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 배임 혐의' 새마을금고 전·현직…투자 실패 만회 목적

기사등록 2023/04/26 18:22:02

최종수정 2023/04/26 20:48:05

각 5000만원씩 출자해 부동산 사업 투자…실패

만회 위해 가족 명의 컨설팅 업체 설립 후 범행

대출 심의 통과 빌미로 컨설팅 용역 체결 종용

수수료 낮추고 차액 용역대금으로 지급 요구

총 39억6940만원 허위 용역대금 뜯어낸 혐의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수수료 40억원을 몰래 빼돌린 혐의를 받는 새마을금고 전·현 직원이 부동산 사업 투자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범행에 나선 것으로 조사났다.

26일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개한 공소장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 전 차장 박모씨, 새마을금고 전·현 여신팀장 노모씨와 오모씨는 지난 2021년 5월께 컨설팅 관련 주식회사를 설립, 각 5000만원씩 출자해 부동산 사업에 투자했으나 실패했다.

이후 박씨는 같은 해 10월께 노씨와 오씨에게 "배우자 명의로 1000만원씩 주주자금을 납입해 컨설팅 회사를 설립하고, 새마을금고 대주단의 대출 취급 수수료 중 일부를 컨설팅 회사에 지급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노씨와 오씨도 부동산 실패로 회수하지 못한 투자금을 만회하기 위해 박씨의 제안을 받아들여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노씨와 오씨는 대주단 업무 담당자로서 새마을 금고 대주단이 취득할 대출금리와 대출 취급 수수료의 규모를 결정할 실무권한이 있었다.

각 단위 새마을금고는 대출한도의 상한선으로 부동산 PF 대출 시 통상 수십 개의 새마을금고가 대주단으로 참여한다. 이후 증권사 등 대출금융 기관을 통해 차주가 희망하는 규모의 부동산 PF 대출 제안을 받는데, 노씨와 오씨는 그 규모를 결정할 위치에 있었던 것이다.

대출금리는 대출 당시의 기준금리 등을 반영해 비슷한 범위에서 결정되는 반면, 대출 취급 수수료는 차주의 신용도, 수행 사업의 위험성, 대출금 실행 난이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탄력적으로 결정된다.

이들은 이같은 수수료의 탄력적 특성 탓에 수수료 일부를 빼돌려도 대주단이 쉽게 눈치채기 어렵단 허점을 이용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특히 노씨는 투자증권사 담당자에게 "해당 대출이 취급될지 안될지 어려운 상황인데 (지정해 준 업체의) 컨설팅을 붙이면 대출 심의를 통과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컨설팅 용역 계약 체결을 종용하기도 했다.

또 증권 담당자에게 대출 수수료를 1.5%에서 0.5%로 낮추고, 원래 대주단이 받을 수 있었던 대출금의 1%인 5억원을 컨설팅 업체에 용역대금으로 지급하도록 요구하기도 했다.

이처럼 노씨와 오씨는 전·현 여신팀장으로서 대리금융기관 담당자에게 법인에 허위 용역대금을 지급해 달라고 요구하고, 박씨는 새마을금고 중앙회에서 퇴사해 범죄수익을 관리하는 등 상호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이같은 방식으로 지난 2021년 12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컨설팅 명목으로 39억6940만원의 허위 용역대금을 뜯어내는 데 공모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받은 허위 용역대금은 천안 백석 등 7곳 사업장에 대한 PF 대출 실행 당시 새마을금고 대주단이 받아야 했던 수수료로 드러났다.

구체적으로 노씨가 34억6340만원(6건), 오씨가 5억600만원(1건)의 용역대금을 요구해 대출 대주단 몰래 39억6940만원을 빼돌린 것으로 검찰은 보고있다.

이들은 범죄 수익으로 17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구입하고 람보르기니 차량의 계약금을 지불했다. 또 캠핑카를 구입하거나 일부는 골프비에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서현욱)는 지난 13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및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박씨와 노씨를 구속 기소한 바 있다. 오씨는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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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억 배임 혐의' 새마을금고 전·현직…투자 실패 만회 목적

기사등록 2023/04/26 18:22:02 최초수정 2023/04/26 20:4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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