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화성-17형' 지구사진 공개…"신뢰성 검증" 과시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북한이 16일 발사한 장거리 탄도미사일은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이라고 밝히며 실전 능력을 갖췄음을 과시하고 나섰다.

이번 훈련은 ICBM의 '가동성과 신뢰성'을 확인하는데 목적을 두었다고 언급해 ICBM 정상 각도 발사나 정찰위성 등 고강도 도발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은 17일 "미국과 남조선 괴뢰역도들의 도발적이며 침략적인 대규모 전쟁연습소동으로 하여 조선반도 지역에 가장 불안정한 안전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엄중한 형세 하에서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3월 16일 대륙간탄도미싸일 '화성포-17형' 발사 훈련을 단행하도록 하였다"고 보도했다. 이번 발사 훈련이 한미 연합연습에 대한 대응 차원임을 분명히 한 셈이다.

통신에 따르면 전날 평양국제비행장에서 발사된 화성-17형은 최대 정점 고도 6045㎞까지 상승하며 거리 1000㎞를 4151초(1시간9분11초)간 비행해 동해 공해상 목표 수역에 탄착됐다. 우리 군이 파악한 것과 거의 유사하다.

통신은 "발사훈련은 주변국가들의 안전에 그 어떤 부정적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며 "발사훈련을 통하여 대륙간탄도미싸일부대의 임전태세와 공화국 전략 무력의 비상한 전투성이 확인되고 신뢰성이 엄격히 검증되였다"고 주장했다.

북한 매체는 이와 함께 ICBM에서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선명한 지구 사진까지 공개했다. 이는 탄두부에 계측장비 이외의 카메라를 장착해 촬영사진을 실시간 전송한 것으로 추정된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북한은 이번 ICBM 발사를 활용해 4월에 예고한 정찰위성 발사에 요구되는 여러 가지 데이터나 기구장치 등을 시험했을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은 이번에 화성포-17형 ICBM에서 찍은 지구 사진도 공개함으로써 이 ICBM으로 그들이 원하는 목표를 정확히 타격할 수 있다는 점을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이 이번에 화성포-17형 ICBM의 신뢰성을 확인했다면 앞으로 정상각도로 ICBM을 발사하는 방향으로까지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화성-17형은 크기가 세계 최대급이고 다탄두를 장착할 수 있어 '괴물 ICBM'으로 불린다. 북한이 화성-17형 발사에 사실상 성공한 것은 작년 11월에 이어 두 번째다.

북한은 이번에 '화성-17형' 발사 성격을 시험 발사가 아닌 '훈련'으로 처음 지칭했다. 또 'ICBM 부대의 임전 태세', '경상적인 가동성' 등을 언급해 화성-17형이 전력화 단계에 진입한 것처럼 주장했다.

그러나 화성-17형은 정상 각도(30∼45도)로 비행해본 적도 없을 정도로 성능 입증을 시작한 수준으로 실전 배치 단계는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견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화성-17형' 발사 성격을 '훈련'으로 명시한 것은 실전화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발사 목적으로 언급한 '기동적이며 경상적인 가동성과 신뢰성'은 발사 준비의 신속성 확보를 통한 운용성 제고을 강조하기 위한 언술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성-17형' 외장 도색이 여전히 실험용 바둑무늬, 기동성 및 가동성 검열 목적으로 봐서 실전화 전단계인 운용 매뉴얼화 과정으로 판단된다"며 "ICBM은 아직 재진입을 비롯한 여러 기술적 난관에 직면해 있고 실제 성공적으로 모델을 확보하더라도 실제 사용에서 실용적인 무기는 아니다"고 진단했다.

양 위원은 "북한은 지난 14일 KN-23(북한판 이스칸데르)으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에서는 하위제대(중대급)의 교육훈련임을 강조했고, 2월 18일의 화성-15 발사에서도 붉은기 중대를 강조하면서 하위제대 배치를 강조했으나, 이번 발사에서는 그러한 강조는 없었다"며 "이는 여전히 화성-17의 개발이 완료가 아니며, 일선 제대에 배치된 것은 아니라는 상황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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