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에 에너지난·인플레 심화…유럽 곳곳 시위

기사등록 2022/10/23 16:29:26

최종수정 2022/10/23 18:45:17

佛 10만여명 참여…정유노조 파업 항의 등

루마니아, 노동자 빈곤…에너지식량비 항의

체코, 에너지 위기 정부대처 반대…퇴진요구

영국·독일 노동자, 임금인상 요구하며 파업

[파리=AP/뉴시스]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시위대가 에너지 가격과 물가 상승에 항의하고 기후 변화에 반대하며 행진하고 있다. 시위대는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에 대해 임금 인상과 인플레에 따른 조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2022.10.17.
[파리=AP/뉴시스] 1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시위대가 에너지 가격과 물가 상승에 항의하고 기후 변화에 반대하며 행진하고 있다. 시위대는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에 대해 임금 인상과 인플레에 따른 조치 등을 요구하고 있다. 2022.10.17.

 [서울=뉴시스] 이승주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이 촉발한 에너지난과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하면서 유럽 곳곳에서 에너지 가격 인하와 임금 인상을 촉구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은 "최근 유럽의 에너지 요금과 식량 가격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치솟고 있다"며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는 경제 계획이 금융 시장의 혼란을 야기시키고 경제를 더욱 멍들게 했다는 이유로 취임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사임을 강요 받았다"고 보도했다.

브뤼셀에 있는 싱크탱크 브뤼헬에 따르면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 여름 최고치를 기록한 뒤 하락했다. 에너지 가격은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국의 인플레이션을 사상 최대치인 9.9%까지 끌어올렸다.

이에 이번주 유럽 곳곳에서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인플레이션 수준이 유로존 19개국에서 6.2%로 가장 낮은 프랑스에서는 18일부터 시위가 확대됐다. 도시 곳곳에서 열린 시위 행진에 10만명 이상이 참여했다.

철도운송 노동자와 고등학교 교사, 공립병원 직원들은 석유노조의 임금 인상 요구와 휘발유 부족을 야기한 정유노조 파업에 항의하라는 요구에 귀를 기울였다. 거리에 나선 라시다 오켐은 "오늘날 사람들은 임금을 인상을 요구하기 위해 압박 전술을 사용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밀라노=AP/뉴시스] 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리나테 공항의 탑승 수속 카운터가 항공 관제사를 포함한 파업으로 텅 비어 있다. 2022.10.21.
[밀라노=AP/뉴시스] 2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리나테 공항의 탑승 수속 카운터가 항공 관제사를 포함한 파업으로 텅 비어 있다. 2022.10.21.

수일 후 루마니아에서는 수천 명의 루마니아인들이 루마니아 수도 부카레스트에서 진행된 시위에 참여했다. 이곳에서는 수백만 명의 노동자를 빈곤에 빠뜨리고 있다는 에너지와 식량, 필수품 비용에 항의하기 위한 집회가 열렸다. 치솟는 생활비에 실망감을 표시하며 경적을 울리고 북을 쳤다.

체코에서도 에너지 위기에 대한 정부의 대처에 반대하며 시위를 벌였다. 지난달 프라하에서 깃발을 흔드는 거대한 군중이 유럽연합(EU)의 대 러시아 제재 지지를 비판하며 친 서방 연립 정부 퇴진을 요구한 바 있다. 이들은 정부가 에너지 비용에 쪼들리는 가정과 기업을 돕는 일을 충분히 하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영국에서는 철도 노동자와 간호사, 항만 노동자, 변호사 등은 최근 몇달 동안 40년 만의 최고치인 10.1%의 인플레이션에 상응하는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일련의 파업을 벌여왔다.
[리옹=AP/뉴시스] 18일(현지시간) 프랑스 리옹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현수막을 들고 있다. 프랑스 각지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에 대해 치솟는 기름값 등 물가 상승에 따른 책임과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3주째 이어진 정유 노조의 파업으로 에너지난이 심화하면서 프랑스 곳곳에서 근로자들이 파업에 돌입했다. 2022.10.19.
[리옹=AP/뉴시스] 18일(현지시간) 프랑스 리옹에서 한 시위 참가자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현수막을 들고 있다. 프랑스 각지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에 대해 치솟는 기름값 등 물가 상승에 따른 책임과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3주째 이어진 정유 노조의 파업으로 에너지난이 심화하면서 프랑스 곳곳에서 근로자들이 파업에 돌입했다. 2022.10.19.

독일에서는 비행 조종사들이 가격인상에 항의하며 더 나은 임금을 요구하기 위한 파업을 이어갔다. 루프트한자 항공 조종사들과 유럽 전역 다른 항공사 노동자들이 인플레이션에 따라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면서 열차가 멈춰 섰다.

이처럼 유럽 전역에서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반해 낮은 생계비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것이 이내 정치적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시위와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리스크 컨설턴트인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가 유럽 내 시민 불안을 고조시키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보내고 값싼 러시아 석유와 천연가스의 의존도를 줄이겠다고 약속하며 우크라이나를 강력 지지했지만, 이런 전환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AP통신은 "명확한 지불 계획 없이 가계와 기업의 에너지 요금을 지원하기 위해 대대적인 감세와 수백억 달러 지원을 포함한 트러스의 실패한 경기부양 계획은 정부가 얽힌 곤경을 잘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베리스크 메이플크로프트 관계자는 "지금까지 유럽은 이전보다 (에너지를) 평년보다 아껴온 덕분에 가정 난방을 위한 가스 수요가 감소했다"면서도 "올 겨울에 유럽에서 가스 공급이 예기치 않게 중단되면 시민 불안과 정부 불안정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우크라 전쟁에 에너지난·인플레 심화…유럽 곳곳 시위

기사등록 2022/10/23 16:29:26 최초수정 2022/10/23 18:45:17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