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WP "한국에서 핵보유 지지 여론 높다" 보도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북한이 한국을 핵공격하겠다고 위협하고 핵협상이 재개될 조짐이 보이지 않으면서 한국에서 핵무장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핵확산금지조약(NPT) 회원국으로서 한국은 핵무기를 개발할 수 없기 때문에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미국의 핵우산을 믿을 수 있는 것인지 의문시되고 있다. 미국이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실제로 핵무기를 사용할 것인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중국이 대만을 침공한 상황에서도 그럴 것인지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한국군 장교 출신으로 컨설팅 회사 스트라트웨이즈 그룹에서 일하는 폴 최는 “한국에 대한 위협이 급격하게 커져 예전과 상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과 동아시아에서 동시에 전쟁이 벌어지는 경우, 또는 동아시아 여러 지역에서 분쟁이 발생하는 경우 “미국이 방어 약속을 이행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고 말했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이 대뜸 핵보유 가능성을 언급한 뒤로 한국 지도자들이 대거 핵보유 논의에 나서고 있다. 윤대통령은 뒤에 “미국의 확장억제를 전적으로 신뢰한다”며 물러섰다.

한 고위당국자는 “핵보유는 비현실적이나 안보 우려가 커지면서 대중이 원한다”면서 “여론이 중요하다. 한미가 확장억제가 선언에 그치는 것이 아님을 실감할 수 있게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외국어대 안보 전문가 지나 킴은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크게 늘리고 전술핵공격 위협을 가하면서 “안보를 우려하는 여론이 커졌다”면서 북한의 새로운 핵공격 시나리오에 대응하는 방책이 필요해졌다고 밝혔다.

지난주 서울을 방문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이종섭 한국 국방장관과 회담에서  이달 안에 핵도상훈련을 실시하고 한미 합동 훈련의 “수준와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폴 최는 한국이 미국의 억지 정책 수립에 참여하는 것을 넘어 정책 실행에 직접 참여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지도자들이 북한과 중국이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해 한국을 지키려 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상황을 가장 크게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핵보유지지 여론도 지난 10년 동안 60%에서 70% 이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해왔다. 지난주에는 지지 여론이 76.6%에 달한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익명의 한 미 당국자는 미국이 핵공격에 대해 “압도적으로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해왔으며 미 정책 담당자들은 한국이 핵보유에 따른 “비용과 이익, 엄청남 위험 등”을 잘 아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외대 지나 킴 교수는 핵보유 지지 여론이 크지만 핵보유로 인한 피해에 대한 논의가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한미 양국이 보다 많은 노력을 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산정책연구소 고명현 연구원은 “적을 막겠다는 것보다 미국이 동맹을 보호할 것이라는 확신이 중요하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을 군사적으로 막지는 못하더라도 확신을 강화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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