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바이든 서한 공개 늦게 한 이유…국면전환? 위상 제고?

기사등록 2022/10/17 16:46:09

서한발송은 1일, 공개는 15일…보름 늦어

방산주 논란·사법리스크 현실화…국면전환

일각선 '안보서 민생 이슈 전환 위해' 분석

이재명 측 "민생경제 집중은 원래 하던 것"

이재명 "국가 역량이 야당탄압에 소진" 지적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10.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개정을 요청한 것을 뒤늦게 공개하면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최근 방산주 논란이 휩싸인데 이어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한 재판이 시작되면서 불리한 국면을 전환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야당 대표로서의 위상을 각인하기 위한 전략을 편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인플레 감축법에 대한 재고를 미 당국에 요청드린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바이든 대통령과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한 미 당국 관계자 20명에게 서한을 보냈다는 내용이다.

서한에는 IRA에 대한 우리나라 국민과 기업의 우려와 함께 "이 법이 이대로 시행되면 한국에서 제작된 전기차의 미국 수출 경쟁력이 약화해 경제적 타격을 받는 것은 물론, 미국 소비자의 편익도 줄어들 것"이라는 지적 및 관련 법 조항의 개정, 법 적용 유예 등 대안 마련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 14일 북한이 완충지대에서 포병 사격을 벌여 '9·19 군사합의' 파기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특히 최근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북한이 이달 16일과 11월7일 사이 7차 핵실험을 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긴장감이 높아지기도 했다.

이와 함께 한미일 연합훈련에 대한 지적으로 시작한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친일파' 논란까지 이어지던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표는 서한 발신 사실을 밝혔다. 밝힐 당시 불거졌던 이슈와 동떨어진 듯한 내용이었다. 또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가 이번 서한을 보낸 것은 이달 1일이었다. 보낸 지 보름 만에 서한 발신 사실을 공개한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안보 이슈와 '친일파' 논란이 부각되는 만큼 민생 경제 회복 이슈에 대한 주목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국면전환을 위해 서한 발신 사실을 공개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 대표 측은 이러한 분석에 대해 "국면전환이라기 보다 원래 민생경제 중심이었고 외교참사, 욱일기 독도훈련 등이 이어지면서 지적을 안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이러한 이슈들을 지속할 생각은 없고 민생경제 회복에 집중하는 것은 원래 하던대로 이어오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한 발신 사실 공개가 늦어진 것은 서한을 보내는 과정에 시간이 좀 걸렸기 때문이다. 대사관에 보내고, 국제우편 발송하고 수신 확인하는 등"이라며 "서한이 전달됐을 즈음에 맞춰 공개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고 부연했다.
[서울=뉴시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주요 정치 관계자에 보낸 서한. (사진 = 이재명 대표 페이스북 캡처) 2022.10.17.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주요 정치 관계자에 보낸 서한. (사진 = 이재명 대표 페이스북 캡처) [email protected]


이 대표는 17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서한 발신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제가 지난주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 주요 인사들에게 IRA 개정을 요청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이게 그렇게 큰 도움이 될 지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 일이 그것 밖에 없으니 그거라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작은 노력, 의지가 모이면 성과가 생겨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야당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최선을 다해 하겠다"고도 했다.

반면 이 대표가 자신의 방위산업체 주식 보유 논란, 오는 18일 예정된 공직선거법 위반 관련 재판 등을 감안해 서한을 뒤늦게 공개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한 입장도 간접적으로 밝혔다.

그는 "지금 경제가 어렵다. 이자율은 날로 치솟고 있고 국민의 삶은 점차 도탄에 빠지고 있다. 민생과 경제를 챙기는데 총력을 다해도 부족할 시점에 국가 역량이 야당 탄압, 정치 보복에 소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권력을 국민으로부터 온 것이다. 국민을 위해서 제대로 사용되어야지 국민의 삶을 팽개치고 정치적 탄압에 소진하는 것은 권력의 본래 역할을 저버리는 것이다. 그에 상응하는 책이미 반드시 주어진다는 점을 기억해야할 것"이라고 보탰다.

이 대표는 "세계적으로도 그렇지만 대한민국 경제와 민생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한반도 평화에 또 하나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국가는 국민 생명의 안전, 국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존재한다. 국민 생명의 안전을 지키는 안보는 어떤 이유로도 악용되어선 안 된다. 특히 남북관계가 적대적 공생 관계로 되돌아가선 안 된다는 과거 겸험을 되살려야 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주 국정감사가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예산 입법 국회가 시작된다. 민생 경제를 위한 골든 타임을 놓쳐선 안 된다. 민생 해결과 국가 전략산업 지원을 위한 여야정 협의체 구성을 촉구한다"며 "내버려두면 나아질 거라는 건 무능을 자인하는 것이다.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최선을 다해야 시장이 희망을 가질 수 있다. 정부의 민생위기 대응을 위한 적극적인 방안의 시행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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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바이든 서한 공개 늦게 한 이유…국면전환? 위상 제고?

기사등록 2022/10/17 16:46:09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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