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재판에 유동규 이어 증인으로 출석
"유동규, 윤건영 만났다 해…李도 배석"
"BH, 사람이 중요…대선에 역할 있다고 해"
1억원 건너간 당시도 구체적으로 진술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전 전략사업실장을 맡았던 정민용 변호사가 지난 대선 당시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으로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윤건영 의원이 동석한 자리에서 차기 정부 인선을 논의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정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측으로 돈이 전달됐다고 의심되는 2021년 4월 무렵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진술을 내놨다.
정 변호사는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김 전 부원장의 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재판부는 지난 기일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증인신문에 이어 이날은 정 변호사에 대한 증인신문을 이어갔다. 정 변호사는 지난 2021년 4월 하순 무렵 유 전 본부장이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김 전 부원장에게 1억원을 전달했던 당시 현장에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정 변호사는 검찰 주신문에서 '유동규로부터 윤건영·박관천(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실 행정관)을 만났다는 이야기를 들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유 전 본부장이) 윤 의원을 만나고 와서 BH(청와대) 경험에 의하면 사람을 뽑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고 이에 대해 얘기했다고 제게 말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차기 정권 청와대 인선을 위한 사전 작업을 윤건영과 이야기했다고 증인에게 말한 것인가'라고 묻자 "그것까진 모르겠지만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배석하고 있었다(고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선 관련이라 배석 이후 VIP(대통령)가 되면 청와대에서는 이런 것(인선)을 신경써야 한다(고 했다)"고 답했다. 정 변호사는 '유동규가 대선에서 본인의 역할이 있고 정진상 또는 김용이 '너는 인천공항공사 사장에 가야한다'고 말했다는데 사실인가'라는 질문에 "국정원 관련 이야기는 본인이 계속 했고, 대선에서 역할(이야기)은 제 생각"이라고 했다.
정 변호사의 진술은 지난해 보도된 유 전 본부장이 대선 과정에서 이 대표에게 윤 의원을 소개시켰고, 당선에 대비해 인재를 물색하는 등 역할을 했다는 내용과 일치한다. 당시 보도 직후 윤 의원 측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 대선 예비후보를 만난 것이 뉴스거리가 되는지 모르겠다"며 반박한 바 있다.
특히 정 변호사는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김 전 부원장에게 건너간 자금의 용도가 경선 목적으로 알고 있었다는 진술을 거듭했다.
김 전 부원장이 2021년 2월 무렵 유 전 본부장에게 대선 경선 자금을 요구한 부분과 관련해 "2월이라고 유동규가 말했는데 그보다 전에 경선 자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김용 의원이 필요로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또 검찰이 '유동규가 김용과 전화 후 경선에 이기려면 직능단체를 관리해야 하고, 거기서 경선에 이기는 표가 나온다며 조직부장으로서 선거 자금 20억원이 필요하다고 했다는 게 사실인가'라고 묻자 "그렇다"고 수긍했다.
또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유 전 본부장이 김 전 부원장에게 1억원을 건넸다고 추정되는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당시) 유동규가 직접 문을 열어주고 김용과 고문실로 이동해 5~10분 있다가 나간 것으로 기억한다"며 "저는 (밖이 보이는) 흡연실에 있었는데 제가 앉아있던 모습을 (김 전 부원장이) 보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대표 최측근인 김 전 부원장이 민주당 예비경선이 진행되던 2021년 4~8월, 4차례에 걸쳐 남욱 변호사로부터 8억4700만원을 수수했고, 이를 위해 유 전 본부장, 정 변호사와 공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일부 금액은 유 전 본부장 등이 가로채 실제 건너간 돈은 약 6억원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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