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단체 "학폭 처벌 강화로 소송 늘 것…담당교사 보호해야"

기사등록 2023/04/12 17:14:59

최종수정 2023/04/12 18:26:55

교원 3단체, 정부 '학폭 근절대책' 입장표명

"처벌 불복 늘면 학교 민원·소송에 위축돼"

교총 "처벌은 수단, 목표는 관계회복이어야"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학교폭력대책위원회 위원장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학교폭력대책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3.04.12.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학교폭력대책위원회 위원장인 한덕수 국무총리가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학교폭력대책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3.04.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정순신 변호사 자녀의 학교폭력 사건을 계기로 정부가 가해 학생 조치 기록을 연장하는 등 '엄벌주의'를 학교폭력 근절대책으로 내세운 가운데, 처벌 강화로 법적 시비에 휘말릴 교사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2일 오후 5시 정부서울청사에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출석정지(6호), 학급교체(7호), 전학(8호) 등 중대조치의 학교생활기록부 기록 기간을 졸업 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고, 현 고등학교 1학년이 치르는 2026학년도 대입부터 학교폭력 조치사항을 모든 전형에 의무 반영토록 했다. 학교장 권한을 강화해 학교장이 필요하다고 판단되거나 피해 학생의 요청이 있을 경우 가해 학생의 학급을 교체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했다.

이날 발표된 대책을 직접 현장에서 적용해야 하는 교사들은 우려를 표했다. 가해 학생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면 이에 불복하는 저항도 덩달아 강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처벌 강화는 필요하다"면서도 "학교를 보호하는 촘촘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교총은 "학교폭력 처분이 학생부에 남고 입시에 영향을 미치면서 교원들의 학폭 지도·처리에 불만을 제기하며 사소한 흠결을 문제 삼아 악성 민원과 소송을 제기하는 일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이런 현장의 고충을 제대로 보호, 해소해주지 않는다면 교원들은 위축될 수밖에 없고, 학교는 정작 중요한 치유와 화해 등 교육적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고 밝혔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은 "이번 대책에서 학교의 책임만을 강화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며 "교사의 업무과중, 민원 증가 등으로 정상적인 교육활동에 상당한 장애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지금까지 누적된 대책으로 인해 만들어진 법적 절차가 의무사항으로 자리 잡은 후 교사들은 더 어려워졌다"며 "담당 교사들은 그 절차와 조건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든지 법적 시비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처벌과 분리는 가·피해 학생 간 갈등을 키우기 때문에 화해·조정 등 교육적 해결을 지향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교총은 "처벌은 수단이고 목표는 관계 회복이어야 한다"며 "피해학생 보호, 가·피해 학생 교육·상담·치유·회복 강화 방안이 실질적으로 가동되도록 행·재정 지원을 획기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교조는 "과도한 처벌은 피해 사실의 인지, 반성, 사과, 피해자와의 관계 회복에 대한 노력을 자극하기보다 회피 전략을 부추길 뿐"이라며 "관계회복을 위한 학교의 노력이 어떤 형·사법적 절차보다 우선될 수 있도록 '지원대책'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교사노조는 "'학생부 4년 보관'이 학교폭력 가해학생이 반성하는데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의문"이라며 "가해학생이 스스로 잘못을 반성할 수 있도록 제도화된 시스템과 교육기관이 신설되어 이를 통해 재발 방지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교원단체 "학폭 처벌 강화로 소송 늘 것…담당교사 보호해야"

기사등록 2023/04/12 17:14:59 최초수정 2023/04/12 18:26:55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