울 용산 일대 상권이 공교롭게도 늘어난 집회·시위로 인해 '특수'를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일 KB국민카드가 삼각지역과 신용산역 반경 500m 이내 음식점, 편의점, 카페, 주점 등 오프라인 가맹점의 매출액 증감을 비교한 결과,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6% 늘어났다.
업종별로 보면, 지난해보다 음식점은 56.2%, 카페는 52.9% 늘었고, 주점은 무려 163.3% 편의점은 151.3%까지 매출액이 뛰었다.
반면 같은 기간 음식점(-4.1%), 카페 (-4.6%) 등 가맹점수는 지난해보다 올해 평균 1.6% 줄어든 데 비춰보면 전체 이용자수가 늘면서 매출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대통령실 인근 집회가 늘며 유동인구도 덩달아 증가한 것은 숫자로도 확인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김수흥 민주당 의원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3월 4·6호선 삼각지역 승·하차 이용객은 총 224만4913명이었다.
5년 전인 2019년 1~3월(202만9125명)과 비교하면 삼각지역에서 내리고 타는 승객이 10.6%(21만5788명) 늘어난 것이다.
대통령실 이전 직전인 지난해 1~3월(158만6265명)과 비교하면 코로나19 유행으로 유동인구가 줄었던 것을 감안해도 41.5%(65만8648명)나 폭증한 셈이다.
이처럼 유동인구가 늘어난 데에는 용산 삼각지역, 대통령실 일대가 '집회·시위 신흥 메카'로 떠오른 것이 한 요인으로 꼽힌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인 김교흥 민주당 의원이 서울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3월 서울 용산경찰서 관내 집회신고 건수는 1441건(1월 511건, 2월 443건, 3월 487건)이었다.
5년 전인 2019년 같은 기간(879건)보다 집회 신고 건수가 63.9%(562건)나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577건)보다는 무려 149%나 늘어났다.
늘어난 집회·시위 신고는 대통령실과 지근거리인 전쟁기념관 앞과 삼각지역 인근이 차지했다. 올해 1~3월 전쟁기념관 앞 집회 신고는 199건, 삼각지역 앞은 352건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쟁기념관은 2건, 삼각지역은 1건으로 한해 집회 신고가 10~30건 안팎에 그치던 것이 대통령실 이전 후 폭증한 셈이다.
인근 상인들도 집회·시위 참가자들이 단골 손님이 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신용산역, 삼각지역 인근에서 12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평일에는 근처 직장인들이, 주말에는 집회·시위에 참여하는 것 같은 사람들이 와 찾는 사람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내달 4일부터 옛 미군기지 반환 부지가 '용산어린이정원(용산공원)'으로 일반에 개방되면 가족단위 방문객이 늘며 용산 일대 상권에 날개가 달릴 것으로 보인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용산 지역에 위치한 여러 가지 문화, 시설 등과 연계돼서 시너지 효과는 날 수 있을 것 같다"며 "(공원 개방으로)이용객이 늘면 주변 상권이 지금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