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장기 보유량 ↓…가격은 소폭 ↑
약세장 끝나간다는 일부 지표도 나와
각 거래소들, 신뢰 얻기 위한 움직임도
[서울=뉴시스] 최현호 기자 = FTX 파산 사태로 가상자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다양한 악재성 지표나 예측이 나오고 있지만, 비트코인은 소폭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17일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비트코인 장기 소유자들의 보유량은 지난 6일부터 약 일주일 간 6만1500 BTC(약 1조 3000억원) 감소했다. 지난 7월께부터 이 보유량은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왔으나 이번 FTX 사태 이후 꺾인 것이다.
글래스노드 측은 비트코인 장기 보유량 감소가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광범위한 신념 상실을 의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표뿐만 아니라 FTX와 관련한 실질적인 연쇄 악재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호주 증권투자위원회가 성명을 통해 현지 법인인 호주FTX(FTX Australia)의 라이선스를 내년 5월 중순까지 정지시켰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TX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았던 코인 대부업체 블록파이가 유동성 위기로 인해 파산보호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고 15일 보도했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15일을 기점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비트코인은 빗썸에서 종가 기준으로 지난 14일 2260만9000원을 찍은 뒤, 다음날인 15일 2302만2000원을 기록했다. 업비트에서도 종가 기준 14일 2270만1000원을 찍은 뒤 15일 2300만3000원을 기록했다. 코인마켓캡 기준으로도 14일 1만6352달러에서 15일 1만6617달러로 올랐다.
전날에도 비트코인은 2300만원 내외를 넘나들며 소폭의 오름세를 유지했다.
이같은 비트코인의 상승세는 악재성 상황 속에서도 일부 긍정적 지표들이 나타나고 있고, 타 거래소들이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비트코인 SOPR(수익률 지표)은 지난 14일 기준 0.9847로, 2020년 3월(0.9416)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SOPR은 약세장이 끝날 때 가장 낮아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는 실시간 자산 증명·공유, 준비금 유지 등의 내용이 포함된 6가지 원칙을 언급하며 투명한 거래를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앞서 바이낸스는 FTX 사태로 인해 피해를 본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회복 펀드를 조성하겠다고도 밝힌 바 있다.
세계 10위권 이내 가상자산 거래소 중 하나인 비트겟도 투자자 자산보호기금을 확대한다고 밝혔고, 국내에선 전날 코빗이 거래소 보유 가상자산 내역을 공개하겠다는 방침을 내놓기도 했다.
FTX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긍정적·부정적 전망은 한동안 혼재할 것으로 보인다.
코인데스크US에 따르면 미 외환중개업체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이 회복력을 보이고 있지만, FTX와 관련된 완전한 전염 위험에 대해 더 많이 알기 전까지는 투자자들이 시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상상하기 어렵다"면서 "더 많은 거래소나 가상화폐 회사가 출금을 중단하거나 활동을 제한한다면 가상화폐에 대한 압박이 다시 가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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