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하락폭 다소 완화…송파·동작구 반등
급매물 소진 이후 집값 방어 태세…집값 '밀당' 팽팽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급매물이 거의 다 나가고 나서 팔아도 그만, 안 팔아도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집주인들이 호가를 슬슬 올리고 있어요."
지난 14일 서울 동작구 흑석동 흑석한강푸르지오 단지 내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호가가 조금 올랐지만, 매수 대기자들이 집값이 더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어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급매물이 소진된 이후 집주인들이 호가를 조금씩 끌어올리며 버티기에 나서고 있다"며 "반면 매수 대기자들이 집값 하락을 기다리고 있어 실제 매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로 급매물이 대부분 소진된 가운데, 매수자와 매도자 간 가격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서울 아파트값 하락 폭이 다시 둔화했고, 일부 지역에선 집값이 상승했다. 특히 일부 단지에서 호가가 오르고, 정부의 규제 완화 영향으로 급증하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다소 주춤한 양상이다.
서울 아파트값 하락 폭이 다시 둔화됐다. 또 송파구와 동작구 아파트값은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둘째 주(10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1% 하락하면서 전주(-0.13%)보다 낙폭이 줄었다. 부동산 규제 완화로 지난 2월 첫째 주부터 7주 연속 하락 폭이 줄다가, 지난주(-0.13%)에 전주와 같은 하락률로 기록한 뒤 한 주 만에 낙폭이 축소된 것이다.
구별로 송파구 아파트값이 지난달 첫째 주 이후 5주 만에 상승(0.02%)했다. 동작구 아파트값도 급매물이 소진되며 0.01% 올랐다. 지난해 6월 첫째 주 이후 10개월 만의 반등이다. 나머지 23개 구는 아파트값은 하락했다. 동대문구(-0.28%)가 가장 많이 하락했고, 강서(-0.23%)·강북(-0.21%)·광진(-0.19%)·도봉(-0.19%)·서대문구(-0.18%)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일부 단지에서 상승 거래가 이어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동작구 흑석한강푸르지오(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일 1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2월 12억원대에 거래되다가 5000~1억원 가량 올랐다. 현재 호가는 14억원에서 14억5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또 지난달 14억9000만원에서 15억37000만원에 거래된 송파구 장미1차 아파트(전용면적 71㎡)는 이달 초 15억7000만원에 매매됐다.
거래량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 현재 3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626건으로 집계됐다. 아직 신고 기간(30일 이내)이 남았기 때문에 지난달 최종 거래량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규제 완화로 거래량이 한동한 가파르게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558건이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이후 매달 ▲731건 ▲835건 ▲1417건 ▲2460건으로 증가했다.
매매심리는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7주 연속 오르던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8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첫째 주(3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7.3으로 전주 77.4에 비해 0.1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2월 첫째 주 72.1을 기록한 뒤 2월 둘째 주부터 지난주까지 7주 연속 상승하다 8주 만에 하락 전환된 것이다.
매매수급지수는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100)보다 수치가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1.4로 전주 70.6보다 0.8p(포인트) 상승했다. 5개 권역 모두 상승했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이 포함된 동북권은 74.9에서 75.5로 올랐고,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가 속한 동남권은 72.9에서 73.2로 올랐다.
부동산시장에선 고금리 기조 여파에 부동산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에서 매수·매수자간 힘겨루기가 이어지면서 거래가 줄고, 부동산시장이 본격적인 조정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급매물 소진 이후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의 규제 완화로 급매물이 대부분 소준되면서 부동산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됐다"며 "기준금리가 동결됐으나, 고금리 기조가 여전하고, 시장을 회복할 만한 동력이 없다보니 침체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