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ARM 인수 의지]②이재용-손정의, 어떤 협상할까

기사등록 2022/09/22 06:02:00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북중미·유럽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9.21.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북중미·유럽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1일 오후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09.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조만간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난다고 공식 선언하며 삼성전자의 ARM(암) 인수가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관측이 들린다.

이 부회장은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고 있고, 손 회장은 최근 잇단 투자 실패에 따른 자금난 해소 방안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두 사람이 내달 직접 대면하는 자리에서 어떤 대화가 오갈지 관심이 쏠린다.

21일 국외 출장을 마친 이 부회장은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신사업 성과를 묻는 질문에 "내주나 다음 달에 손 회장이 서울로 오면, (ARM과 관련) 그런 제안을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가 M&A 추진 상황과 관련해 기자들의 질의에 공식 답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부터 검토해온 대형 M&A가 드디어 결실을 거두게 될지 기대가 커진다.

특히 이 부회장과 손 회장 모두 M&A를 서두를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는 점에서 조기에 결과물이 나올지 관심이 커진다 .

이 부회장은 지난 2019년 4월 메모리뿐 아니라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세계 1등 기업이 되겠다는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3년이 지날 때까지 선두와 격차는 여전히 크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미래 먹거리로 육성 중인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경우 올해 1분기 대만 TSMC이 53.6%를 기록해, 2위 삼성전자(16.3%)보다 3배 이상 차이를 보인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급격한 침체에 접어든 반면, 파운드리 시장은 상대적으로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대만 TSMC의 추격에 삼성전자의 세계 반도체 매출 1위 지위도 위태롭다. 삼성전자로서는 M&A를 통해 추격의 전기를 마련하는 게 절실하다.

손 회장으로서도 ARM의 매각이 시급한 과제다. 손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세계 최대 기술 펀드 '비전펀드'의 잇단 투자 실패로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올해 2분기(4~6월) 3조1267억 엔(약 30조5000억원) 순손실로 1981년 창사 이래 분기 기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arm 로고. (사진 = 업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arm 로고. (사진 = 업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소프트뱅크는 대규모 손실을 감당하지 못해 투자 지분을 매각하는 것도 모자라, 경영진 급여까지 대폭 삭감하며 현금 창출을 위해 마른 수건을 짜는'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두 사람이 만남을 갖는 것은 예사롭지 않다고 본다.

다만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삼성전자의 경우 파운드리 산업을 육성 중인 상황에서 팹리스(설계) 기업인 암사를 인수하는 것이 오히려 고객 확보에 어려움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비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반도체를 설계하는 팹리스와 이를 바탕으로 위탁 생산을 맡는 파운드리로 분업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보안도 핵심 문제다.

파운드리 사업부를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가 설계까지 하게 되면 고객사들은 자신들의 설계 자산이 삼성전자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다른 곳에 생산을 맡길 수 있다.

반면 소프트뱅크 처지에서는 당장 현금이 필요한 상황인데, 자칫 인수전이 장기화할 경우 최악의 경우를 맞을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앞서 미국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가 2020년 9월 ARM을 인수하기로 했지만, 미국과 영국 등 각국 규제당국의 반대로 1년 넘게 시간만 끌다 올해 초 불발됐다. 이 같은 불확실성 때문에 소프트뱅크는 암사의 기업공개(IPO)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과 손 회장, 두 사람이 테이블에 앉아 머리를 맞대고 어떤 해법을 찾느냐가 전 세계 반도체 생태계를 또 한번 흔들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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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ARM 인수 의지]②이재용-손정의, 어떤 협상할까

기사등록 2022/09/22 06:02: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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