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타 엔진 충당금 1조3602억원 3분기 실적에 또 반영
사상 최대 매출에도 영업이익 -3.4% 뒷걸음질
4분기 영업익 3.5조원 나와 연간 영업익 10조 돌파할지 주목
[서울=뉴시스]안경무 기자 = 올해 현대자동차 '영업이익 10조원' 시대가 가능할 지 주목된다. 지난 3분기 실적에서 1조3000억원 규모의 세타 GDI 엔진 리콜 충당금이 반영되며 영업이익이 기존 추정치를 크게 밑돌았기 때문이다.
올해 연간으로 영업이익 10조원을 달성하려면 올 4분기에 현대차가 3조50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을 올려야 한다. 녹록치 않은 영업 환경 속에서 현대차가 시장 기대에 부응할 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는 올 3분기 매출액 37조7054억원, 영업이익 1조5518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 감소했다.
현대차는 특히 3분기에 전년 대비 14.0% 늘어난 102만5008대 판매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보였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최근 발표한 세타2 GDI 엔진에 대한 품질 비용을 추가로 충당금으로 반영하며 전년 동기보다 더 줄었다.
현대차가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보이며 산업계와 증권가 등에선 자연스럽게 현대차 연말 성적표를 주목한다. 당초 관련 업계에선 올 연말까지 현대차의 영업이익 10조원 돌파가 유력하다고 봤다.
일각에선 현대차가 기아와 합치면 올해 영업이익이 15조원으로 불어나 자동차, 화학, 정유 산업 등 이른바 '차화정' 랠리가 절정에 달했던 2012년 11조9592억원 영업이익 기록을 경신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18일 현대차가 세타2 엔진과 관련해 1조3602억원에 이르는 추가 충당금을 3분기 실적에 반영하기로 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3분기 누계 기준 현대차 실적은 판매 290만4049대, 매출액 104조39억원, 영업이익 6조4605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차가 올해 영업이익 10조원을 달성하려면 올 4분기에 최소 3조5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해야 한다.
그러나 상황은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발효와 금리 인상 기조가 현대차가 넘어야 할 산으로 분석된다.
신윤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IRA가 본격 적용되는 2023년부터 IRA 법안 수정 등이 없다면 현대차의 전기차 점유율은 크게 축소될 수밖에 없다"며 "미국 중앙은행(Fed)의 지속적인 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주요 시장의 차 금융 시장이 위축되며 신차 수요에도 악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반면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3분기부터 완화세를 보이는 데다, '킹달러'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현대차가 환율 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올 4분기 글로벌 생산량은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평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며 "아이오닉6와 현대차 신형 그랜저 출시 효과로 내수 시장 판매 개선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낮은 재고 수준과 엄청난 대기 수요, 우호적인 환율 여건으로 현대차는 양호한 판매 실적을 이어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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