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신속' 北 고체형 ICBM 발사, 킬체인 탐지·요격 무력화

기사등록 2023/04/14 10:56:22

최종수정 2023/04/14 10:59:54

北 '킬 체인' 겨냥 고체연료 미사일 장거리로 확대

태양절·한미정상회담 등 계기로 추가 도발 가능성

[서울=뉴시스] 북한은 13일 대출력 고체연료 다계단 발동기(다단계 엔진)를 사용한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 '화성포-18형'을 첫 시험발사했다고 노동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23.04.14
[서울=뉴시스] 북한은 13일 대출력 고체연료 다계단 발동기(다단계 엔진)를 사용한 신형 대륙간 탄도미사일 '화성포-18형'을 첫 시험발사했다고 노동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2023.04.14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북한이 13일 발사한 중거리급 이상의 탄도미사일은 고체연료를 사용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시험발사라고 밝혔다. 중장거리급에서 고체연료 기술을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체연료 미사일은 액체연료 미사일보다 은밀하고 신속하게 쏠 수 있어 한미 군 당국의 사전 징후 포착과 선제 타격 대응이 더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13일 새형(신형)의 대륙간탄도미싸일 '화성포-18'형 시험발사가 단행되였다"고 14일 보도했다.

이어 "시험발사는 대출력고체연료다계단발동기(엔진)들의 성능과 단분리기술, 각이한 기능성조종체계들의 믿음성을 확인하고 새로운 전략무기체계의 군사적효용성을 평가하는데 목적을 두었다"며 이번에 발사한 ICBM에 고체연료가 사용됐음을 분명히 했다.

또 사진을 공개하며 "1계단은 '표준 탄도비행방식'으로, 2, 3계단은 고각방식으로 설정하고 시간 지연 분리시동 방식으로 미사일의 최대 속도를 제한하면서 무기 체계의 계통별 기술적 특성들을 확증하는 방법으로 진행했다"며 3단 분리가 이뤄졌음을 밝혔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13일 오전 7시 23분께 평양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중거리급 이상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히며 고체연료를 사용한 ICBM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고체연료 엔진은 사전에 장착해둘 수 있어 신속 발사의 장점이 있고 이동식발사대에 탑재할 경우 은닉하기도 쉬워 액체연료 엔진 미사일에 비해 발사 징후 등을 사전에 포착하기가 어렵다.

액체 추진 미사일은 연료를 넣는 데만 6~8시간이 걸리는데 고체연료는 배터리처럼 끼워놓으면 바로 쏠 수 있다. 그만큼 우리 군 당국의 대응 시간이 줄어드는 것으로 한국형 3축 체계 중 발사 전 선제타격 개념인 '킬 체인'에 치명적이다.

북한은 2017년부터 고체연료 미사일 개발에 집중했다. 이번에 처음 발사한 고체연료 ICBM은 김정은 위원장이 2021년 1월 조선노동당 제8차 당대회에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의 '5대 과업' 중 하나로 제시한 무기체계다.

북한은 그간 KN-23 등 사거리 1000㎞ 이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사거리 1000~3000㎞인 준중거리(MRBM)급 북극성 계열 미사일에 고체연료 기술을 적용했는데 이번에 '화성-18형'을 시험발사하며 장거리 고체연료 미사일 개발에 상당한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고체연료 ICBM 관련 북한은 지난해 12월15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ICBM급 엔진으로 평가받는 추진력 140tf(톤포스)의 대출력 고체연료발동기(엔진)의 첫 지상분출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고, 지난 2월 건군절 열병식에서 고체연료 ICBM으로 추정되는 신형 무기를 공개했다.

이번 발사체는 북한의 개발 시나리오대로 지난해 시험한 140tf의 대출력 엔진을 장착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북한은 성공했다고 주장하지만 고체연료 엔진을 미사일에 붙여서 실전에 배치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이 완성됐는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실전화뿐 아니라 정상각도 발사를 전제로 사거리가 5500㎞ 이상이 돼야 ICBM으로 분류하는데 이번 미사일은 그보다 사거리가 짧은 것으로 파악돼 고체연료 ICBM 기술이 완성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고체연료 ICBM은 사거리가 5000㎞대로 ICBM에는 조금 못 미치는 3000~5500㎞의 중거리(IRBM)급"이라며 "성능 고도화를 위해 향후 추가 실험에 나설 것이다"고 내다봤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초기 첫 실험 목적에 맞게 단 분리, 각단에 대한 조종 등 기본적 사항 확인에 주력하고 의도적으로 고도와 추력을 조정했다"며 "연속적인 추가 실험 통해 시간 지연 없이 정상적으로 추진해 고각 발사 형식으로 다른 부분을 확인·점검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2월8일 건군절 열병식 때 고체연료형 ICBM 추정 발사체 4기를 등장시킨 바 있어 최소 향후 3기의 추가 실험이 연속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며 "김일성 주석 생일인 태양절(15일)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일(25일) 한미정상회담 등에 맞춰 군 정찰위성이나 고체연료형 ICBM 추가 발사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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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신속' 北 고체형 ICBM 발사, 킬체인 탐지·요격 무력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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