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6개월만에 3100만원 돌파
예상 웃돈 美 CPI·소매판매에 급등세 이어져
美 금융당국 규제 압박 커져…"시장도 잘 살펴야"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비트코인이 하루 새 200만원 넘게 뛰며 3100만원을 돌파했다. 약 6개월 만에 재돌파다. 이에 올해 초 시작가인 2000만원을 바닥으로 오랜 기간 조정을 거쳤기 때문에 대세 상승이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최근 미국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 등이 시장 변수로 작용해 단기 반등에 그칠 거란 전망도 제기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날까지 일주일 넘게 주춤세를 이어가다 하루 만에 8% 가까이 급등하며 상승 반전했다. 이날 오후 1시 40분 빗썸 기준 비트코인은 7.77% 오른 3165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간 코인마켓캡 기준으로는 전날 대비 11.56% 오른 2만4685달러에 거래됐다.
간만에 '깜짝' 급등이 나오자 이를 해석하는 시장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올해는 반감기 등 기대 요소와 규제 강화 등 시장 변수가 혼재된 해라 진단이 엇갈렸다.
예상 웃돈 美 CPI·소매판매, 급등세에 불 지펴
루카스 우투무로 블록체인애널리틱스 리서치헤드는 "투자자들이 CPI 상승률이 6.4%로 시장 기대를 소폭 웃돈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 것 같다"며 "위험자산의 지속적인 강세 신호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에드워드 모야 오안다 수석 애널리스트 역시 "시장은 연준이 긴축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보지만, 이것이 가상자산(가상화폐) 시장에 큰 부담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이어 발표된 미국 1월 소매 판매도 급등세에 불을 지폈다. 15일(현지시간) 미 상무부에 따르면 1월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3% 증가, 전문가 전망치(1.9%)를 1%포인트(p) 이상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 2021년 3월 이후 2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다.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음이 확인되자 시장은 바로 반응했다. 미국 1월 소매 판매가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며 향후 경기 연착륙에 대한 기대를 안겨줬기 때문이다.
이에 위험자산인 가상자산 등에 대한 투심이 개선돼 이번 분기 내 3만달러 회복이 가능할 거란 전망도 나왔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 디지털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이 이번 분기 내 3만달러를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며 "가격 움직임과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심리 확대 등을 감안하면 1분기 말 3만달러까지 상승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규제 불확실성은 여전히 변수
앞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가상자산 거래소 '크라켄' 이 운영하는 스테이킹 서비스에 제재를 가한 데 이어 바이낸스 스테이블 코인(BUSD) 발행 중단까지 명령한 바 있다. 해당 제재 소식이 나온 직후 비트코인은 5% 넘게 빠지기도 했다.
국내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미국 금융당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며 "확실히 이전보다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규제 압박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도 미국의 이런 동향을 잘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골드만삭스 디지털자산 글로벌 책임자인 매튜 맥더모트 역시 최근 CNBC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가상자산 시장에서 질 좋은 자산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FTX 붕괴와 가상자산 기업의 몰락은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산업을 규제해야 한다 우려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과정을 겪으며 가상자산 산업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는 대형 투자자들의 안목은 더욱 높아졌다"며 "많은 대형 고객들이 더 잘 갖춰진 규제환경에서 자본적으로 튼튼한 기업을 통해 거래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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