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 첫날 시민들 "선택권 허용...편하고 좋아"
일부 자영업자들, 마스크 착용 의무 포스터 아직 제거 못 해 혼선도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저는 괜찮은데 다들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괜히 민폐인가 싶어서 쓰게 돼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첫날인 30일, 소비자들은 '선택의 자유'가 생긴 것에 환영했다. 다만 일부 자영업자들은 아직 변화한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날부터 대형마트 매장 등 실내공간 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다. 단, 대형마트·쇼핑몰 내에 입점한 약국 등 의료기관에선 아직 의무 착용해야 한다. 이날 오전 10시께 방문한 서울 마포구의 한 대형마트에는 25명 남짓한 손님들이 장을 보고 있었지만, 마스크를 벗은 사람은 단 1명 뿐이었다.
그 한 명마저도 완전히 마스크를 벗지 못하고 턱에 걸친 이른바 ‘턱스크’를 쓰고 있었다. 턱스크를 쓴 20대 대학생 A씨는 "해외여행을 앞두고 코로나19에 확진되면 안되니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었는데 답답해서 잠시 내렸다"며 "오늘부터 선택의 자유가 생겨서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완전히 마스크를 벗지 못한 이유에 대해 "아무도 마스크를 벗은 사람이 없으니 괜히 눈치가 보인다"며 "나는 괜찮은데 혹시 사람들이 민폐로 생각하지 않을까 싶어 턱에 걸쳤다"고 말했다.
이날 마트 입구 안으로 들어오는 손님 대부분은 밖에서 마스크를 벗고 있다가 마트 안으로 들어서며 다시 고쳐 쓰는 모습이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첫날인 만큼, 아직은 마스크 착용이 더 익숙한 것이다.
또 마트 입구엔 마스크 착용을 꼭 해야 한다는 문구는 없어졌지만, 착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문구도 없어 주변 사람들이 마스크를 썼는지 벗었는지 확인하며 '눈치 게임'하는 모습이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차차 시간이 지나면 '노마스크' 고객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쇼핑몰 내에 있는 개방형 입점 약국의 경우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경계가 애매모호한 면이 있다"고 했다.
마포구 홍대입구에 즐비한 화장품 가게도 이날 오전부터 손님맞이에 한창이었다. 한 화장품 로드숍 문 앞에는 '마스크 미착용 시 출입 불가'라는 안내 표시가 큼지막하게 걸려 있었다. 기자가 가게에 들어가 문의하니 아르바이트생 B 씨는 "사장님이 표시를 떼라는 지시를 하지 않아서 오전 장사는 계속 이대로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실내 마스크 착용 해제 첫날, 가게 곳곳에는 마스크 착용을 해야만 가게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문구가 버젓이 붙어있었다.
홍대입구 한 렌즈 점포 앞에도 '마스크 의무 착용'이란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 점포 사장 C씨는 "아직 권고 사항이지 않느냐"면서도 "곧 뗄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손님들은 자유롭게 벗을 수 있어도 우리는 코로나에 걸리면 장사를 못하니 계속 마스크를 쓰고 일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방문한 한 화장품 편집숍의 손님 대부분이 마스크를 쓴 가운데 색조 화장품을 고르는 손님 2명과 점원 1명만이 마스크를 벗고 있었다. 그중 10대 손님 D 씨는 "오랜만에 마스크를 끼지 않고 화장품을 고르니 테스트 제품을 마음대로 발라볼 수 있고, 사고 싶은 제품을 얼굴에 대 보면서 비교할 수 있어 화장품 고르기 편하다"고 말했다.
이 편집숍은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전날 매장 내에 있는 '마스크 착용 안내' 문구 포스터를 모두 제거했지만, 매장 구석에 있는 포스터 하나는 그대로 붙어있었다. 기자가 문의하니 직원은 "다 뗀 줄 알았는데 미처 몰랐다"며 "바로 떼겠다"고 말했다.
여전히 마스크 착용 의무가 있는 약국에는 '약국은 아직 마스크 착용'이라는 안내 문구가 붙어 있었다. 화장품 가게에서 만난 20대 여성 E씨는 "착용해야 하는 장소를 구분하는 게 조금 불편하지만, 대중교통·약국·병원에선 써야 한다고 알고 있어서 집에서 나올 때 마스크를 챙겨나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