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은 직접 봐야 제맛..."8억 박수근 '노상' 보는 건 공짜"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미술품 경매사 케이옥션은 2월 경매에 총 78점, 약 45억 원어치를 출품한다. 오는 22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펼친다.

이번 경매에는 '국민화가' 박수근의 1950년대 작품 '노상'을 최고가 작품으로 내세웠다. 추정가는 4억5000만~8억 원이 매겨졌다.

작품 이력이 확실하다. 1995년 갤러리현대에서 열린 '박수근 30주기 기념전'을 시작으로, 1999년 호암갤러리 '우리들의 화가 박수근'展, 2010년 '박수근 45주기 기념전-국민화가 박수근'.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박수근: 봄을 기다리는 나목' 전시에 나왔던 작품이다.

케이옥션은 "박수근을 대표하는 전시에 모두 소개된 작품이라 높은 작품성과 중요도를 인정받은 중요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박수근 작품 특징이 모두 담겨있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박수근의 삶은 가난하고 불우했지만, 따스함이 담겨있다. 작품의 제목처럼 박수근의 작품에 종종 등장하는 소재는 주로 바깥 공간, ‘노상’이다. 길을 가고 있거나 시장에서 물건을 팔거나 노상에 앉아 있는 사람들, 또는 그림을 그리는 소녀와 노는 아이들 등 이들은 한결같이 노상에 있다. 박수근이 살았던 전후 시대, 작가와 사람들에게 노상은 바로 삶의 터전이자 휴식공간이었고, 또 만남과 쉼의 장소였다. 이번 출품작은 삶의 고난과 역경 가운데서 변치 않고 지속된 창작열과 울퉁불퉁한 화강암 같은 기법을 개발한 박수근의 예술혼과 작품성이 가득 담겨 있다.

2월 경매는 특히 이성자, 천경자, 최욱경 등 한국 미술사에 주요한 방점을 찍은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집중 소개한다.

지난해 방탄소년단 RM이 크리스티 홍콩에서 9억 원에 낙찰받아 세계적으로 주목 받은 이성자 작품은 이번 경매에 'Le Temps Sans Obstacle'가 추정가 5000만~1억 원에 경매에 오른다. ‘어머니와 대지’ 시기의 연작으로, 유년 시기의 기억과 어머니로서 이별한 자식에 대한 그리움을 반원, 네모, 원, 세모 등 추상적 기호들로 따뜻한 정감으로 빚어낸 작품이다.

또 천경자의 '이디오피아의 여인들'(5000~9000만 원)은 1974년 작으로 해외여행이 어려웠던 시절 해외 여행을 하고, 그곳에서 얻은 이국 풍물과 현지인을 소재로 하여 독특한 색감과 형태미가 돋보인다. 요절작가 최욱경의 작품은 자연의 곡선에서 차용한 역동적인 선과 푸른색, 주황색 등의 다양한 색으로 완성된 색채 추상을 선보인다.

이번 경매에는 근현대 대가들의 종이 작품이 다양하게 출품되어 다채로운 컬렉션을 갖추고자 하는 애호가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 미술에서는 야요이 쿠사마, 데이비드 호크니, 탐 웨슬만, 앤디 워홀 등의 에디션 작품이, 고미술에서는 표암 강세황의 '묵란도', 소정 변관식의 '외금강삼선암 外金剛三仙巖'과 '전주장', '주칠반' 등 민속품이 새 주인을 찾는다.

경매 출품작은 11일부터 경매가 열리는 22일까지 케이옥션 전시장에서 직접 살펴볼 수 있다. 관람은 무료다. 사전 예약은 안 해도 된다. 경매 참여는 케이옥션 회원(무료)으로 가입한 후 서면이나 현장 또는 전화 응찰, 온라인 라이브 응찰을 통해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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