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가짜일정표 배포하고 24시간 위험 여행 끝에 키이우 도착

[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워싱턴 시각으로 19일(일) 새벽 4시15분에 워싱턴 인근 앤드루 합동기지에서 동쪽의 유럽으로 날아갔다.
 
전용기 에어포스원이 활주로를 이륙할 때 백악관의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과 비서실 차장 및 개인수행 비서 한 명 등 측근을 소수만 대동했으나 백악관 기자단은 그대로 동행했다. 단 기자들은 외부와 통신할 어떤 기기도 소지하지 못하도록 엄히 조치되었다.

백악관은 대통령이 20일(월) 밤 워싱턴을 출발해 21일 낮에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 도착할 예정이라는 가짜 일정표를 일요일 저녁에 배포했다. 실제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미 워싱턴을 떠난 지 12시간 이상이 지난 때로 이미 폴란드 국경지역에 도착했을 무렵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 시각보다 8시간이 빠른 20일 정오 50분(한국시간 오후6시50분)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나타나 깜짝 놀란 시민들의 열화와 같은 환영 박수를 받았다. 워싱턴을 출발한 지 만 24시간하고 30분이 지난서였다. 이 24시간의 전반은 에어포스 원 탑승이고 후반 8~10시간 정도는 우크라 기차 탑승으로 짐작된다.

엄연히 전쟁 중인 우크라에서 민간인 및 관리의 비행기 탑승은 거의 금지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침공 만 3개월이 지난 지난해 5월29일 제2의 도시 하르키우시 전선을 필두로 해서 12월20일 돈바스의 그 '무서운' 전장 바크무트까지 모두 6차례 직접 전선을 시찰했다. 모두 기차이동이었다. 헬기로 하르키우시로 가던 내무장관이 1월18일 동행 고위관리들과 추락사해 시간에 쫓긴 고위 관리들의 위험한 헬기 탑승을 짐작할 수 있다. 

3월15일 동구 정상 3명의 방문으로 시작된 우크라 지지 국가 정상 및 수반의 키이우 방문은 모두 특별비밀 열차로 행해졌다. 도착하면서 정상들이 올리는 트윗 사진이 하나같이 기차역이며 키이우를 3번 찾았던 존슨 영국 총리는 우크라의  전쟁중 기차 운행과 서비스에 감탄을 금치 못해 이를 대외에 선전해주었다. 우크라 국영철도는 피난민을 대거 수송하면서 여러번 외신의 주목을 받았다.

폴란드 동부 접경에서 우크라 북동부에 치우쳐 위치한 키이우까지 거리는 전쟁 초기 수많은 피난민들이 잊지 못했던 숫자 900㎞에 달한다. 한국 부산서 서울, 평양 지나 신의주까지 가도 50㎞ 이상을 더 가야하는 장거리 여행이다. 10시간 가까이를 러시아의 미사일, 로켓, 대포 및 드론 공격을 걱정해야 한다.

두 달 전인 지난해 12월21일 젤레스키 대통령은 바이든과 정반대 경로로 워싱턴에 도착했다. 폴란드 접경 기차역에서 내려 흰색 밴을 타고 비행장으로 가는 젤렌스키의 사진이 있다. 젤렌스키는 당시 우크라를 떠나기 직전 바크무트 전선을 찾아 군인들의 피 같은 서명이 가득찬 우크라 국기를 구했고 이를 미국에 선물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중간 도착지 폴란드 접경지 도착 사진은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을 떠나기 직전 토요일 저녁에 영부인 질 여사와 워싱턴서 드문 외식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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