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지역 해제에도…"비싼 이자 탓에 주택 매입 수요 적을 듯"

기사등록 2022/09/21 16:06:59

최종수정 2022/09/21 16:18:43

국토부, 주정심 열어 규제지역 해제

가격 하락·미분양 증가 지역 위주로

아직 비싼 서울·수도권 '시기상조' 판단

규제 완화에도 집값 들쑤실 여지 적어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주택단지 모습. 2022.09.19.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주택단지 모습. 2022.09.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정부가 세종과 인천을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하고, 수도권에서는 동두천·양주·파주·평택·안성 등 경기 외곽 지역에 대해 조정대상지역을 해제하기로 했다. 대선 전부터 공언한 규제완화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지만, 하향 안정화하고 있는 집값을 들쑤시지 않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국토교통부는 21일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조정안'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논의 결과 세종을 제외한 지방권과 일부 수도권 외곽지역의 조정대상 지역을 해제하고, 인천·세종 지역은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한다.

지방의 경우 하락폭 확대, 미분양 증가 등을 감안할 때 선제적 규제지역 해제 필요성이 있다는 게 위원들의 인식이었다. 다만 서울과 그 인접지역은 아직 집값이 비싸고 하락 전환 기간도 길지 않은 점을 고려해 시간을 두고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세종시는 집값이 지속적으로 하락한 점을 고려해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하되, 미분양이 적고 청약경쟁률이 높은 만큼 조정대상지역은 유지한다. 가격 하락폭이 큰 인천은 서구·남동구·연수구의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하고, 경기는 접경지역 등 외곽의 조정대상지역 일부를 해제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주택시장 상황이 일부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경착륙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하지만, 실수요자들의 정상적인 주택 거래까지 막지는 않겠다는 측면에서 규제지역을 조정했다"며 "수도권은 여전히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하고 청약 시장 경쟁률이 높아 당분간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집값이 대폭 하락하고 공급량이 넘쳐나는 지역은 규제를 풀어주되, 서울 및 수도권은 아직 가격 하락 여지가 더 있다는 판단에서 이뤄진 결정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이달 초 국회에 출석해 "서울은 소득 대비 집값이 18배에 이르러 금융위기 직전인 8배보다 높고, 금융위기 직후 10배보다도 지나치게 높다"며 "지금은 지나치게 높은 수준이라 하향 안정화가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날 주정심의 결정에 대해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방 규제지역을 전면 해제했다는 것은 정부가 공언했던 시장 정상화의 측면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새 정부 들어 실행된 가장 가시적인 규모의 규제완화"라고 평가했다. 다만 "서울·수도권 집값에 영향을 끼칠 만한 요인은 단기에는 대출 등 다른 부동산 규제가 크게 완화되기는 어렵다는 뜻으로도 읽을 수 있다"고 했다.

정부의 바람대로 이번 규제지역 해제로 인한 집값 들썩임은 없을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공급과잉 우려가 있거나 향후 차익기대가 제한적인 곳, 대출 이자부담이 커 매각을 원하는 이들이 집을 팔 출구와 퇴로가 마련될 것"이라며 "매수자 입장에선 매매가 상승이 정체된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 이자가 높아 규제지역 해제로 인한 매입 의지는 높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내다봤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연구위원도 "규제지역이 해제된 지역들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완화되면서 대출 가능 금액이 늘어날 여지가 생겼다"면서도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와 최근 급격한 금리인상, 주택가격 고점인식 때문에 높아진 이자를 부담하면서까지 주택을 매입하는 수요는 적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방 저가 주택이 이번 규제 완화로 수혜를 입을 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함 랩장은 "과거처럼 규제의 틈새를 찾아 유입되던 소액 주택 거래나 비규제지역 풍선효과를 노리는 투기적 가수요, 갭투자 움직임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취득세의 경우 조정대상지역에 적용됐던 2주택 8%, 3주택 이상 12% 세율 적용이 일반 세율로 바뀌면서 일부 지방권 중저가 아파트 거래는 다소 증가할 수 있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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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지역 해제에도…"비싼 이자 탓에 주택 매입 수요 적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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