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가족정책 홍보' 예산 19억 편성…국회 "과도해"

[서울=뉴시스] 김남희 기자 = 여성가족부가 내년 가족정책 홍보 예산으로 19억원을 편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홀로 아이를 키우는 '청소년 한부모'의 학업 중단을 막기 위한 실질적 대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30일 뉴시스가 입수한 국회 예산정책처(예정처)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여가부는 가족정책 홍보 예산으로 전년 추경예산 대비 6300만원 늘어난 19억원을 편성했다.

해당 사업은 원래 2020~2022년 '다양한 가족 인식 확산 및 가족서비스 정보제공 사업'으로 편성돼 가족행사 개최, 가족다양성 인식조사, 관련 콘텐츠 제작 등을 진행해왔다. 내년부터는 가족정책 홍보로 사업 방향이 변경됐는데 예산은 같은 규모로 배정됐다.

예정처는 "구체적인 추진계획 없이 콘텐츠 제작 및 송출 등 예산으로 19억원을 편성했는데, 2020~2022년 예산 현황을 고려할 때 과도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여가부는 세부 내용은 11~12월께 마련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예정처는 여가부가 이미 '여성·가족정책 의식확산 사업'을 통해 부처 정책 전반에 대한 홍보사업을 하고 있는데, 가족정책 홍보 사업을 별도로 편성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해당 사업 예산은 19억3000만원으로, 이 중 홍보 콘텐츠 제작·확산 용역비에 17억8100만원이 책정됐다.

예정처는 "여가부 주요 정책 전반에 대한 콘텐츠 제작 예산의 106.7%에 해당하는 19억원을 (가족정책 홍보에) 편성한 것은 과도한 측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예산 규모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홀로 아이를 키우는 '청소년 한부모' 복지와 관련해서는 학업 중단 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봤다.

여가부는 기준 중위소득 65%이하면서 검정고시 학원이나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청소년 한부모에게 연간 최대 154만원의 학습비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청소년 한부모 중 저소득층 규모가 매년 감소하면서 학습지원비 집행률도 2019년 13.7% → 2020년 9.2% → 2021년 8.3%로 낮아지는 실정이다. 여가부는 실적 부진을 감안해 예산을 자립촉진수당과 통합해 3억1000만원 감액한 1억4000만원으로 편성했다.

예정처는 "월 50% 이상 학원 출석, 연 1회 이상 검정고시 응시 등으로 자녀 양육 등 부담이 있는 청소년 한부모의 경우 지원요건을 충족하기 어렵다"며 "청소년 한부모가 학업을 중단하지 않고 자립기반을 강화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밖에 '지역의 청년 공감대 제고 사업'은 성평등 환경 조성이라는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어 재검토가 필요하고, 대학생 대상 폭력예방 교육은 대부분 대학이 이미 실시 중인 점을 고려해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여가부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5.9% 증액된 1조5505억원으로 국회 심의를 거쳐 12월 확정될 예정이다. 정부는 여가부를 폐지하고 보건복지부 산하에 '인구가족양성평등본부'를 만들어 업무를 이관하는 정부조직 개편안을 내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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