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PM2.5 평균농도 전국 평균 수준
유기탄소 비율 높아…겨울엔 질산염 ↑
대기오염물질 수도권 거쳐 춘천에 유입
"중국·수도권·북한 영향 지속 연구 예정"
[서울=뉴시스] 오제일 기자 = 중국과 북한의 대기오염물질이 춘천의 겨울철 초미세먼지(PM2.5) 농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강원권 대기환경연구소에서 2021년12월부터 2022년11월까지 1년간 측정한 춘천지역 초미세먼지 상세성분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춘천시는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강원도 영서지역에 위치하지만 서울과 비슷한 초미세먼지 농도 수준을 보이는 곳이다.
연구소의 이번 관측 결과에 따르면, 춘천지역의 초미세먼지 평균농도는 18㎍/㎥로 같은 기간 전국 평균 농도 수준으로 조사됐다. 다만 성분 구성비는 다른 지역과 달리 유기탄소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사계절 중에서는 겨울철 농도가 가장 높아 '나쁨' 이상 일수(25일, 약 7%)가 11월~3월 사이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초미세먼지 성분 구성비는 유기탄소(29%)가 가장 높고, 질산염(26%), 황산염(15%), 암모늄염(14%) 순으로 나타났다. 겨울과 봄철에는 질산염(31%·26%)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여름과 가을에는 유기탄소(37%·39%)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유기탄소의 비율이 높은 원인은 지역내 생물성 연소에 의한 배출이나 주변 산림 등 자연 발생원에서 방출되는 휘발성이 강한 유기화합물의 전환에 의한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소는 추가 관측과 분석을 통해 이를 규명한다는 계획이다.
제3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기간(2021년 12월~2022년 3월) 중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았던 기간에는 질산염 비율이 약 13%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중국 동북권역(50%), 중국 허베이·산둥지역(42%)에서 유입된 기류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산둥반도를 거쳐 유입된 기류일 때 질산염 비율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톈진, 베이징 등 대도시가 위치한 산둥반도 지역에서 다량의 초미세먼지 전구물질이 수도권을 거쳐 2차 초미세먼지로 변환한 후 춘천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정됐다.
1월의 경우 북한에서 유입되는 기류의 비율이 3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연구소는 향후 중국 등 국외에서 장거리 이동해 온 대기오염물질뿐만 아니라 수도권, 북한의 영향도 지속적으로 연구할 예정이다.
김대곤 국립환경과학원 대기환경연구과장은 "이번 관측결과는 강원 영서지역에서 초미세먼지 화학성분을 상시 관측한 최초 결과로서, 계절관리제 등 고농도 초미세먼지 관리 대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