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대중화 이끄는 '김윤경의 소소한 클래식'
'아마추어 피아노 대전' 개최…"심사위원도 감동"
슬럼프 있었지만…"나는 음악을 해야 하는 사람"
"아마추어 대전, 나중엔 '슈퍼스타K'처럼 됐으면"
【서울=뉴시스】강운지 인턴 기자 = 대중음악이나 드라마 뿐만 아니라 클래식 음악계에서도 'K-컬처' 열풍이 뜨겁게 일고 있다. 쇼팽 콩쿨의 조성진, 반 클라이번 콩쿨의 임윤찬, 시벨리우스 콩쿨의 양인모, 퀸 엘리자베스 콩쿨의 최하영 등 젊은 국내 음악인들은 출중한 연주력으로 전 세계인들을 사로잡으며 주요 콩쿨을 제패했다. 전문 연주자들의 활약에 힘입어 국내에서도 'K-클래식'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은 점점 커지고 있다.
클래식 음악에 익숙지 않은 대중에게 이를 소개하고, 아마추어 음악인에게는 자아실현의 창구를 열어 주는 음악인도 있다. '김윤경의 소소한 클래식' 채널은 그 최전선에 있다. 2019년 첫 영상을 올린 이후 현재까지 16만1000명의 구독자를 모았다. 연주자 겸 교육자 겸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김윤경 대표가 지난달 31일 뉴시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김윤경의 소소한 클래식 채널은 지난달 '제1회 소소한 클래식 아마추어 피아노 대전'을 열었다. 나이와 성별, 직업을 불문하고 피아노를 사랑하는 아마추어라면 누구든 참여할 수 있는 대회다. 지난달 25일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유치부, 초등부, 일반1부에서 각 3명씩 9명, 일반2부에서 2명, 최고상 1명까지 총 12명이 수상의 영예를 누렸다.
김 대표는 "심사위원 전반이 '(아마추어가)저렇게 잘 치는 줄 몰랐다'는 얘기를 했다"며 "우리에게 많이 자극이 됐다. 취미로 피아노를 연주하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또 다른 자아가 되는 모습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회 참가자들의 피땀과 열정에 대해 "남 앞에서 무언가를 할 수 있을 정도까지 갔으면 얼마나 많은 노력이 있었겠나. 스스로 자랑스럽고 대견하다고 생각하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난 첼로를 굉장히 배우고 싶은데, 내가 첼로를 해서 아마추어 대회까지 나가려면 도대체 얼마만큼의 열정과 에너지를 쏟아부어야 하나. 갑자기 그 생각이 든다"며 미소 짓기도 했다.
이번 대회의 최고상, 1등, 2등 수상자가 공연하는 '위너스 콘서트'는 11일 저녁 7시 서초동 코스모스 아트홀에서 열린다. 제2회 소소한 클래식 아마추어 피아노 대전은 올해 가을 중 개최될 예정이다.
이미 4년 동안이나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를 위해 최전선을 달려온 그다. 네 살 때 피아노를 시작한 이후 어린 나이에 유학을 떠났고, 석사와 박사를 거쳐 전업 연주자 생활을 했다. 평생을 음악에 바친 만큼 지치고 힘든 순간도 물론 있었다.
김 대표는 어렸을 때부터 시키는 것을 곧잘 했다. '커리어 우먼이 되고 싶다'는 목표는 동일했지만, 많은 재능을 타고난 만큼 꿈도 다양했다. 학습 능력도 남들에게 뒤지지 않아 변호사 등의 전문직이 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는 "영어 표현으로 'What if', 만약 내가 이걸 하지 않고 다른 걸 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긴 했다"고 고백했다. 이와 관련해 지금까지 세 번 정도의 큰 슬럼프를 겪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나는 음악을 해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음악에 바탕을 깔고 다른 걸 하는 게 나에게 가장 맞는 옷이라는 걸 깨달았다"며 웃었다. 주변인에게 '너는 음악에 되게 진심이잖아'라는 말을 들은 것이 계기였다. 자신도 미처 몰랐던 진심을 타인의 입을 통해 확인받은 셈이다.
김 피아니스트는 조성진을 배출한 쇼팽 콩쿨, 임윤찬을 배출한 반 클라이번 콩쿨 실황을 중계하는 등 당시 음악계 최신 소식에 대해서도 콘텐츠를 제작한 바 있다. 지난 3일에는 새로운 콘텐츠 코너인 'K-클래식 넥스트' 예고편도 올라왔다.
프로의 세계를 설명하는 순간 그는 대중 친화적인 크리에이터가 아닌, 날카로운 교육자 겸 전문 연주자의 면모를 드러냈다.
같은 음악인을 평가하는 기준에 대해서는 "작곡가가 의도한 바를 어떻게 전달하는지, 감성이 얼마나 성숙한지, 기교적인 면에서 얼마나 숙달됐는지, 얼마나 설득력이 있는지. 얼마나 그 시대를 잘 해석하는지. 소리가 얼마나 예쁜지, 시각적으로 불편한 행동을 하지는 않는지, 얼마나 사람을 끌어당기는 흡입력이 있는지 전부 본다"고 밝혔다.
소소한 클래식 채널은 피아노를 넘어 클래식 기타, 성악 콘텐츠를 게재하는 등 음악계 전체로 범위를 넓히고 있다. 김 대표는 "지금 하고 있는 것들에 기반해 (활동을)확장하고 싶다"며 "향후 아마추어 피아노 대전도 온 국민이 참여하는 일종의 '슈퍼스타K'처럼 됐으면 좋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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