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손정의…20년 전에도 ARM '빅딜' 인연 화제

기사등록 2022/09/22 13:41:50

최종수정 2022/09/22 14:14:53

1990년대 말에도 삼성·소프트뱅크 ARM 공동인수 추진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으로 국내 기업 총수들과의 만찬 회동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9.07.0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으로 국내 기업 총수들과의 만찬 회동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9.07.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다음달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나 세계적인 반도체 팹리스 기업인 ARM(암) 인수를 논의한다.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은 1990년대 말에도 삼성전자와 소프트뱅크가 ARM 인수를 공동으로 추진할 당시 만난 적이 있다.  ARM을 둘러싸고 20년 넘는 인연을 이어가는 셈이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일본 게이오기주쿠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해 일본어에 능통하다. 이 부회장은 일본 내 인맥도 방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특히 손 회장과 반도체는 물론 인공지능(AI) 등 미래산업에 대한 협력 방안을 공유하는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1990년대 말 삼성전자와 소프트뱅크가 영국 반도체 기업 ARM 인수를 공동 추진할 당시 손 회장과 인연을 맺기도 했다. 이후 20년 넘게 매년 한 두 차례 만나거나 전화 통화를 하며 허심탄회하게 경영 현안을 함께 논의했다는 후문이다.

손 회장은 2013년과 2014년, 2019년 각각 한국을 찾을 때마다 빼놓지 않고 이 부회장을 만났다. 손 회장과 이 부회장은 공식 회동을 포함해 사적으로도 수 차례 만나 삼성전자와 소프트뱅크의 사업 협력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손 회장이 국내 재계 총수들과 만찬 회동을 할 당시에는 손 회장과 이 부회장이 먼저 시내 모처에서 만나 승용차로 함께 만찬장으로 이동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의 각별한 인연은 삼성전자의 ARM 인수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영국에 본사가 있는 ARM은 '스마트폰 두뇌'로 불리는 AP칩 설계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ARM의 사업 모델은 '오픈형' 라이선스다. 단순히 라이선스만 구입하면 어떤 기업이든 이를 커스터마이징해 자신들에게 가장 잘 맞게 반도체를 설계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인텔 등도 이런 구조로 ARM에 별도의 라이선스 사용료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가 ARM을 인수할 경우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위 목표를 세운 삼성전자가 경쟁력을 더 높일 수 있다는 평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로열티(사용료)를 지급하는 삼성전자 같은 기업은 ARM 같은 팹리스 기업을 인수하면 분명한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며 "엔비디아도 그런 이유로 인수를 추진했다"고 말했다.

손 회장 입장에선 ARM 매각이 시급한 과제라는 진단도 들린다.

소프트뱅크는 '비전펀드'의 잇단 투자 실패로 창사 이래 분기 기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올 2분기(4~6월) 3조1267억 엔(약 30조5000억원) 순손실로 자금 조달이 시급한 상황이다. 소프트뱅크는 우버와 알리바바 등의 지분 매각을 통해 투자 손실을 메우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평이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6년 ARM을 234억파운드(약 36조4000억원)에 인수했다. 업계에선 최근 ARM의 가치를 최대 100조원, 추정 가치 50조~70조원으로 추산한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125조원의 현금성 자산을 모두 고려하면 삼성전자는 ARM을 단독으로 인수할 여력이 충분하다. 재무적 여건으로는 단독 인수가 가능하나 독과점 규제 등으로 이는 어려울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반도체 업계에선 국가 전략 산업으로 꼽히는 반도체 기술은 외교 자산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각국 정부 움직임이 거세고, 당국의 규제 강화 움직임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일부에선 특정 반도체 기업이 '설계자산 독점'을 하기 어렵고 ARM의 설계를 계속 활용해야 하는 만큼 일종의 '보험'으로 일부 지분 투자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소프트뱅크가 삼성전자에 ARM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전략적으로 일부 지분을 유지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ARM은 사업구조상 단독 인수가 절대 불가한 것은 아니지만 여러 여건을 고려하면 지분 확보를 통해 반도체 기본 설계도인 아키텍처(프로세서 작동법) 사업 구조를 이해하고 유연한 협업을 하는 것만으로도 서로 윈윈 할 수 있다"며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이 이런 점에서 다각도로 논의를 벌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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