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이후 7거래일 연속 상승세
닷새 연속 상한가…주가 4배 이상 껑충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11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이상 과열 양상을 나타냈던 한국ANKOR유전이 또다시 급등세를 연출하고 있다. 사실상 빈껍데기 종목을 놓고 투기적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ANKOR유전은 지난달 30일 12% 넘게 상승한 것을 시작으로 전날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지난 3일 이후로는 4연속 상한가 흐름이 이어졌다. 이날에도 장 초반 상한가를 기록하며 닷새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치솟고 있다. 이 기간 주가는 147원에서 629원까지 뛰었다. 상승률은 327.89%에 달한다.
한국ANKOR유전은 투자자들의 돈을 모아 유전에 투자하는 유전펀드다. 지난해 12월14일부터 올해 1월2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특별한 이유없이 주가가 폭등해 우려를 낳았던 종목이다.
상한가 행진은 당시 주식을 매수해도 분배금을 받지 못하는 분배락일부터 시작됐다. 분배락에 따라 지난해 12월13일 1675원이던 주가가 이튿날 20원대로 하락하면서 주가에 불이 붙었다.
실제 12월13일 한국ANKOR유전의 종가는 1675원으로, 1670원의 분배금을 감안하면 5원이 적정한 주가였다. 하지만 이튿날 시가 22원에 출발해 상한가를 기록하며 28원으로 치솟았고, 총 11번의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올해 1월2일에는 361원까지 폭등했다. 주가가 72배 넘게 뛴 셈이다.
이후 한동안 잠잠하던 주가는 지난달 6~8일 사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이후 하한가를 찍는 등 높은 변동성을 나타냈다. 이를 두고 일부 세력이 시세 조종에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문제는 현재 한국ANKOR유전이 사실상 껍데기만 남은 상태라는 점이다. 한국ANKOR유전은 지난해 펀드 자산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국 멕시코만 앵커(ANKOR) 유전 광업권을 매각했다. 지난 2월 공시된 영업보고서를 봐도 한국ANKOR유전의 보유 자산은 111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현재 시가총액(440억원)의 4분의 1 수준이다.
여기에 한국ANKOR유전의 지분을 들고 있던 건설공제조합 또한 지난 1월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공제조합은 지난 1월4일 10만주 매도를 시작으로 같은달 30일까지 총 14차례에 걸쳐 984만주를 처분했다. 처분 단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말 한국ANKOR유전의 주가가 급등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수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기관 투자자가 떠난 자리는 개인 투자자가 채웠다. 개인은 지난 1월 한달 간 단 3거래일을 제외하고 모두 한국ANKOR유전을 순매수했다. 현재는 매수세가 다소 잦아든 모습이지만, 최근 한국ANKOR유전의 매수 창구 상위에는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이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시가총액 회전율(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 비율) 또한 100%를 웃돌고 있다. 고수익을 노린 일부 개인 투자자들의 투기성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전날 한국ANKOR유전을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하고 주가가 추가 상승할 경우 매매거래가 정지될 수 있다며 투자의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이날 한국ANKOR유전이 상한가로 거래를 마치게 되면 오는 10일 매매가 하루 동안 정지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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