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작은 양복점서 출발 '테일러드 기계화' 성공하며 고속 성장
한 눈 에 봐도 알 수 있는 체크무늬 디자인, 브랜드 정체성 담아
1983년 LF(당시 반도패션)통해 韓진출…프리미엄 브랜드 대열 우뚝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닥스(DAKS)는 1894년 시몬 심슨(SIMEON SIMPSON)가 불과 16살의 나이에 런던 미들섹스 스트리트에 작은 맞춤 양복점을 창업하며 탄생해 130년 역사를 자랑하는 브랜드다.
당시 미들섹스 스트리트는 ‘페티코트레인’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패션업계의 최고 중심지로 꼽혔다.
이 곳에서 심슨은 글로벌 패션업계 역사상 처음으로 테일러드(Tailored)의 기계화에 성공해 맞춤복과 유사한 품질의 기성복을 출시하면서 해외 곳곳으로 판로를 확대했다.
닥스는 창업 당시부터 현재까지 브랜드 철학을 철저하게 지켜오고 있다. 그 핵심은 ‘품질 최우선’이다.
고품질, 적정 가격을 원칙에 두고 한 눈에 닥스 브랜드를 알 수 있는 디자인을 요소를 담은 것이다. 이런 경쟁력을 바탕으로 1929년부터 1930년대에 걸쳐 나타난 대공황의 경제 위기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성장세를 이어나갔다.
시대의 흐름과 함께 유행하는 패션 스타일은 변하기 마련이지만, 고객들은 언제나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착용감 좋은 옷을 원했고 품질에 민감했다.
닥스는 소비자 니즈 본질에 집중해 유행보다는 품질 우선주의를 불변의 가치로 삼아왔다. 이러한 브랜드 철학이 닥스가 오늘날까지 성장한 밑바탕이 됐다.
그 결과 1956년에는 에든버러 공작, 1962년에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1982년에는 찰스 왕으로부터 로얄 워런트를 수여 받는 영광을 안았다.
세계 첫 '벨트리스 슬랙스' 탄생..'닥스 탑' 글로벌 특허
열정적인 스포츠맨이었던 그는 골프에서 스윙을 할 때마다 서스펜더가 방해가 되고, 스윙 후에는 셔츠가 돌아 올라가는 불편함을 느꼈다.
알렉산더 심슨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량을 거듭, 허리에 신축자재의 고무를 댄 벨트리스 스타일의 슬랙스(Beltless Slacks)를 개발했다.
벨트와 서스펜더를 반드시 갖춰야 했던 시대에 벨트리스 슬랙스는 영국 신사의 스타일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닥스는 이 벨트리스 슬랙스를 ‘닥스 탑(DAKS TOP)’이라고 이름을 짓고 글로벌 특허를 취득했다. 닥스라는 정식 브랜드명도 이 때 탄생했다.
알렉산더 심슨과 그의 비즈니스 파트너이자 친구인 더드리 벡이 함께 개발한 슬랙스 이름을 두 사람의 이니셜 ‘AS, ‘DK’를 딴 ‘닥스(DAKS)’로 부르면서, 이것이 브랜드 이름으로 발전했다.
1970년대 들어 닥스는 ‘체크 패턴’의 고유 디자인을 도입해 주목 받았다. 닥스의 하우스체크 디자인은 카멜, 비큐나, 검정색을 조합해 가장 고급스러운 원단을 상징하는 패턴으로 쓰이고 있다.
브랜드 제품 뿐 만 아니라, 포장재와 광고 캠페인에도 모두 같은 디자인을 담으면서 브랜드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1983년 반도패션(현 LF) 통해 국내 진출…프리미엄 브랜드 대열 우뚝
LF는 닥스를 남성복, 여성복, 골프웨어, 액세서리, 아동복, 침구, 가구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포트폴리오를 확장시키며 프리미엄 토털 브랜드 대열에 올려 놓았다.
LF는 닥스의 브랜드 철학과 정체성을 알리는 데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1994년 닥스 브랜드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로열 필하모닉 초청 연주회를 진행했으며, 2006년에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을 후원했다.
2007년에는 닥스 한국 론칭 25주년 기념 전시회를, 2009년에는 닥스 브랜드 탄생 115주년 기념 전시회를 진행했다.
다양한 문화 마케팅도 전개했다. 지난해에는 ‘닥스 아트 하우스’ 캠페인을 통해 2030 아티스트들과 소통했으며, 올해 초에는 지속가능한 패션 플랫폼 ‘어플릭시(APPLIXY)’와 함께 ‘업사이클링 프로젝트 라인’을 선보이기도 했다.
닥스는 2021년 영국 명품브랜드 버버리 출신 디자이너 ‘뤽 구아다던(Luc Goidadin)’을 신임 총괄 CD(Creative Director)로 전격 영입하고 브랜드 재정비에 나섰다.
닥스에 합류한 뤽 구아다던은 2001년부터 버버리에서 디자이너 경력을 쌓은 인물로 2017년까지 버버리의 ‘최고디자인책임자(Chief Design Officer)’를 역임했다.
닥스는 뤽 구아다던 총괄 CD의 진두지휘 아래 지난해부터 새롭게 변신한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오랜 역사 속 브랜드 고유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기능적인 부분을 혁신해 보다 젊고 도전적인 닥스로 탈바꿈하면서 젊은층 고객을 공략하고 있다.
향후 닥스는 특유의 클래식함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함으로써 나이의 구분 없이 전 연령층을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로 정체성을 재정립 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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