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소각장 갈등' 타협점 못찾고 평행선…장기화 하나

기사등록 2022/10/22 14:00:00

서울시-주민들, 고성·몸싸움 끝에 주민설명회 파행

오세훈 "주민께 죄송하나 결정 바꾸기 정말 어려워"

서울시, 노인정, 관리사무소 등 소규모 설명회 진행

주민들 "명분쌓기용"…반대의견서 5만부 시청 제출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마포 소각장 신설 주민설명회에서 소각장 백지화를 요구하는 주민들이 서울시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선정위원회 관계자들과 충돌하고 있다. 2022.10.18.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마포 소각장 신설 주민설명회에서 소각장 백지화를 요구하는 주민들이 서울시 광역자원회수시설 입지선정위원회 관계자들과 충돌하고 있다. 2022.10.1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은 기자 = '마포구 상암동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소각장)' 추가 설립을 두고 서울시와 마포구 주민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주민들은 "전면 백지화"를 줄곧 외치는 반면, 오세훈 시장은 "결정을 바꾸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해 난항이 지속될 전망이다.

22일 서울시와 마포구에 따르면 시가 지난 18일 마포구 상암동을 신규 소각장 건립지로 선정한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준비한 행사가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로 시작도 못한 채 무산됐다.

시는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소각장 입지 후보지 선정과 관련해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마포구 주민 300여명으로 구성된 '소각장추가설치백지화투쟁본부'는 설명회 시작 전부터 집회를 열고 "소각장 추가 결사반대", "특정지역 말살하는 살인행정 중단하라"고 외쳤다.

투쟁본부는 "마포구는 이미 소각장이 있다. 지금도 매일 750t을 태우고 있는데 서울시는 추가로 또 짓겠다고 한다"며 "그렇게 되면 마포구는 서울시민이 배출하는 쓰레기의 절반 이상을 날마다 소각하는 동네가 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설명회장에 입장한 이후에도 호루라기를 불거나 서울시 관계자와 고성이 오가고 몸싸움을 벌이며 단상을 점거하는 등 거세게 항의했다. 결국 서울시는 설명회를 취소하겠다고 선언하고 퇴장했다. 시 관계자는 "점거 주도자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는 한편 지역 주민·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소통협의체를 구성해 주민과의 대화는 이어가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서울=뉴시스]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오세훈TV'에 '마포구민들께 전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진심'이란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제공=영상 캡쳐)
[서울=뉴시스]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오세훈TV'에 '마포구민들께 전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진심'이란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제공=영상 캡쳐)
오세훈 시장 또한 같은날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마포구 상암동 주민들께 송구스럽고 죄송스럽다"면서도 "이런저런 조건을 다 따져서 입지선정위원회에서 결정을 한 만큼 쉽게 바꾸기는 정말 어렵다. 몇 년에 걸쳐 여러 후보지를 놓고 차츰차츰 그 후보지를 줄여 최종적으로 선정된 곳이 이 곳이기 때문"이라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어 "저 오세훈, 여태껏 정치를 하면서 믿음이 가지 않은 처신을 한 적은 없다고 자부한다"며 "가장 최신 기종의 기계설비가 있다면 아낌없이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오 시장은 지난 19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과 인터뷰에서도 "2025년까지는 완성해야 해서 늦어도 내년에는 본격적인 절차가 시작돼야 한다"며 "기회가 닿는대로 주민들께 설명을 드리겠다"고 재차 밝혔다.

실제로 서울시는 주민설명회가 무산된 다음날인 지난 19일부터 노인정을 다니며 소규모 설명회를 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앞으로 아파트단지나 관리사무소도 방문해서 직접 설명을 해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마포 소각장 신설 백지화 투쟁 본부 주민들이 지난 2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소각장 설치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주민들은 성명서 낭독을 마치고 소각장 설치에 대한 공람의견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2022.10.21.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마포 소각장 신설 백지화 투쟁 본부 주민들이 지난 2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소각장 설치 반대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주민들은 성명서 낭독을 마치고 소각장 설치에 대한 공람의견서를 서울시에 제출했다. 2022.10.21. [email protected]
하지만 주민들은 '명분쌓기용'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투쟁본부 관계자는 "시청 직원 두세명이 노인정을 찾아가서 어르신들을 설득하고 있다는데 도대체 무슨 설명회인지 모르겠다"면서 "소통협의체도 원하는 사람들 위주로 구성할 가능성이 높지 않겠나. 꼼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투쟁본부는 지난달 26일부터 오전마다 광진구에 위치한 오 시장 자택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또 21일에도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의 일방적인 강요 행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공정과 형평성에 반하는 결정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서울시의 소각장 부지 선정 과정 자료 공람에 대한 주민의견서 5만부를 서울시에 제출하는 등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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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소각장 갈등' 타협점 못찾고 평행선…장기화 하나

기사등록 2022/10/22 14: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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