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가 24.5% 폭락…국내증시서 하락율 1위
[서울=뉴시스]신항섭 기자 = 에이프로젠 H&G가 80%의 감자를 결정하자 주주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감자를 결정 이후 20%가 넘는 주가 급락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특히 자본잠식 상태가 아닌 상황에서 감자를 결정한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타나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에이프로젠 H&G의 주가는 24.54% 급락했다. 이는 국내 주식시장에서 가장 높은 하락율이다. 즉, 2023년이 시작하고 국내에서 가장 많이 떨어지고 있다.
에이프로젠 H&G의 주가 하락은 감자가 주요 배경이다. 지난 9일 에이프로젠 H&G는 보통주 5주를 1주로 무상 병합하는 감자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에이프로젠 H&G의 총 발행주식수는 1억7869만5217주에서 3573만9043주로 감소하게 된다.
회사 측은 “자본금 규모 적정화를 위해 80%의 감자를 결정했다”면서 “병합으로 발생하는 1주 미만의 단주대금은 신주 상장 초일의 종가를 기준으로 산정해 현금으로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감자에 대해 주주들은 불만을 보이고 있다. 감자 발표 이후 주가가 크게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4%의 주가 급락 가운데 약 23%가 감자 발표 다음날 이뤄졌다.
개인투자자들을 종목토론방 등을 통해 "자본잠식 상태가 아니여서 무상감자를 생각치도 못했다.", "수차례 유상증자를 했던 기업이 자본금 적정을 위해 감자한다고 하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 "장 마감 후 감자 공시로 뒷통수를 칠 줄은 몰랐다." 등의 비판이 올라오고 있다.
지난 2020년부터 에이프로젠 그룹은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에이프로젠(당시 비상장)과 에이프로젠 KIC, 에이프로젠 H&G를 3자 합병 할려고 했으나 금융감독원의 지속적인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에 결국 합병을 철회했다.
이후 에이프로젠KIC의 단열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에이프로젠아이앤씨를 설립하고 사명을 에이프로젠MED로 변경한 후 에이프로젠과 합병했다. 이 과정 역시 순탄치 않았으나 정정신고서 9번 정정 끝에 합병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에이프로제약과 에이프로젠바이오로직스(비상장사)를 합병했고, 연말인 12월29일에 에이프로젠 H&G가 에이프로젠아이앤씨의 지분 89.66%를 양수했다. 결국 이같은 과정을 통해 복잡했던 지배구조가 지베이스(비상장사)→에이프로젠→에이프로젠 바이오로직스→에이프로젠 H&G→에이프로젠아이앤씨(비상장사)로 간결하게 정리됐다.
이 과정에서 지배구조 상위 쪽에 속하는 에이프로젠은 앞서 주당 3주를 1주로 무상병합하는 감자를 결정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자본잠식으로 판정돼 관리종목 지정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할 때, 이번 감자 역시 에이프로젠 H&G보다 모기업들의 연결 재무제표를 감안한 결정일 가능성이 있다.
에이프로젠 관계자는 "에이프로젠 H&G의 회사 규모 대비 자본금이 많아 결정한 것"이라며 "유통 주식수를 줄여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함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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