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러 제재와 원유시장 불안 요인 점검' 보고서
"EU국가들, 러시아 원유 대체할 공급처 찾아야"
"유가 급등하면 인플레 장기화·경기 침체 심화"
[세종=뉴시스] 박영주 기자 = 국책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달 초 시행되는 유럽연합(EU)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발효로 국제원유시장이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정대희 KDI 연구위원은 'EU의 제6차 대(對)러 제재와 원유시장 불안 요인 점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국제 유가는 최근 몇 달간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오는 5일부터 적용되는 EU의 러시아산 해상 원유 수입금지 조치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KDI는 "EU 국가들은 러시아산 원유를 대체할 새로운 공급처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EU의 러시아산 원유 대체 수요 증가로 국제원유가격 상승이 재현될 우려가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기준 EU의 전체 석유 수입 중 25%가량이 러시아에 의존 중이다.
이에 따라 주요 7개국(G7)은 원유가격 상한제를 도입해 러시아산 원유의 비EU 국가에 대한 공급을 유도하고 있다. 원유가격 상한제는 미국을 포함한 원유 구매국들이 정해진 가격선을 넘는 러시아산 원유를 사지 않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원유가격 상한제 세부안의 불확실성, 전략비축유 방출의 한계 등으로 국제원유가격 변동성이 오히려 확대될 가능성도 나온다. 원유가격 상한제가 시행되더라도 인도, 중국, 터키 등이 불참할 경우 당초 의도한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러시아는 가격 상한제를 적용하는 국가에 대해 석유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KDI는 "에너지 가격 불안 심화가 글로벌 경제에 향후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며 "국제 원유 가격 급등이 재현되는 경우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통화 긴축 강화와 글로벌 경기 침체 심화 가능성이 있으므로 에너지 공급망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KDI는 세계 경제에서 주요 현안으로 다뤄지는 글로벌 경제·정책 동향과 정책 사례를 분석·정리한 'KDI 글로벌 경제 리뷰'를 창간했다. 광범위한 글로벌 경제 및 정책 논의 동향을 보다 쉽게 파악하기 위해 기획됐으며 반기마다 발간할 예정이다.
창간호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의제를 중심으로 글로벌 경제 정책 동향을 정리한 제1부, 세계 경제의 정책 현안을 심층 분석한 제2부, 주요국의 시의성 있는 정책사례를 담은 제3부로 구성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