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김광원 기자 = 2명의 사파리 가이드는 돌진해 오는 코끼리를 총으로 겨눴지만 끝까지 방아쇠를 당기지 않았다. 이들의 목숨을 건 용기로 코끼리는 살아남았다.
3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영상을 공개하고 이런 상황에 처했다면 많은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 코끼리를 향해 총을 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크루거 국립공원의 파푸리에서 사파리 관광객들이 휴식을 취하던 곳 근처를 코끼리떼가 이동하고 있었다. 그 중 성난 한 마리가 가이드 데본 마이어(38)와 션 카터(37)를 향해 짓밟아 죽일 기세로 달려왔다.
경험이 많은 가이드들은 달려오는 코끼리를 향해 목청을 높여 멈추라는 경고를 보냈다.
하지만 코끼리는 위협적인 소리를 내고 먼지구름을 일으키며 마호가니 나무 그늘 아래에서 6명의 관광객과 휴식을 취하던 2명의 가이드를 향해 돌진했다.
가이드 마이어는 “확실히 위기일발의 순간이었다”며 “몇 초만 더 흘렀다면 우리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 코끼리들이 섞인 코끼리 가족은 근방을 지나다 사람 냄새를 맡고 상황을 살펴보려고 다가왔던 것으로 보인다.
코끼리떼는 가이드들이 총을 흔들며 경고를 보내자 방향을 바꿔 가던 길로 돌아갔지만 맨 끝에 서 있던 마지막 한 마리는 가이드들을 향해 돌진해왔다.
마이어는 “한 손가락을 방아쇠에 올려놓고 꼿꼿이 선채 코끼리를 향해 경고의 고함을 질렀지만 코끼리는 계속 다가왔다”며 “코끼리가 6m 거리까지 근접했을 때 고함을 지르며 사격자세를 취하자 코끼리는 마침내 방향을 바꿔 돌아갔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과 야생 보호에 평생을 바쳤지만 우리와 관광객의 생명을 포기할 순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코끼리가 30cm만 더 다가왔다면 우리는 총을 쏴야만 했을 것”이라며 “고함을 치고 똑바로 서서 달아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보인 것이 코끼리를 물러서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마이어는 “일부 사람들이 왜 야생동물의 영역에 침입하느냐고 묻는데 코끼리, 들소, 사자나 얼룩말 등 모든 동물들은 인간이 그들 주변에서 함께 살아왔다는 걸 알고 있다“며 ”우리는 야생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이 자연 상태의 야생과 다시 연결될 기회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어는 코끼리가 이전에도 여러 번 돌진해왔지만, 이번이 가장 위험천만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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