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21.6시간 아픈 가족 돌보는 청년들…우울감 8배 더 높다

기사등록 2023/04/26 12:00:00

최종수정 2023/04/26 15:13:51

평균 46개월 가족돌봄…절반 이상 2년 넘어

복지·돌봄 이용 60% 미만…월 62.3만원 부담

[세종=뉴시스] 보건복지부가 26일 발표한 '2022년 가족돌봄청년 실태조사' 결과 이들은 일주일에 평균 21.6시간을, 주돌봄자의 경우 32.8시간을 돌봄에 쏟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복지부 제공) 2023.04.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보건복지부가 26일 발표한 '2022년 가족돌봄청년 실태조사' 결과 이들은 일주일에 평균 21.6시간을, 주돌봄자의 경우 32.8시간을 돌봄에 쏟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복지부 제공) 2023.04.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중증질환이나 장애 등을 앓는 가족을 돌보거나 생계를 책임지는 가족돌봄청년들이 일주일 평균 21.6시간을 돌봄에 쏟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를 준비할 시간이 다른 또래 청년에 비해 매주 약 하루가 부족한 셈이다.

삶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응답은 일반 청년보다 2배 이상, 우울감 유병률은 7~8배 높아 부담 경감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건복지부(복지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가족돌봄청년 실태조사' 결과를 26일 공개했다.

가족돌봄청년은 중증질환이나 장애, 정신질환 등으로 돌봄이 필요한 가족을 돌보거나 생계를 책임지는 13~34세 청년 및 청소년을 뜻한다. 정부는 가족돌봄청년에 대한 지원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처음으로 설문·심층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가족돌봄청년들은 일주일 평균 21.6시간을 가족돌봄에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희망돌봄시간(14.3시간)에 비해 1.5배 많은 수준이다. 일주일에 15시간 이상 돌봄을 담당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39%다. 가족 중 돌봄 대상 가족을 가장 많이 돌보는 주돌봄자의 경우 32.8시간을 돌봄에 할애했다.

응답한 청년들이 가족돌봄을 이어온 기간은 46.1개월, 약 3년 10개월이었다. 절반 이상은 2년 이상 돌봄을 제공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돌보는 가족은 할머니(39.1%)가 가장 많고 형제·자매(25.5%), 어머니(24.3%), 아버지(22.0%), 할아버지(22.0%) 순으로 나타났다. 돌봄대상자의 건강상태는 중증질환이 39.1%로 가장 많고 장애인(25.5%), 장기요양인정 등급(22%), 치매(21.7%) 순이었다.

가족돌봄청년들은 가사(68.6%), 함께 시간 보내기(63.7%), 병원 동행·약 챙기기(52.6%), 자기관리 돕기(39.1%), 이동 돕기(38.4%) 등을 수행한다고 응답했다. 가사활동에 부담을 느끼는 가족돌봄청년은 34.4%로 일반 청년에 비해 4배 이상이었다.

응답자 중 삶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응답한 사람은 22.2%로 일반 청년(10%)의 2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주돌봄자는 일반청년의 3배 이상(32.9%)으로 나타났다. 우울감 유병률은 약 61%로 일반청년(8.5%)의 7배 이상, 주돌봄자는 8배 이상(70.9%)로 나타났다.

가족돌봄청년들은 복지서비스 관련 정보를 주로 온라인 검색(42.6%), 지인(32.7%), 공공기관(29.9%), 복지·종교기관(25.7%), 학교(16.2%), 인쇄·홍보물·언론(9.4%) 등을 통해 접한다고 응답했다.

한 번이라도 복지 또는 돌봄서비스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각각 59%, 53%로 60%에 미치지 못했다. 세부적인 복지 서비스로는  의료비 지원(30.0%), 생계비 지원(27.4%), 주거비 지원(24.1%), 장학금 지원(23.3%), 문화·체육활동 지원(22.8%) 등이 있었다.

돌봄서비스의 경우 재가방문·시설이용 서비스 이용 비율이 41.6%로 가장 높았으며, 이동지원(18.8%), 식사지원(17.9%), 보조기기지원(16.8%), 가사지원(16.4%), 돌봄가족지원(15.2%) 순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9%는 돌봄서비스 비용 전부, 26%는 일부를 지출하며 월평균 62만3000원을 부담했다.

이들은 가장 필요한 복지서비스로는 '생계'(75.6%)를 꼽았다. 다음으로 ▲의료(74%) ▲휴식(71.4)% ▲문화·여가(69.9%) 순으로 응답했다. 주돌봄자의 경우 문화·여가(74.9%)보다는 심리 지원(76.8%)이 더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복지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해 가족돌봄청년 발굴을 강화하고, 상담·안내 및 맞춤형 사회서비스 지원으로 연계할 예정이다. 지자체에는 청년복지 업무 담당자를 지정해 가족돌봄청년이 복지제도에 대해 원스톱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올 상반기에는 돌봄, 심리·정서, 휴식 등의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맞춤형 사회서비스 지원사업을 추진한다.

최종균 복지부 인구정책실장은 "더 이상 가족에 대한 돌봄 부담으로 청년이 본인의 미래를 포기하는 상황에 놓이지 않도록 실태조사 결과를 반영해 체계적 지원방안을 마련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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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21.6시간 아픈 가족 돌보는 청년들…우울감 8배 더 높다

기사등록 2023/04/26 12:00:00 최초수정 2023/04/26 15: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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