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로켓 이어 이번엔 美 위성…우주 추락물 대책없나

기사등록 2023/01/09 11:20:37

최종수정 2023/01/09 13:31:44

美 위성 ERBS 9일 점심께 추락 예상…한반도도 범위 포함

지난해까진 中 로켓 '창정호' 잔해 추락 이어져…실제 피해 사례도

'우주위험대비계획'으로 우주쓰레기 대비…궤도 감시·포집위성 등

지구 궤도에 떠있는 우주 쓰레기. 미 항공우주국(NASA)는 2만7000개가 넘는 우주 쓰레기가 지구 근방 우주환경에 존재한다고 밝혔다. (사진=나사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지구 궤도에 떠있는 우주 쓰레기. 미 항공우주국(NASA)는 2만7000개가 넘는 우주 쓰레기가 지구 근방 우주환경에 존재한다고 밝혔다. (사진=나사 홈페이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뉴스페이스 시대의 도래와 함께 세계 각국이 우주 개발에 속도를 붙이기 시작하면서 '우주 쓰레기' 문제도 점차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우주 강국인 미국, 중국 등의 위성·로켓 잔해물이 꾸준히 지구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위성 잔해물 감시, 우주 쓰레기 포집 등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천문연구원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20분~1시20분 사이 수명이 다한 미국의 위성이 지구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해당 위성은 지난 1984년 10월 5일 발사된 무게 2450㎏의 미국 지구관측위성(ERBS)으로, 지구의 열복사 분포를 관측하고 분석하는 임무를 수행한 바 있다.

이날 새벽 4시 기준 천문연의 분석 결과 ERBS의 추락 예측 범위에는 한반도가 포함됐는데, 해당 위성은 낮 12시50분50초에서 12시53분10초 사이에 한반도 권역을 지나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추락 위성은 대기권 진입 시 마찰열에 의해 해체·연소돼 대부분 소실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일부 잔해물이 넓은 범위에 걸쳐 낙하할 수 있는 만큼 과기정통부는 최종 추락 지역에 주의를 요구하는 한편 아침 7시 경계 경보를 발령하고 우주위험대책본부를 소집했다.
미국 지구관측위성 ERBS의 추락 예상 범위 내 한반도 통과 예측 궤적. 대전 중심 반경 500㎞(노란색)와 1000㎞(붉은색) 범위.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시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지구관측위성 ERBS의 추락 예상 범위 내 한반도 통과 예측 궤적. 대전 중심 반경 500㎞(노란색)와 1000㎞(붉은색) 범위.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시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美 위성 추락 앞서 中 로켓 추락 위험도 반복…실제 지상에 피해주기도

이같은 우주 쓰레기 추락 위험은 근래에 들어 잦아지는 추세에 있다. 한반도가 추락 예측 범위에 들어가는 경우는 흔치 않았으나 우주 쓰레기 추락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해 11월4일 중국 로켓 '창정 5B호'의 잔해물이 남아메리카 서쪽 태평양 적도 부근에 추락했던 것이 대표적이다. 최종적으로 로켓 잔해물이 해상에 추락하며 별다른 피해는 없었으나, 추락 직전까지 남부 유럽, 북아프리카 및 중동, 호주, 미국 남부 및 동부, 중미 등이 추락 예상 궤도 내에 포함되며 우려를 사기도 했다.

'창정 호'는 중국의 우주정거장 '톈궁'의 모듈 등을 운송하기 위해 수년에 걸쳐 반복적으로 쏘아 올려졌는데, 그 과정에서 계속해서 지구 추락 위험을 야기한 바 있다.

지난 2020년 3월에 발사됐던 창정 3B호는 직경 2m 가량의 잔해가 중국 내륙에 떨어졌고, 같은 해 5월에는 추락한 창정 5B호 파편 일부가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에 떨어지며 건물을 파손시켰다. 2021년 4월에 발사했던 창정 5B호 잔해는 인도양으로 추락했고, 2022년 7월 발사됐던 것은 인도양 인근 해상에 추락해 다행히 인명·재산 피해 등을 발생시키지 않았다. 지구로 떨어진 창정 5B호의 잔해물은 평균적으로 무게 20톤, 길이 30m, 직경 5m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AP/뉴시스]지난 10월31일 중국 남부 하이난성의 원창 위성 발사 센터에서 우주정가장 '멍톈(夢天)' 모듈(실험창)을 실은 '창정 5B호'가 발사되고 있다. 2022.10.31.
[AP/뉴시스]지난 10월31일 중국 남부 하이난성의 원창 위성 발사 센터에서 우주정가장 '멍톈(夢天)' 모듈(실험창)을 실은 '창정 5B호'가 발사되고 있다. 2022.10.31.

창정 5B호의 경우 무게만 837톤에 이르는 거대 발사체인 만큼 잔해물의 크기, 무게 등도 상당했고, 그로 인해 추락 과정에서 완전 연소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미국의 ERBS 위성은 무게가 2.5톤 수준이고 크기도 훨씬 작은 만큼 대기권에서 완전히 불타 없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 또한 앞서 지난 7일 해당 위성의 추락 사실을 알리며 "대부분 위성이 대기권을 통과하면서 타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부 잔해는 대기권 진입 후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데, 실제 사람에게 피해가 있을 확률은 9400분의 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韓 '카시오페이아'로 우주 쓰레기 추락 감시·예측…'포집위성'으로 직접 제거도 나선다

이처럼 대부분의 추락 위성·발사체는 지구 진입 과정에서 소멸되지만 유사 사례가 반복되며 추락하는 우주 쓰레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나사와 유럽우주국(ESA) 등에 따르면 지구 궤도에 남아있는 우주 쓰레기의 무게만 9000톤을 넘는 수준이다. 이에 우리 정부도 '우주위험대비 기본계획'을 통해 우주물체의 추락과 충돌 등에 대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천문연은 독자 개발한 인공위성 비행역학 기술을 적용한 '카시오페이아(KASI’s Orbit Prediction & Estimation, Integrated Analysis System) 시스템' 등을 운영 중이다. 카시오페이아 시스템은 우주물체 관측 인프라로부터 생성된 정보를 분석해 우주물체의 궤도를 결정하고, 추락 및 충돌 위험 등을 예측해준다.

실제로 천문연은 인공위성 비행역학 시스템을 통해 지난 2018년 중국 톈궁 1호의 추락 상황과 2021년과 2022년 중국 창정 로켓 잔해의 지구 추락 등 인공우주물체의 재진입 시 지구 추락 지점 및 시간을 정확히 예측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천문연이 개발한 인공위성 비행역학 시스템 카시오페이아. (사진=천문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천문연이 개발한 인공위성 비행역학 시스템 카시오페이아. (사진=천문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우주 쓰레기의 추락을 예측하는 것에서 나아가 우주 쓰레기가 지구로 떨어지기 전 미리 붙잡아 지구로 가지고 오는 기술도 개발된다. 지난달 열린 제22회 국가우주위원회에서는 '포집위성 1호'의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포집위성은 이름 그대로 지구 궤도 상에 있는 우주쓰레기들을 포집해 지구로 가져온 뒤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오는 2027년 누리호 6차 발사를 통해 발사되는 차세대소형위성 3호가 포집위성 1호로써 수명이 다한 뒤 지구 상공 800㎞ 궤도를 돌고 있는 우리별 2호를 지구로 데려오는 '우리별 귀환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미국의 경우에도 우주군(USSF)과 민간업체가 함께 진행하는 우주 쓰레기 청소·재활용 프로그램인 '오비탈 프라임'을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로봇 팔 등을 통해 작은 위성을 포획해나가는 방안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또한 지난 2021년 우주 쓰레기 청소 위성 '스젠 21호'를 발사해 고장난 위성을 포획해 '위성 묘지 궤도'로 던져버리는 데 성공했고, 일종의 우주돛인 '드래그돛'을 우주발사체에 탑재해 임무 완료 이후 이른 시일 내 대기권에 재진입시키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이외에도 전세계는 뉴스페이스 시대 우주 쓰레기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우리나라에서 제40차 국제우주쓰레기조정위원회 총회(IADC)를 개최하고 우주쓰레기로 인한 지구 궤도상 환경문제와 관련된 전 세계 우주청 및 우주개발기관들의 기술적·과학적 연구활동을 협의하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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