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뉴시스]정재익 이상제 기자 =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계묘년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대구지역 귀경 행렬은 한파강풍 특보가 발효된 날씨 탓에 추위에 벌벌 떠는 시민들의 모습이 이어졌다.
이날 정오 대구시 동구 동대구역 경부선에는 꽤 많은 귀경객들이 분주히 이동하고 있었다. 특히 시민들은 강추위에 대비해 두꺼운 외투, 장갑, 목도리, 귀마개 등의 복장을 하고 기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승강장에 있는 사람들의 귀는 대부분 빨갛게 익은 모습이었다. 추운 날씨를 잊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르며 참참참 게임을 하던 가족, 패딩 모자를 푹 눌러쓴 채 벽만 쳐다보던 여성, 입김을 불며 장난을 치는 꼬마들 등 귀경객의 추위에 극복하려는 풍경이 눈에 띄었다.
차가운 커피를 들고 있던 박민석(26)씨는 "와 오늘 날씨 진짜 역대급으로 춥네요. 그래도 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 아닙니까"라며 웃음 지었다.
아들과 함께 참참참 게임을 하던 김모(39·여)씨는 "대구는 안 추울줄 알았는데 착각이었네요. 애들 데리고 먼 길 왔는데 감기 걸리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라고 말했다.
몸을 쉴 새 없이 움직이던 김지윤(10·여)양은 "이건 살기 위한 몸부림이에요. 서울 도착하면 얼마나 추울지 진짜 무서워요"라며 걱정했다.
"어우 춥다 추워."
같은 날 정오 대구시 서구 서대구역.
설 명절 마지막 날 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산한 모습이었다.
갑작스레 찾아온 강추위에 시민들은 목도리와 장갑 등을 걸치고 추위에 맞섰다.
고향을 다녀온 몇몇 시민은 양손에 짐을 가득 들고 이동중이였다. .
귀경객들은 "어우 춥다 추워", "빨리 안으로 들어가자", "짐 안 날아가게 꽉 잡아"라며 매서운 추위와 강한 바람에 발길을 재촉했다.
수원에서 인턴을 하는 대학생 변모(24·여)씨는 "동대구역에서 수원으로 가려고 했지만, 기차표가 매진돼서 서대구역으로 왔다"며 "설 명절이 벌써 끝나 아쉽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모(25·여)씨는 "주말이 설이어서 오히려 더 정신이 없었지만, 타지에 있는 가족을 보고 와 좋았다"며 웃었다.
이번 연휴 동안 코레일은 열차 운행 횟수를 총 130회 늘려 평시 공급 좌석보다 9만 4545석을 추가 공급한다.
KTX는 하루평균 362회, 모두 1812회 운행되는 등 연휴 전날인 20일부터 마지막 날인 24일까지 5일간 모두 3545회, 하루평균 709회 열차가 운행된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날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35만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45만대 등 총 432만대의 차량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해 귀경방향은 평소 주말 수준의 혼잡으로 내다봤다.
대구지방기상청은 "기온이 낮아 매우 춥겠고 바람도 강하게 불면서 체감온도는 더욱 낮아 매우 춥겠다"며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는 등 건강관리와 수도관이나 계량기, 보일러 동파, 농축산물과 양식장 냉해 등에 각별히 주의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