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장, 여야에 "양곡법 합의했으면"
여당 "의무매입 있는 한 받기 어렵다"
야당 "저희 계속 양보…여, '거부권'만"
"23일 본회의에서 처리…시점은 불변"
[서울=뉴시스] 김승민 홍연우 한은진 기자 = 여야 원내지도부가 20일 만나 양곡관리법 등 쟁점 법안 막판 논의에 들어갔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양당의 양곡관리법 합의안 도출을 주문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의무매입이 있는 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종전 입장을 유지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만 오매불망 기다리며 중재나 타협을 전혀 구상하지 않는 정부여당"이라맞섰다. 양곡법에 대한 여야 견해차로 23일 본회의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해외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김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의장실로 여야 원내대표를 부른 자리에서 지난주 타결된 선거제도 개편안 전원위원회 회부와 'K-칩스법' 등을 언급하고 "제가 없는 동안 합의해줘서 감사하다"고 양당에 인사했다.
김 의장은 그러면서 "어려운 정치 현안이 많은 국회지만, 그래도 경제문제 민생문제를 위해서는 협의할 수 있다고 해서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며 "내친 김에 양곡관리법도 오늘 좀 타결해서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으면 좋겠다"고 합의 처리를 촉구했다.
이에 양당은 쟁점 법안에 대해 상대 당의 양보와 협조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추가 협의를 통한 합의를, 더불어민주당은 3월 국회 동안 정부여당의 입장 진전이 없었다며 23일 본회의 통과를 강조했다. 앞서 김 의장은 지난달 27일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직회부한 양곡관리법 개정안 표결을 직권으로 연기했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본회의 회부 여부가 문제되고 있는 양곡관리법이나 의료 관계법률도 잘 해결돼서 합의로 처리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열심히 머리를 좀 맞대보면 좋겠다"며 "민주주의는 관용과 자제로써 성공한다는 말을 참 새겨듣고 있다. 민주당에서 좀 더 저희 말씀에 귀를 기울여달라"고 말했다.
이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월27일 본회의에서 의장께서 저희들 시각에서 보기엔 정말 무리하게 그 날 처리를 자제시켰다고 보고 있다"며 "오는 23일 본회의에서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공언한만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못박았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김 의장이 첫번째로 낸 중재안과 그 다음에 낸 중재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여당이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의장께서 새로운 중재안으로 풀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다"며 "23일에 반드시 처리를 해야 한다"고 23일 본회의에 양곡관리법을 상정할 것을 촉구했다.
양당은 약 1시간의 비공개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입장을 그대로 유지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양곡관리법에 관해 의장께서는 양당이 좀 더 의견을 좁혀 합의 처리되게 해달라고 요청했고, 민주당은 기존 약속에 따라 다음 본회의에서 처리해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저희는 다시 합의할 여지가 있는지 챙겨보겠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다만 의무 매입이 있는 한 저희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 변함 없다는 정도의 입장 개진이 있었다"며 당 입장에는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의장께서 이미 23일 본회의(3월국회 첫 본회의)에서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공언했다. 처리 시점은 불변"이라고 못박은 뒤 "저희가 초과생산량 3~5%, 가격 하락폭 5~8%에 더해 쌀 재배면적이 늘어날 경우 의무매입을 적용하지 않는다는 것까지 포함해 대폭 의장 의견을 수용했는데, 저희는 계속 양보하고 여당은 여전히 거부권만 믿고 가겠다고 하면 대화가 되겠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대통령 거부권에 목매달고 있는 정부와 여당"이라며 "여러 가지로 봤을 때 대통령 거부권 행사만 오매불망 기다리며 자신들이 주도하는 중재안이나 타협을 전혀 구상하지 않는 정부여당으로 보여질 뿐"이라고 날을 세웠다.
한편 여야와 김 의장은 선거제도 개편안 중 국회의원 정수 확대 가정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 국민의힘은 22일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난 17일 소위를 통과한 결의안을 의원 정수 유지로 수정하는 내용을 논의했다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회의 모두발언에서는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국회의원 정수 확대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에 반대한다며 전원위원회 구성을 재고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박 원내대표는 "여야가 지금 당의 분명한 하나의 입장이 정리돼 있지 않기 때문에 (정수 확대가 포함된) 국회의장 자문기구 안은 절차상 필요하기 때문에 놓고, 전원위에서 논의를 열어놓고 하자는 양당 의원총회 동의로 그랬던 것"이라고 정수 확대가 논의 전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주 원내대표는 비공개 회동 뒤 "정개특위 소위에서 의결된 문제를 어떻게 전체회의에서 수정할 건지 논의가 있었다"며 "전원위원회는 열리는 쪽으로 가야 하고, 정수를 늘리는 쪽으로 주자한다고 되는 것도 아니라 굳이 그렇게 해서(결의안을 유지해서) 전원위를 안 열리게 할 이유가 있나"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아직 공식적 당 입장을 정할 때가 아니라고 본다. 향후 전원위에서 논의하면서 어느 정도 모아질 가능성이 있을 때 당 입장을 정하는 게 순리"라면서도 개인 의견을 전제로 "50명이나 증원하는 건 수용할 수 없다. 이걸 다수 의원들이 동의하겠나"라고 선을 그었다.
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본인들이 대일 굴욕외교로 국민 비판과 성난 민심에 맞닥뜨리니 그걸 회피할 용도로 의원 정수 문제를 들고 나오는 게 정치 상식을 가진 분들의 타당한 태도인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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