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인 가족 직접 조립한 비행기…지금은 전국 비행중

기사등록 2022/10/21 17:23:41

최종수정 2022/10/21 19:02:20

영국 가족, 집 뒷마당서 4인승 비행기 직접 조립

비행기 면허 딴 아빠가 조종…영국 전역 비행 중

[서울=뉴시스] 직접 비행기를 만든 영국의 한 가족이 비행기 옆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출처: 인스타그램 캡처) 2022.10.2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직접 비행기를 만든 영국의 한 가족이 비행기 옆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출처: 인스타그램 캡처) 2022.10.2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희준 인턴 기자 = 충분한 노력과 인내심, 단합력이 있다면 4인승 경비행기 역시 이케아 가구처럼 뚝딱 조립할 수 있다. 영국의 한 가족이 집 뒷마당에서 4명의 가족을 위한 4인승 경비행기를 직접 조립했다. 완성된 비행기는 아빠가 직접 몰았다.

미국 CNN은 20일(현지시간) 영국에 거주 중인 비행기 제조 가족에 대해 소개했다. 그들의 여정은 온 가족이 10여 년 전, 비행장 근처에 위치한 에식스주의 한 가정집으로 이사를 오게 되면서 시작됐다.

가장인 아쇼크 알리세릴 타마락샨은 비행장을 볼 때마다 이번 기회에 비행기 조종을 직접 배우는 건 어떨까 생각했다. 하지만 다른 모든 거창한 계획들과 마찬가지로, 아쇼크의 비행 면허 취득 계획 또한 적극적으로 추진되지는 않았다. 그는 단지 가족들에게 이따금 비행기 면허를 따게 되면 얼마나 멋질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만 했다.

수년 후, 아쇼크의 아내는 그런 남편을 위해 아쇼크의 생일에 비행기 조종 체험권을 선물해줬다. 아내 덕에 직접 비행을 경험한 아쇼크는 끝내 마음을 굳힐 수 있었다. 이후 아쇼크는 2019년에 개인 조종사 자격을 취득하는 것에 성공했고, 2인승 비행기도 한 대 구입했다. 아쇼크는 CNN과 인터뷰에서 "작은 비행기를 직접 몰고 넓은 하늘을 가로지르는 건 정말 대단한 경험이다"라고 말했다.

자식들이 점점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아쇼크는 더 이상 조그맣고 낡은 2인승 비행기로는 온 가족을 안전하게 태울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쇼크는 1960년대에서 70년대 사이에 만들어진 구형 항공기들을 구매하는 것을 고려했지만, 만들어진 지 수십 년도 더 된 낡은 비행기에 가족들을 태우고 싶지는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아쇼크는 남아프리카의 항공기 회사인 '슬링 에어크래프트'사가 만든 4인승 비행기인 '슬링 TSi'를 접하게 됐다. 직접 조립해야만 하는 조립식 항공기였다. 아쇼크는 항공기 제작 경험이 있는 친구들을 영국으로 불러 모아 비행기를 조립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슬링 TSi를 구매했다.

비행기 조립 키트는 순식간에 집에 도착했다.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해 영국은 완전히 봉쇄됐다. 친구들이 아쇼크를 도우러 올 수 없게 된 것이다.

아쇼크는 좌절하지 않고 뒷마당에 작업실부터 만들었다. 그리고 2020년 4월부터 경비행기 조립 과정을 가족들과 함께 진행하기 시작했다.
[서울=뉴시스] 코로나로 인해 영국이 봉쇄되자, 아쇼크는 가족들과 함께 직접 비행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사진출처: 인스타그램 캡처) 2022.10.2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코로나로 인해 영국이 봉쇄되자, 아쇼크는 가족들과 함께 직접 비행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사진출처: 인스타그램 캡처) 2022.10.21. *재판매 및 DB 금지
아쇼크는 비행기 도면이 누구나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쉬웠다고 말하며 "이케아에서 가구를 사서 조립하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라고 밝혔다.

아쇼크를 돕기 위해 가족들 또한 나섰다. 아쇼크의 어린 두 딸도 각 부품에서 플라스틱을 제거하는 일을 하면서 적극적으로 아빠를 도왔다.

2020년 여름, 아쇼크는 비행기의 꼬리와 머리를 만드는 것에 성공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몸체를 완성했고, 12월에는 마침내 비행기를 완성했다. 2019년 면허를 딴 이후 2년 여 만에 가지게 된 '가족 비행기'였다.

아쇼크가 조립한 비행기의 첫 시험 조종에는 영국 민간항공청(CAA)에서 보낸 감독관이 함께 탑승했다.

아쇼크는 뒷마당에서 직접 조립한 비행기를 험하게 몰고 싶지 않았지만, 감독관은 난폭하게 비행기를 몰았다. 아쇼크는 처음에는 불안했으나 이내 자신과 가족이 만든 비행기가 이 정도의 비행은 버틸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게 됐다고 언급했다.

시험 비행이 끝나자, 감독관은 아쇼크에게 "축하한다. 방금 당신과 가족이 직접 만든 비행기가 착륙했다"라고 했다. 아쇼크는 그 말을 듣고 어딘가 울컥하는 기분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서울=뉴시스] 아쇼크 가족은 직접 만든 비행기를 몰며 영국 전역의 하늘을 여행하고 있다. (사진출처: 인스타그램 캡처) 2022.10.21.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아쇼크 가족은 직접 만든 비행기를 몰며 영국 전역의 하늘을 여행하고 있다. (사진출처: 인스타그램 캡처) 2022.10.21. *재판매 및 DB 금지

6차례의 시험 비행 이후, 아쇼크는 가족들과 함께 영국 와이트섬, 스케그네스, 버킹엄셔의 창공을 날아다녔다. 가족들은 그들의 '가족 비행'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유하고 있다.

어느덧 125시간의 비행을 마친 아쇼크는 아직 자신이 초보 비행사라고 말하며, 앞으로 가족들을 태우고 유럽 전역을 여행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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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 가족 직접 조립한 비행기…지금은 전국 비행중

기사등록 2022/10/21 17:23:41 최초수정 2022/10/21 19: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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