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후 증가세…전국 6%p, 수도권 8%p ↑
"저출생·불황이 오히려 학원 수 증가 이끌어"
"학교·수능 모두 공교육만으로는 준비 불가"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코로나19 이후 경제위기가 지속되고 저출생으로 학생 수가 줄고 있지만 학원 수는 2년 만에 5350개나 급증하는 등 사교육 열기는 식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15일 교육부 홈페이지에 공개된 시도별 학원 등록현황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학원 수는 2020년 8만6023개에서 2022년 9만1373개로 2년 만에 5350개(6.2%)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지역별로 수도권 학원 수는 3320개(8.04%), 비수도권은 2030개(4.5%) 늘어 수도권 학원 증가세가 더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 특구'로 불리는 서울 강남·양천·노원구 학원 수도 4087개에서 4264개로 177개(4.3%) 늘었다.
사교육 지출도 증가세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은 26조원으로,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7년 이후 최고치를 다시 썼다. 1년 전 23조4000억원보다 2조5000억원(10.8%) 급증했다.
반면 한국교육개발원 통계에 따르면 초중고 학생 수는 527만 명으로, 10년 전 762만 명에서 145만 명(21.52%)이나 줄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경제불황은 지속 중이다. 갈수록 뜨거워지는 사교육 열기와 대조적이다.
하지만 저출생과 경제불황으로 되레 학원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자녀를 많아야 1명 낳는 요즘, 그 1명의 미래를 위해 투입하는 비용이 과거 서너 명씩 낳을 때보다 많을 수밖에 없다"며 "장기적으로는 학벌의 중요성이 과거보다 떨어졌을 수 있지만 주변에서 경쟁적으로 사교육을 시키는 모습을 보면 단기적으로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또 "학원에 대한 수요는 경제가 어려울 때 늘어나는 측면이 있다"며 "더 좋은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의식이 불황일수록 강해지기 때문에 다른 소비를 줄이더라도 사교육 지출을 늘리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코로나 시기 학원 수가 줄었다가 지금은 다시 증가하는 추세"라며 "경제가 어려워도 사교육 수요는 꾸준하고, 빈 사무실만 있으면 다른 자영업보다 적은 비용으로 비교적 쉽게 창업할 수 있는 업종이 학원"이라고 덧붙였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장은 "학교 평가도, 대학수학능력시험도 학교 교육, 교과서 공부만으로 충분한 대비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공교육만으로 충분하다는 신호를 줄 수 있는 정책들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 증가율을 소비자물가상승률 아래로 낮추겠다는 목표 아래 '사교육비 종합 대책'을 세워 올해 안에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