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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마이너스 끊어야"…연말 이어지면 410억불 적자

기사등록 2023/03/28 15:41:06

최종수정 2023/03/28 16:50:55

한국무역협회, 최근 수출 부진 관련 현안 브리핑

적자 늪에 빠진 반도체, 전체 수출액 70% 끌어내려

2016년 처음으로 반도체 비중 15% 미만으로 하락

생산성 높이고 노동 유연화 등 통해 수출 개선시켜야

[서울=뉴시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이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무역협회에서 열린 '무역현안 관련 제2차 언론 간담회'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무역협회 제공) 2023.03.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정만기 한국무역협회 부회장이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무역협회에서 열린 '무역현안 관련 제2차 언론 간담회'에서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무역협회 제공) 2023.03.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올해 연말까지 수출 부진이 지속될 경우 무역수지 적자가 최대 410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28일 서울 강남구 트레이드타워에서 '최근 수출 부진 요인 진단과 대응 방향'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무협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20일까지 수출 규모는 1274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3.4% 감소했다. 무역적자 규모는 241억달러로 이미 지난해 연간 무역적자(478억달러)의 절반을 넘었다.

교역액 대비 무역적자 비중은 8.4%로 40년만에 최대치다. 2차 석유 파동을 겪었던 1978년(8.2%)나 IMF 외환위기 직전이었던 1996년(7.4%)보다 교역액 대비 무역적자 비중이 더 큰 상황이다.

무협은 수출 부진이 올해 연말까지 지속될 경우 올 1분기 수출은 12.6%, 2분기 11.9%, 3분기 10.%로 감소하다가 4분기에 들어 0.5% 소폭 증가할 것으로 봤다. 연간 수출액은 전년보다 8.7% 감소한 6240억달러, 수입액은 9.1% 감소한 6650억달러로 예측됐다.

수출 버팀목으로 꼽히는 반도체 부진도 점점 길어지고 있다. 무협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달 20일까지 누적 수출액 중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12.8%에 그쳤다. 반도체 수출 비중이 15% 미만으로 하락하는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지난 2월 11.9%로 최저치를 기록한 후 3월 14.0%로 소폭 반등했다.

특히 반도체의 1~2월 수출 감소 기여율은 70.3%에 달해 전체 수출 품목 중 가장 높았다. 수출 단가는 지난해 4월부터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고, 물량 역시 올해 1월부터 하락세로 전환했다. 수출물량은 1월 중 19.3% 급락하면서 물량과 단가과 동시 하락세를 보였다.

반도체 상위 5대 수출국에 대한 수출액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증가율은 미국 (69.1%), 홍콩은 (59.2%), 대만 (45.9%), 베트남 (35.8%), 중국 (39.7%) 순으로 나타났다. 대중 반도체 수출의 경우 메모리 반도체는 지난해 8월, 시스템 반도체는 11월부터 감소세가 이어져 전체 대중 무역수지 악화 원인으로 작용했다.

[서울=뉴시스] 14일 관세청에 따르면 3월 1~10일 수출은 158억 달러, 수입 208억 달러로 무역수지는 49억9500만 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올해 연간 수출 누계는 1123억 달러, 수입은 1351억 달러로 무역수지 227억7500만 달러 적자를 기록 중이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14일 관세청에 따르면 3월 1~10일 수출은 158억 달러, 수입 208억 달러로 무역수지는 49억9500만 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올해 연간 수출 누계는 1123억 달러, 수입은 1351억 달러로 무역수지 227억7500만 달러 적자를 기록 중이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한국 노동생산성 일본·미국보다 현저히 낮아

무협은 또 수출 부진의 또다른 요인으로 기업 규제 확대, 노동 유연성 악화 등을 꼽았다. 무협에 따르면 한국의 세계 수출시장점유율은 2017년(3.23%) 이후 하락하며 지난해 1분기와 3분기에 각각 2.9%, 2.79%를 기록했다. 이는 2009년 1분기 2.75% 이후 12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수출시장 점유율이 0.1%p 하락할 때마다 추가 고용 여력은 약 14만명 정도 감소하는 등 국내 일자리에도 악영화를 미친다는 게 무협 분석이다. 정만기 부회장은 "2018년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근로시간을 줄여놨으면 노동 융통성을 높여야 하는데 그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이를 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협은 수출 부진의 흐름을 끊기 위해선 노동 유연화를 통한 생산성 제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0년 기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주요국 중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41.8로 일본(48.0)의 1.1배, 미국(73.4)의 1.75배 낮다. 정 부회장은 "생산성을 지금보다 높이고 실질근로시간을 고려해 융통성을 높이는 유연성을 확보해야한다"고 말했다.

무협은 다만 최근 일본 정부가 반도체 핵심 소재 3대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를 해제한 것은 호재라고 밝혔다. 일본은 2019년 7월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반발해 반도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를 실시하고 한국을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한 바 있다.

[도쿄=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일 확대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3.03.16. photo1006@newsis.com
[도쿄=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6일 도쿄 총리 관저에서 열린 한일 확대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3.03.16. [email protected]

日수출규제 해제는 호재…양국 교역 활성화 기대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불화수속와 불화폴리이미드의 대일 수입은 큰 폭 감소하고 대체 수입이 늘었다. 특히 포토레지스트의 경우 벨기에 수입으로 전환했는데 그 내면을 보면 국내 기업들이 기존 일본 거래소의 벨기에 소재 합작법인을 통해 우회적으로 조달한 것이다.

불화수소는 대일 수입 비중이 지난해까지 7.7%까지 감소한 반면 대중 수입은 80.1%까지 늘어났다. 수출규제 이전까지 국내 기업들은 선단공정용 초고순도 불화수소의 경우 일본 제품을 사용했으나 규제 이후에는 중국, 대만산을 사용했다. 이 때문에 중국과 대만은 불화수소 수출 점유율을 늘리면서 반사이익을 누렸다.

정만기 부회장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는 과거 수입선 다변화 정책과 같이 인위적으로 경쟁을 제한하고 시장을 왜곡시켜 경젱의 효율성을 저해했다"며 "그간 한일교역은 양국의 경제 규모, 지리적 접근성 등에도 불구하고 경제외적인 요인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부진한 상태가 지속됐다"고 했다.

이어 "이번 한일정상회담을 계기로 교역과 경제협력이 정상화되어야 인접국에서 기대되는 우리의 경제적 이익을 최대한 향유할 수 있을 전망"이라며 "특히 일본의 수출규제 해제를 계기로 해당 소재와 부품 뿐만 아니라 K-콘텐츠, 소비재 등 양국간 교역이 활성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무협은 또 한일정상회담을 계기로 앙국 민간 차원의 경제협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17일 개최된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서 양국 경제계는 ▲양국간 교육 및 투자 확대 ▲제3국 공동진출 ▲디지털·그린 등 신산업 협력 강화 ▲지원 무기화 등에 대한 공동 대응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그러나 일본 제품 대비 경쟁력이 부족한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에 대해선 지속적인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 부회장은 "경제안보 및 반도체 생태계 육성 차원에서 소부장의 경쟁력 강화와 국산화를 위한 노력은 계속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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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마이너스 끊어야"…연말 이어지면 410억불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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