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서울 -17.3도 21세기 7번째 추위…최저는 1927년 -23.1도
중국 대륙고기압, 서쪽 저기압 사잇길로 북극발 찬 공기 '직통'
찬 공기에 호남·제주도에 폭설 계속…강풍·풍랑에 결항 속출해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설날 연휴 말미 -20도를 오르내린 올해 '최강 한파'의 원인은 고기압과 저기압의 사잇길을 따라 북극발 찬 공기가 한반도로 막힘 없이 내려오는 '하이패스'가 열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25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4일 아침 최저기온은 임남(철원) -26.3도, 동두천 -17.9도였고, 25일 아침 최저기온은 대관령 -24.8도, 동두천 -19.9도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의 아침기온도 24일 -16.7도, 25일 -17.3도로 21세기 들어 7번째로 기온이 낮았다.
2000년대 들어 서울 기온이 가장 낮았던 때는 지난 2021년 1월8일과 2001년 1월15일의 -18.6도였으며, 1900년대로 범위를 넓히면 1927년 12월31일의 -23.1도가 가장 추웠다.
이번 한파는 우리나라 동쪽 중국 내륙에 대륙고기압이, 서쪽에는 저기압이 각각 자리하고(블로킹 현상), 그 사잇길을 따라 북서쪽에서부터 북극의 찬 공기가 한반도까지 내려오면서 발생했다.
이런 양상은 올 겨울 들어 꾸준히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12월14일부터 26일까지 2주간 전국 평균 기온은 -4.2도로 전국단위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래 가장 낮았고, 한강도 평년보다 16일 빠르게 얼어붙었다.
이는 북극 해빙(얼음)이 줄어면서 강한 '음의 북극진동'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북극진동'이란 북극의 찬 공기를 가두는 제트기류가 강약을 반복하는 것으로, 이것이 음수(-)일 때는 제트기류가 약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우랄산맥과 베링해 부근 기압능에 가로막히는 '블로킹' 현상이 더해지며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남하하는 북극의 찬 공기가 한반도 쪽으로 직통으로 흘러들게 된 것이다.
호남과 제주도를 비롯한 서쪽지방에 올 겨울 들어 많은 눈이 내리는 데도 북극발 '하이패스'가 한몫을 하고 있다.
찬 공기가 상대적으로 따뜻한 서해상을 지나며 해기차(바닷물 온도와 공기 온도의 차이)가 15도 이상 벌어지게 되고, 이로 인해 크게 발달한 눈구름대가 북서풍을 타고 내륙지방까지 들어오기 때문이다.
아울러 바람도 강하게 불어 지난 24일 제주도에 대규모 결항 사태가 일어나고, 높은 파고에 풍랑특보가 내려지며 배편도 띄우지 못하는 일이 빚어졌다.
초유의 강추위는 내일인 26일 중국 내륙쪽에 위치한 대륙고기압이 남쪽으로 이동해 변질(이동성 고기압)되고, 그 빈자리로 남서쪽의 상대적으로 따뜻한 공기(온난이류)가 유입되면서 점차 평년 수준으로 기온이 풀릴 전망이다.
다만 주후반인 오는 27일부터 중국 쪽에 위치한 대륙고기압이 다시 확장하면서 그 북서쪽 사면을 타고 찬 공기가 다시 한반도 쪽으로 내려온 탓에 또다시 추위가 찾아오게 되나, 이번 추위보다는 강도가 약하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결국 주기적으로 한반도 위로 기압골이 통과하면서 기온이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는 '퐁당퐁당' 추위가 이어지며 점차 평년 수준으로 기온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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