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월 최대 40% 재택근무 가능
신한카드, '1시간 휴가제도' 운영 중
토스, 크리스마스 이브~연말 전사 휴가
카카오페이, 호칭·복장 통해 수평문화 애써
네이버, 휴가 두 배로 주고 결재도 본인이
[서울=뉴시스] 남정현 기자 = #인천에 사는 금융사 직원 A씨는 월요일은 집 근처에서 가까운 사무실로 출근해 업무를 시작한다. 일주일에 2번은 서울 본사로 출근하고, 나머지는 가까운 사무실로 출근한다.
#또 다른 금융사 직원 B씨는 금요일 오전 10시 출근과 함께 오늘 하루 근무할 자리를 키오스크 앞에서 선택하고 자리에 앉는다. 곧 있을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사내 카페를 찾아 커피를 주문하고 잠시 창 밖을 바라보며 티타임을 즐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의 긴 공백을 깨고 많은 금융사들이 신입사원 모집에 한창이다. 최근 신입사원이라는 이름으로 기업에 발을 내딛는 이들은 바로 1996년부터 2012년 사이에 태어난 'Z(제너레이션)'세대다. 이들 Z세대는 앞선 밀레니얼(M세대·1980년대~1990년대 초 태생)들과도 다르다며 선을 긋는 남다른 세대다.
인터넷이 없던 세상을 아예 경험해 본 적이 없으며 부모에 의해 어린 시절부터 소셜미디어(SNS)에 얼굴을 올렸던 이들은 태생적으로 온라인과 비대면이 익숙한, 전에 없던 새로운 세대다.
이들에게 '평생직장'이란 낯선 개념이며, 2~3년 내 이직을 하지 못하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지 못한다 여긴다. 금융사들은 이들을 모셔 와 자사로부터 이탈을 막기 위해 사내 문화를 바꾸는 데 한창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카드는 올해 5월 국내 금융권 최초로 '상시 재택근무'를 도입했다. 부서별 업무 특성·상황별로 재택근무율을 정해두고, 직원이 원하는 날짜에 자유롭게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 월 근무일수 20일 중 최대 40%까지 재택근무를 할 수 있다. 6월에는 서울 강남역 인근에 거점오피스인 '디지털 오피스'를 오픈해 근무지를 유연하게 했다.
또 현대카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의 코어타임(core time)을 제외하고 자유롭게 출퇴근할 수 있는 '플렉스타임(Flex Time)'을 운영하고 있다. 또 점심시간 역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플렉스런치(Flex Lunch)'를 도입해 개개인의 시간을 존중하는 문화를 사내에 정착했다.
신한카드 역시 '모든 팀원이 한 장소에 모여 근무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마트워크플레이스(SWP)' 제도를 도입했다. 'SWP'는 지방에서도 장소 제약없이 본사 업무 수행이 가능하도록 한 지역 거점오피스이다. 장거리 출퇴근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원격지 근무로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는 불편함을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SWP는 현재 전국적으로 총 5곳을 운영 중이다.
또 신한카드는 한 층 전체를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지정 좌석을 없앤 자율 좌석제를 운영 중이다. 또 휴가를 시간 단위로 쪼갠 '1시간 휴가제도'를 신설해 젊은 사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전자금융업자인 핀테크(온라인플랫폼사)들은 더 유연한 근무환경을 제공한다. 토스는 원하는 곳, 원하는 시간대를 선택해 일할 수 있다. 유연한 근무 환경이 일과 삶의 균형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서다. 매주 금요일엔 오후 2시에 퇴근하는 '얼리 프라이데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연말까지는 전사가 휴식할 수 있는 '겨울방학'이 존재한다.
카카오페이는 합리적인 근무문화를 위해 올 7월부터 포괄임금제를 폐지하고 일하는 문화를 바텀업 방식(Bottom-up)으로 정립하겠다고 밝혀 Z세대에게 큰 호응을 받았다. 또 속칭 '꼰대문화'를 지양하고 수평적 논의 문화를 지향하기 위해 서로 직급과 존칭을 뗀 '영어 호칭'을 사용한다. 복장의 자율화를 독려하기 위해 자체 후드집업과 티셔츠를 제작해 배포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업계 최초로 주5일 근무제, 10시 출근, 리프레시휴가, 책임근무제, OCC 등을 도입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7월부턴 주 5일 원격근무를 하는 R타입과 주 3일 이상 회사로 출근하는 O타입 2가지 근무형태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는 '커넥티드워크' 제도를 도입했다. 리프레시 휴가는 일에 집중한 만큼 편하게 쉴 수 있도록 기본 연차 외 유급 휴가(15일) 추가 제공하는 제도다.
또 '본인전결화 제도'를 통해 휴가, 출장, 외근, 업무기기 신청을 직원 스스로 결정하고 선택하게 했다. 이를 통해 결재의 대부분을 조직장이 승인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줄였다는 자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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