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이 고문 직접 뮤지엄 산 설계해달라 주문"
"이 산골에 누가 오겠어 했는데..."매년 20만명 관람
김건희 여사가 도쿄서 만난 세계적 건축가...노출 콘크리트 특징
뮤지엄 산 10주년 기념 '안도 타다오-청춘'전 개막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이인희 고문은 대단했다. 그분은 의욕과 열정의 표상이었다."
'노출 콘크리트 건축물의 대가' 안도 타다오(82)가 "이인희 고문의 예측이 맞았다"며 "이제는 연 20만 명이 오는 뮤지엄 산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17일 윤 대통령과 일본을 방문한 김건희 여사가 도쿄 한 식당에서 만나 더욱 주목 받은 세계적인 건축가다.
"20년 쯤 전 이 고문이 찾아와 미술관을 지어달라고 했는데 시큰둥 했어요. 후보지는 강원도 원주의 산등성이였고, '서울에서도 두시간 걸리는 이 산골에 누가 오겠어'라고 생각했죠."
31일 뮤지엄 산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난 안도 타다오는 "당시 이 고문이 '아시아에, 아니 세계에 없는 미술관을 만들 것이다. 그러면 사람들이 오지 않겠느냐'라고 했는데 그 말이 맞았다"면서 "그래서 나는 여성들은 용감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솔그룹 故이인희(1929~2019)고문은 이건희 회장의 누이이자 삼성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의 장녀다. 국내 미술시장에서 '국내 1호 아트 컬렉터'라 불릴 정도로 문화 예술에 대한 조예가 깊었다. 이 고문이 1995년 문화 예술계 후원을 위해 사재 40여억원을 출연해 한솔문화재단을 세웠다. 이 전 고문은 부친이 고미술 수집을 하자, 자신은 그 뒤를 이어 근대 미술에 관심을 가졌다. 소품부터 대작까지 맥락 있게 작품을 모았고, 30년 이상 수집해온 미술 컬렉션을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뮤지엄 산은 이인희 고문의 필생의 역작으로, 생전 휠체어를 타고 자주 방문, 관람객들을 보며 행복한 모습을 지었다는 후문이 있다.
'노출 콘크리트 건축물의 대가' 안도 타다오(82)가 "이인희 고문의 예측이 맞았다"며 "이제는 연 20만 명이 오는 뮤지엄 산은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 17일 윤 대통령과 일본을 방문한 김건희 여사가 도쿄 한 식당에서 만나 더욱 주목 받은 세계적인 건축가다.
"20년 쯤 전 이 고문이 찾아와 미술관을 지어달라고 했는데 시큰둥 했어요. 후보지는 강원도 원주의 산등성이였고, '서울에서도 두시간 걸리는 이 산골에 누가 오겠어'라고 생각했죠."
31일 뮤지엄 산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난 안도 타다오는 "당시 이 고문이 '아시아에, 아니 세계에 없는 미술관을 만들 것이다. 그러면 사람들이 오지 않겠느냐'라고 했는데 그 말이 맞았다"면서 "그래서 나는 여성들은 용감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솔그룹 故이인희(1929~2019)고문은 이건희 회장의 누이이자 삼성 창업주인 이병철 회장의 장녀다. 국내 미술시장에서 '국내 1호 아트 컬렉터'라 불릴 정도로 문화 예술에 대한 조예가 깊었다. 이 고문이 1995년 문화 예술계 후원을 위해 사재 40여억원을 출연해 한솔문화재단을 세웠다. 이 전 고문은 부친이 고미술 수집을 하자, 자신은 그 뒤를 이어 근대 미술에 관심을 가졌다. 소품부터 대작까지 맥락 있게 작품을 모았고, 30년 이상 수집해온 미술 컬렉션을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뮤지엄 산은 이인희 고문의 필생의 역작으로, 생전 휠체어를 타고 자주 방문, 관람객들을 보며 행복한 모습을 지었다는 후문이 있다.
2013년 5월 개관한 뮤지엄 산은 해발 275m, 전체면적 약 2만2000평 규모의 산자락에 위치했다. 강원도 원주 한솔 오크밸리에 둥지를 튼 뮤지엄 '산'은 일본 유명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지어 더 유명세를 탔다. 자연석을 쪼아 쌓아올린 건물 외관은 길이만 700m로 안도 다다오의 건축 중 가장 큰 건축이다.
건축물 자체가 자연과 어우러져 하나의 예술품으로 보이는 뮤지엄 '산'은 2015년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됐다. 안도 타다오의 건축물과 함께 빛과 공간의 예술가 ‘제임스 터렐’의 아시아 최대 규모의 작품이 있어 세계에서도 찾아오는 미술관이다. 그 자체만으로 '힐링'이 되는 미술관은 개관 5주년 기념으로 안도가 설계한 '명상관'도 오픈했다.
개관 10주년을 맞아 뮤지엄 산이 오는 4월1일부터 안도 타다오의 국내 최초로 대규모 개인전을 개최한다. '안도 타다오-청춘'을 전시 타이틀로 그의 반세기의 도전적인 건축세계를 대표하는 250여 점을 소개한다.
안도 타다오는 "삶의 하루 하루가 건축에 대한 도전"이라며 전시 타이틀에 '청춘'을 집어넣은 이유라고 했다. "내가 설계한 이 미술관(뮤지엄 산)을 찾아 청춘을 느끼길 바란다"며 자신감을 에둘러 표현했다.
안도 타다오는 물과 빛, 유리와 노출 콘크리트를 사용하고 바람, 나무, 하늘 등 자연과 긴밀하게 결합한 건축으로 세계 건축계에 큰 충격을 선사했다. ‘청춘’은 안도 타다오의 건축에 대한 ‘끝없는 도전’이자 매일매일 더 나은 설계를 한다는 스스로의 신념, 그리고 인생을 대하는 그의 ‘도전 의식’을 함축한다.
세계적인 건축가지만 그의 인생은 '절망'의 연속이었다. 대학교도, 전문학교도 나오지 않았다. 폐암에 걸려 십이지장과 췌장 등 장기 5개도 적출했다. 안도 타다오는 "그래도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살고 있다"면서 "학력도 없고 장기를 다섯 개나 적출했지만 희망을 끝까지 갖고 살아가면서 절망 속에 사는 사람들에게 하나의 본보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술관 입구에 자신이 만든 '푸른 사과'가 있는데 그걸 한번씩 만질 수록 1년은 더 오래 산다"면서 "계속해서 마음속에 무언가를 간직하면 그것은 실현된다. 그러려면 여러분도 오래 사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는 도쿄 파리 밀라노 상하이 베이징 대만에 이은 7번째 국제 순회전이다. 1969년부터 1990년대 중반에 이르는 안도의 전반기 건축 작품부터 30년 동안 걸쳐 완성한 나오시마 프로젝트, 1990년대 중반 이후 세계 공공 장소에서의 건축 작품들과 2020년 준공한 'Bourse de Commerce' 리노베이션 프로젝트에 이르기까지 안도 타다오의 건축세계를 대표하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뮤지엄 산은 “이번 전시는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공간에서 열리는 최초의 전시"라며 ”단순히 건축가 한 명의 정제된 아카이브 전시가 아니라 건축이 미술사와 미학으로 넘어오는 지점을 살피는 의미 있는 전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4월부터 7월까지 전문가 강연 및 전시연계 이벤트와 행사가 이어진다. 전시는 7월30일까지.
한편, 뮤지엄 산(SAN)은 공간(Space) – 예술(Art) – 자연(Nature)을 결합하여 만든 이름으로, 대자연속에 자리한 문화공간에서 예술의 향유를 통한 ‘힐링’을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