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적 이유를 말해봐"…재판부도 궁금한 유동규 '변심의 계기'

기사등록 2023/03/11 09:00:00

최종수정 2023/03/13 10:35:56

재판부, 김용 재판 첫 증인 유동규 집중심문

추가구속 앞두고 심경변화 구체적 답변 주문

"검찰 회유는 없었나…당시 조사 상황 파악 중"

증거력 확보 시…발언 신빙성 가늠 척자될 듯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10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03.10.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10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지난해 출소 이후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에 대해 입을 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의 심경 변화 계기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재판의 '관전 포인트'로 부상하고 있다.

재판부가 신빙성을 판단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이에 대한 진정성이 인정될 경우 법정 내 그의 진술 전체에 대한 영향력도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계속되고 있는 그의 폭로성 발언 역시 재판부 판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9일 김 전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재판에 첫 증인으로 출석한 유 전 본부장은 출소 후 입장을 선회한 계기에 대해 진술했는데, 이후 재판부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판부는 '진술의 신빙성' 판단에 참조한다며 유 전 본부장에게 심경 변화 계기를 집중적으로 물었다. 재판부는 '(검찰 조사에서) 심경 변화의 원인으로 '가짜 변호사'라고 했는데, 당시는 대장동 사건으로 구속기간이 만료되는 상황이었다. 구속과 석방 결정에 영향이 있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그러면서 "이런 점이 신빙성 판단에서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법리가 있다. 그러니 심경 변화를 일으킨 구체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이야기해달라"고 했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더불어민주당과 이 대표 측이 '감시' 목적으로 변호사를 선임했다고 주장하며 배신감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그는 "구속 후 (이 대표 측) 캠프에서 변호사가 왔고 수임 계약을 했는데 상당히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다"며 "제가 느낄 정도로 제 변호가 아닌 다른 사람에 대해 제가 아는 내용을 많이 물었다"고 답했다.
[성남=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오후 경기 성남시의료원에 마련된 이 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인 고(故) 전형수씨의 빈소를 찾아 조문 후 장례식장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3.10. photo@newsis.com
[성남=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오후 경기 성남시의료원에 마련된 이 당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초대 비서실장인 고(故) 전형수씨의 빈소를 찾아 조문 후 장례식장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3.10. [email protected]

재판부는 "지난해 9월26일 전후로 사정이 변경된 이유를, 핵심만 말해달라"고 거듭 물었고 유 전 본부장은 "재판도 전혀 들어오지 않고 접견만 한 번 씩 왔다. 그 시기도 언론에 기사가 나면 와서 의심스러웠다"고 했다.

재판부가 계속해서 "이전과 태도를 바꾸게 된 이유가 변호인이 본인을 위해 온 게 아니기 때문인가"라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조금씩 조금씩 (의심이) 쌓였다. '나를 어떻게 할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상황이 나를 구속하려고 하는 건가, 내가 (구치소에) 들어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인가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당시 유 전 본부장 추가 구속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검찰이 '플리바게닝'(증언 대가의 형량 거래)을 했다는 의혹을 염두에 둔 듯 "본인이 출소하는지 여부가 중요하지 않았느냐. (검찰의) 협박이나 회유 등은 없었나"라고 묻기도 했는데, 유 전 본부장 측은 이를 모두 부인했다.

재판부는 유 전 본부장이 지난해 검찰 조사에서 특정 상황을 진술한 것을 두고 "지난 서증조사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재판부가 파악하고 있다. 객관적인 상황을 보고 신빙성을 판단할 것"이란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는 유 전 본부장이 의심의 배경으로 이 대표 측으로부터 두 번째 변호사를 지원받아 선임했는데 검찰 조사 도중 이 변호사로부터 수차례 전화를 받았고, 검찰 조사 과정에 들여보내 주지 않았다는 항의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이 밖에도 재판부는 유 전 본부장이 대장동 개발 사업 의혹 외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과 관련해 제출한 자필 진술서를 제시하며 공여자로 처벌받는 것을 알고도 작성한 것인지, 대장동 사건에 이어 별건 수사 진행에 따른 심경 변화에 대해서도 집요하게 물었다.

특히 막역한 관계를 유지했던 이 대표 '최측근'인 김 전 부원장, 정진상 전 민주당 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으로부터 도움은 없었는지, 한 차례 교체된 대장동 검찰 수사팀과 이전 수사팀의 차이 등에 대해서도 추궁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불법 대선자금 의혹'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03.09.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불법 대선자금 의혹'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03.09. [email protected]

재판부가 심경 변화 계기에 대해 유 전 본부장 측의 상세한 답변을 요구한 것은 이 지점에 대한 판단으로 전체 발언의 진정성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10월 구속기간 만료로 출소했는데, 이를 기점으로 이 대표와 대장동 일당에 대한 폭로를 이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당시 플리바게닝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유 전 본부장이 심경 변화에 대한 진정성을 입증하고, 재판부도 이를 인정한다면 그의 진술에 대한 '증거력'도 달라지게 된다.

그는 지난 9일 재판에서도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 등이 대장동 사업자로 내정된 후 이 대표 측이 김씨의 지분 절반을 받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 대표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었고 자신이 직접 선거자금을 전달했던 상황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이 재판을 비롯해 대장동 의혹 본류 재판까지 연관된 이 같은 발언이 의미를 갖게 될 경우 향후 재판부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향후 재판에서 유 전 본부장의 신문과 진술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부는 "이런 점(심경 변화에 대한 진술)이 신빙성 판단에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법리가 있다"며 "관련해 생각해보고 추가로 말할 것이 있으면 말해달라"고 주문했다.
 
김 전 부원장의 재판은 오는 14일 3차 공판을 진행한다.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증인 신문이 이어진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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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 이유를 말해봐"…재판부도 궁금한 유동규 '변심의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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